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로우. (사진=페이스북)

[데일리비즈온 서은진 기자]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가 성접대 논란에 휘말린 가운데 해당사건에 연루된 말레이시아의 재력가를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그의 이름은 조 로우. 거기에 술자리에 동석했던 가수 싸이가 조 로우와의 친분을 인정함에 대해 그를 둘러싼 궁금증은 더욱 커져가고 있다. 

조 로우는 ‘말레이판 국정농단’이라 불리는 최대 부패 스캔들의 몸통으로 꼽히며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장본인이다. 이 사건으로 독립 이후 단 한 번도 정권을 뺏기지 않으며 장수해온 여당 국민전선(BN)의 총선 패배가 이어지기도 했다. 나집 총리 역시 국정농단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뒤 현재 재판이 진행 중에 있다.

외신 또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말레이 국영통신 및 유력 언론들은 “말레이 사상 최대규모의 부패사건에 연루된 사업가가 또 한 번 스캔들에 연루됐다”고 29일 보도했다. 외신을 종합한 결과 “로우는 여전히 행방이 묘연하다”며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미국 당국으로부터 나집 라작 전 말레이시아 총리가 45억 달러(약 5조3750억 원)의 자금을 세탁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고도 전했다. 

나집 라작 전 총리와 측근들은 경제개발 목적으로 2009년 설립한 국영투자기업인 1MDB의 공적자금을 5년에 걸쳐 빼돌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조 로우는 이른바 ‘1MDB 스캔들’이라 불리는 이 사건의 중심에 있다. 나집 전 총리의 총책으로서, 이른바 비자금 조성의 몸통 역할을 담당했다는 것이다.

그는 할리우드의 셀럽인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린제이 로한, 미란다 커, 패리스 힐튼 등과 친분을 맺으며 피카소 그림과 보석, 페라리 승용차 등 고가의 선물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커와 디카프리오 등은 논란이 불거지자 자신들이 받았던 보석과 피카소 작품 등을 토해내기도 했다. 골드막삭스 역시 1MDB가 채권을 발행할 때 자문사로 선정된 이후 수수료로 수억 달러를 챙겼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미국과 말레이 양국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최근에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불법 기부 문제로 확대되기도 했다. AFP,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조 로우와 래퍼 프라스 미셸이 2012년 미국 대선 때 불법으로 기부한 혐의로 미국 검찰에 기소됐다는 것이다.

기소장에는 이들로부터 기부받은 대선 주자의 이름이 구체적으로 언급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 대선 주자는 오바마 전 대통령으로 알려져있다. 조 로우는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당시 재선을 노리던 오바마 캠프에 전달하기 위해 미셸에게 2160만 달러를 건냈다는 것이다. 오바마의 지지자로 유명한 미셸은 이를 쪼개 20여명의 다른 사람 이름으로 기부했다. 외국인이 미국 대선 캠프에 기부하는 것은 불법이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에 "미셸과 조 로우가 이 기부를 통해 대선 주자에게 접근하고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조 로우는 백악관에서 열린 행사에 직접 참석하거나 지인의 참석을 주선하는 등 검찰의 지적은 어느정도 설득력이 있다고 받아들여지고 있는 모양이다.

ABC방송의 경우 “로우가 가로챈 돈의 상당 부분은 파티, 도박, 술 등에 흘러갔을 뿐 아니라 연예인들을 위한 사치스러운 선물에도 쓰였다”고 전했다. 조 로우는 횡령 자금으로 2억5000만 달러(약 2986억 원)에 달하는 초호화 요트 ‘에쿼니머티 호’를 구입하기도 했다. 

나집 전 말레이시아 총리. (사진=BBC)

◆ 로우는 지금 어디 있나?

성접대 논란이 불거지기 직전 말레이시아의 유력언론은 “경찰국장이 로우의 행방에 대해 최근 새 단서를 포착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로우를 본국으로 송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방침이다. 그는 로우와 가족의 신변을 보장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경찰국장은 “로우가 돌아오면 고문당하고 살해될 것이라는 얘기가 있지만 근거는 없다”며 “직접 나와 부인하고 반박하라”고 말했다.

로우는 일각에서 인도네시아에 은신 중이란 소문도 있었지만, 경찰은 그의 두 번째 부인만이 현재 그곳에 머문다고 확인했다. 로우는 동남아시아에 있을 거란 사실 외엔 경찰이 자세한 정보는 밝히지 않았다는 보도도 있다. 

로우는 흔히 말레이시아 중국계 가정에서 태어난 백만장자 금융인으로 알려져 있다. 영국과 미국 등에서 유학을 했는데 영국 최고 명문인 해로우 스쿨에 다닐 당시 나집 전 총리의 의붓아들인 리자 아지즈와 연을 맺게 됐다고 한다. 이 덕으로 2000년대 후반 금융업에 발을 들였다. 아지즈는 로스앤젤레스(LA)를 기반으로 하는 레드 그래나이트라는 영화사를 세웠는데 로우는 그와의 친분을 발판으로 디캐프리오와 커 같은 유명인과 네트워크를 갖게 됐다는 것이다. 

앞서 MBC TV ‘스트레이트’는 “양현석 대표가 2014년 7월 서울 강남의 유명 식당에서 태국 부호 밥과 말레이시아 유명 금융인 조 로우를 만났다”며 “YG 측의 요청으로 아시아 재력가들을 초대해 접대하는 자리였고, YG에서는 양현석 대표와 당시 소속 가수 싸이가 직접 나와 이들과 식사를 했다”고 보도했다.

문제는 스트레이트가 이 과정에서 성 접대도 있었다고 주장하면서 불거졌다. 이에 조 로우 측은 변호사를 통해 ‘싸이의 친구이며 그를 통해 양현석을 만났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보도에서 제기된 어떤 행동에도 관여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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