-미중 무역전쟁 속 한국 기업 눈치보기 바빠
-어느 편 들 수 없는 우리나라 정부
-5G 상용화에 박차 가하는 중국 정부와 기업

클라우드의 미래 컨퍼런스에서 발언하는 해리스 주한 미 대사
클라우드의 미래 컨퍼런스에서 발언하는 해리스 주한 미 대사

[데일리비즈온 김소윤 기자] 미국의 화웨이 퇴출 선언 이후 세계적인 IT 기업들이 화웨이 손절에 동참하고 나섰다. 이 상황에서 국내 이동통신사들은 어떤 속내를 가지고 있을까. 햄버거 패티 신세마냥 양쪽의 압박을 감내하느라 여간 골치 아픈 것이 아닐 것이다.

지난 5일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는 ‘클라우드의 미래’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5G 네트워크 상 사이버 보안은 동맹국 통신을 보호하기 위한 핵심 요소"라며 "단기적인 비용 절감은 솔깃할 수 있지만 신뢰할 수 없는 공급자를 선택하면 장기적인 리스크와 비용이 매우 클 수밖에 없다”고 했다. 실제로 화웨이는 보안 이슈 탓에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보이콧을 당할 위기에 처했다.

실제로 해리스 대사의 발언 다음날인 6일 국내 이동통신업계에선 이를 “화웨이 통신 장비를 쓰지 말라는 압박”이라고 분석했다는 후문이다.

그렇다고 미국만을 신경쓸 수도 없는 노릇일 터. 이달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방한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화웨이 장비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일부 좋지 않은 여론의 목소리도 들었던 LG유플러스는 더욱 처지가 곤란해졌다. LG유플러스는 화웨이 LTE 장비를 사용해왔다. 다른 통신사의 5G 장비를 사용할 경우 기존의 화웨이 장비와 상충할 우려가 높아지는 셈이다.

우리나라 기업이 화웨이 장비를 어떻게 바라볼지 주목되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이 화웨이 장비를 어떻게 바라볼지 주목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일단 화웨이와의 추가 계약은 미뤘지만 기존에 맺었던 계약은 철회하지 않고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민간 통신 사업자가 해외 양국의 무역 전쟁을 두고 난처한 처지인 배경으로는 우리 정부의 중립적인 입장도 있다. 미국과 중국의 경우 경제적 관점 등 여러 분야에 걸쳐 국내와 주요 관계국이다. 이 때문에 우리 정부도 어느 한 쪽의 입장에 설 수 없다. 따라서 결국 기업이 눈치게임을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그런가하면 중국의 5G 요금이 굉장히 낮은 가격에 책정될 전망이 나왔다. 중국 정부와 통신사가 함께 ‘4G 보다 낮은 요금을 책정하라’는 입장을 피력한 데 따른 것이다.

중국 최대 통신사 차이나모바일은 158위안(약 2만 7천 원)에 데이터 100GB와 음성 500분, 198위안(약 3만 4천 원)에 데이터 100GB와 음성 700분을 제공하는 내용의 5G 요금제를 내놨다. 특히 요금제 모두 100GB를 넘으면 속도가 128kbps로 낮아지는 방식을 채택해 무제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중국은 5G 요금제가 세계에서 낮은 가격으로 책정됐다. (사진=픽사베이)
중국은 5G 요금제가 세계에서 낮은 가격으로 책정됐다. (사진=픽사베이)

각국 5G 요금을 봤을 때 한국은 한 달에 5만원이 넘고 호주는 70달러, 핀란드 월 50유로, 미국 최소 50달러 등이다. 이에 비하면 중국의 5G 요금제는 파격적이다. 특히 중국의 이통사 업계 특성상 상용화가 더 이루어지면 요금이 더 큰 폭으로 내려갈 전망이다.

또 중국은 5G 요금제와 함께 5G 스마트폰 가격 역시 상용화 첫 해 이후 차츰 대폭 낮아질 전망이 나온다.

중국 소비자들은 이러한 상황에서 가격을 고려해 내년을 5G 스마트폰 교체 시기로 꼽는 이들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와 기업 모두 강력한 자신감을 표하고 있는 등 5G를 어느 나라보다 상용화하기에 여념이 없는 중국이지만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우리나라는 물론 각 나라에서 고전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 중국의 대표 통신장비 기업 화웨이의 앞날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한편 해리스 대사의 화웨이 통신장비 사용 중단 촉구 발언 이후 LG유플러스는 7일 장 초반 약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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