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게임장애 반대 공동대책위원회 출범
-위정현 공대위원장 “젊은이들의 문화인 게임이 무엇을 잘못했나”
-보건복지부 항의 방문 계획도 밝혀

출범식을 갖는 공대위 사진 = 공대위
출범식을 갖는 공대위 사진 = 공대위

[데일리비즈온 김소윤 기자] 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이용장애(Gaming Disorder)’ 질병코드 등재를 반대하기 위해 국내 90개 단체들이 공식적으로 출범했다. 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한 이들은 출범과 함께 상설 기구화와 게임 관련 범부처 참여 민관협의체 구성, KCD 도입 법적대응 검토, 보건복지부 장관 항의 방문 및 보건복지위 위원장과 국회의장 면담, 게임질병코드 관련 국내외 공동 연구 추진 및 글로벌 학술 논쟁의 장 마련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29일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게임질병코드 도입 반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는 공동선언 ‘게임자유선언’을 발표했다. 이이들은 이날 행사를 통해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등재를 반대하고 국내 도입을 적극적으로 저지하겠다는 목소리를 강조했다.

‘오늘은 게임산업에 대한 장례를 치르는 날’이라고 운을 띄운 위정현 공대위원장은 “젊은이들의 문화이자 미래산업,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 게임이 도대체 무엇을 잘못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오늘 이 자리는 과거의 게임 문화를 떠나보내고 새로운 게임문화와 새로운 게임산업으로 다시 태어나는 날이자 앞으로 국민들에게 사랑받고 인정받는 산업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을 다짐하는 자리”라고 강조했다.

자괴감을 느낀다고 표현한 그는 “다행히도 이번 공대위에 90개 공공기관과 대학, 협단체가 함께 했고 게임과 직접 관련이 없는 콘텐츠, 문화, 예술, 미디어, 심지어 IT학회와 협단체들도 함께 해줬다. 각 지역 진흥원과 게임물관리위원회도 함께 하셨다”고 설명했다.

이날 공대위 출범식엔 한국게임개발자협회 정석희 회장, 한국모바일게임협회 황성익 회장, 한국게임학회 위정현 회장,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 김병수 회장, 차세대융합콘텐츠산업협회 최요철 회장 등이 이번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지정에 관한 애도사를 낭독했다.

공대위는 게임은 소중한 문화라며 게임이용장애 질병 등재에 반대 목소리를 냈다. (사진=픽사베이)
공대위는 게임은 소중한 문화라며 게임이용장애 질병 등재에 반대 목소리를 냈다. (사진=픽사베이)

이어 중앙대 김주명 학생이 전국 대학생 대표로 게임자유선언을 낭독했다. 그는 “게임은 우리 젊은이들의 살아 있는 문화로 게임 속에서 숨 쉬고 게임 속에서 세상을 분석하는 능력을 키웠고 게임은 배움의 장 역할을 했다”며 “하지만 게임은 19세기의 소설, 20세기의 TV처럼 기성세대들이 만든 현대판 ‘마녀’가 되어가고 있다”고 호소했다.

공대위는 “게임은 소중한 문화이며 4차산업혁명이라는 미래를 여는 창이며 5천년 역사에서 한국이 자랑할 만한 혁신의 산물이라는 것을 호소한다”며 “무엇보다 게임이 청소년기라는 질풍노도의 시기에 공부에 시달리는 우리들의 삶에 위안을 주고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소중한 친구라는 사실을 인정해 달라. 21세기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어가는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지켜봐 주시고 격려해 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들은 향후 대책 및 대응방안도 밝혔다. 공대위는 문체부, 보건복지부, 국방부, 중기부 등 게임 관련 범부처 참여하는 민관협의체 구성 제안·공대위 상설 기구화 추진·사회적 합의 없는 KCD 도입 강행에 대한 법적대응 검토·보건복지부 장관 항의 방문과 보건복지위 위원장 및 국회의장 면담·게임질병코드 관련 국내외 공동 연구 추진 및 글로벌 학술 논쟁의 장 마련·게임질병코드 도입과 관련한 FAQ 제작 및 배포를 통한 대국민 호소·게임질병코드에 맞설 파워블로거(게임스파르타) 300인 조직과 범국민 게임 촛불운동 시작·게임질병코드 관련 모니터링팀 조직·유튜브 크리에이터 연대 활동 강화·범국민 청와대 국민청원 검토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공대위엔 한국게임학회, 한국게임산업협회, 한국영화학회, 한국모바일산업연합회, 한국게임개발자협회, 차세대융합콘텐츠산업협회, 한국애니메이션학회, 청년문화포럼 청년정책위원회, 한국게임법과정책학회, 게임문화재단, 한국만화애니메이션학회, 한국모바일게임협회, 문화산업정책협의회, 문화연대 등의 단체들이 뭉쳤다. 이들과 함께 부산정보산업진흥원,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 게임물관리위원회, 성남산업진흥원, 게임이용자보호센터 등의 지방정부 단체 및 유관기관도 모였다. 여기에 더해 넥슨 노동조합 스타팅포인트, 스마일게이트 노동조합 SG길드 등의 노동조합 등 50여개 협단체도 힘을 보탰다.

학술계에서도 손을 내밀었다. 경희대학교 디지털콘텐츠학과, 계원예술대학교 게임미디어과, 공주대학교 게임디자인학과, 동부산대학교 게임컨설팅과, 동서대학교 디지털콘텐츠학부, 동서울대학교 게임콘텐츠학과, 동양대학교 게임학부, 동의대학교 디지털콘텐츠 게임애니메이션공학부 게임애니메이션전공, 배제대학교 게임공학과, 상명대학교 게임학과, 서강대학교 게임&평생교육원 등 30개 이상의 대학 및 학과들도 공대위와 힘을 모았다.

한편 지난 25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72차 WHO 총회 위원회는 ‘게임 장애(gaming disorer)’가 포함된 국제질병분류 11차 개정안(IDC-11)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게임 중독을 새로운 질병으로 분류한 IDC-11은 2022년 1월부터 발효된다.

국내에서는 이르면 2026년 이를 반영한 질병분류체계 개편이 이뤄질 전망이어서 국내 게임 업계에 타격을 끼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맞서 공대위가 반대목소리를 내기 위해 출범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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