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성 지닌 ‘수퍼 말라리아’가 문제
-아프리카 이어 동남아도 관심 필요
-퇴치 신약 개발, ‘속도’가 중요하다

메콩강 유역에서 말라리아가 다시금 확산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데일리비즈온 이재경 기자] 각국의 정부에서는 말라리아 퇴치를 위해서는, 개별 국가만의 노력으로는 이제 불가능한 단계에 이르렀다고 평가한다.

메콩강 일대를 잠식한 말라리아만 해도 인근 국가들의 보건시스템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간 말라리아에 대해 무관심으로 일관했던 중국조차, 최근에는 남부 일대의 안전을 위해 인근 국가와의 협력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전문가들 역시 초국가적 협력으로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에 공감한다. 말라리아 퇴치를 위한 아시아-태평양 지도부 모임을 운영하는 벤자민 롤프는 “중국의 12개부 장관들이 최근 정례적으로 회의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2017년 들어 중국에서도 말라리아 보균 건수가 늘어남에 따라 최근 지방정부를 중심으로 각별히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캄보디아의 메콩강 유역 지방정부들 역시 지난해 초국가적 협력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상태다.

선진국 정부나 제약회사, NGO 단체들 역시 이른바 ‘수퍼 말라리아’의 퇴치를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WHO의 말라리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페드로 알론소 역시 최근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말라리아 퇴치를 위한 각국 연구소와 정부의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전했다.

말라리아 퇴치를 위한 기금모집과 신약 개발을 동시에 진행하는 말라리아 벤처라는 회사에서는 최근 20년간 19개의 신약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으며, 1만8000명의 보건 전문가를 양성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그 중에서도 삼일열말라리아에 가장 효과적이라고 알려진 타페노퀸은 조만간 상용화에 돌입한다. 대개 약물치료 과정은 2주의 시간이 소요되지만, 타페노퀸은 단 1개의 알약 복용으로 효과를 볼 수 있기에 각계의 기대가 큰 상황이다.

베트남 국경지대의 병원들은 스위스의 제약회사인 노바티스와 제휴를 맺었다. 신약개발과 실험이 현지의 병원들을 통해 실시간으로 시도되고 있다. 롤프 박사는 “신약이 공식적으로 각 기관의 허가를 얻고, 실제적으로 투입되기까지는 7년이 걸린다”고 내다봤다. 기존 약물에 내성을 지닌 말라리아가 이미 발병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차가 관건이라는 평가다.

2016년에는 우리 돈으로 약 6000억 원이 말라리아 신약의 연구 및 개발에 투자되었는데, 전문가 측에서는 “2020년까지 2016년의 85% 정도를 매년 꾸준하게 투자해야 2030년까지 말라리아 발병률을 현재의 40%까지 떨어트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목표 달성을 위해 필요한 규모는 총 7조 원에 이른다.

◆ 꾸준한 투자, 신속한 개발이 관건

실제로, 꾸준한 투자는 말라리아 퇴치의 핵심이다. 말라리아 퇴치를 위한 기금 및 투자액의 1/3 가량은 글로벌 펀드를 통해 운용된다. 이들은 10월 연례적인 회의를 갖고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사용될 기금의 규모를 결정한다. 한 가지 희망적인 사실은 메콩강 유역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었다는 점이다. 특히 기존 약물에 내성이 생긴 모기들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 공감대가 이루어진 덕이다.

하지만 동남아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마음을 아주 놓지는 못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아프리카에만 투입되는 기금이 1/3을 넘는데다가,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에서 말라리아 퇴치 예산을 2020년까지 1조 원 가량 감축할 것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말라리아의 재확산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에 따라 전반적으로 각국의 참여도도 전반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인도와 파키스탄 등지에서의 국지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지난 10년간 전세계적으로 말라리아 퇴치에 대한 성과가 부족했음을 아쉬워하기도 한다. 아프리카의 일부 지역에서는 말라리아 발병률이 1960년대로 회귀했음이 드러나기도 했기 때문이다.

최근 말라리아는 캄보디아의 국가적 문제로 자리잡고 있다. 사진은 2016년 사이언스 표지를 장식한 캄보디아의 다중약물내성 말라리아. (사진=사이언스) 

하지만 전문가들은 “각국이 현재의 성과에 안주하기 보다는 협력의 자세로 나아가려는 점에서 희망을 엿보다”고 평하기도 했다.

그 예로, 4월 파일럿 백신 프로그램이 전격적으로 도입되기도 했다. 향후 3년 동안 말라위, 가나, 케냐 등의 지약에 이 백신이 무료로 배포될 예정이다. 이는 어린이들에 한해 40%의 개선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평이다. 이 정도만 해도 상당한 생명을 살릴 수 있음은 물론이다.

연구자들은 오늘날까지도 새로운 백신개발에 신약과 백신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 작업이 무척이나 고됨에도 이견이 없다. 전문가들은 이들의 활동에 마지막 기대를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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