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 총리가 합의한 브렉시트안 수정 필요해
-EU는 합의안 수정에 부정적

제레미 헌트 영국 외무장관. (사진=BBC)

[데일리비즈온 이재경 기자] 브렉시트(Brexit) 재협상을 놓고 다시금 설왕설래가 오가고 있다. 기존의 브렉시트 합의안을 체결한 테리사 메이 총리가 사퇴 의사를 밝힌 만큼 이를 수정할 필요가 있다는 논리에서다.

제러미 헌트 영국 외무장관은 28일 B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유럽연합(EU)과 브렉시트 합의안을 재협상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앞서 영국과 EU는 지난해 11월 브렉시트 이행기간, 분담금 정산, 상대국 국민의 거주권리, '안전장치'(backstop) 등 이른바 '이혼조건'에 관한 내용을 담은 585쪽 분량의 EU 탈퇴협정에 합의했다.

브렉시트 합의안은 그러나 이후 영국 하원에서 잇따라 부결됐고, 이에 메이 총리는 지난 23일 책임을 지고 물러나기로 했다. 이에 6월 시작될 보수당 당대표 경선 출마를 밝힌 헌트 장관은 안정장치를 포함해 기존 브렉시트 합의안에 재협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안전장치는 영국이 EU를 탈퇴할 시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간 국경이 이전처럼 복원되는 것을 막고자 영국을 당분간 EU 관세동맹에 잔류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안전장치는 종료시한이 없는 데다, 영국 본토와 달리 북아일랜드만 EU의 상품규제를 적용하게 된다. 이에 보수당 브렉시트 강경론자와 북아일랜드 정당인 민주연합당(DUP)이 격렬히 반대하고 있다.

헌트 장관은 “우리가 지금 필요한 것은 새로운 협상팀이다. 정부뿐만 아니라 보수당, 스코틀랜드와 웨일스도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집트를 방문 중인 리엄 폭스 국제통상부 장관 역시 “‘노 딜’ 브렉시트를 피하기 위해서는 양측의 노력이 필요하며, 만약 EU가 재협상 시도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놀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EU 측은 영국 측의 재협상 요구는 수용할 수 없다는 점을 다시 강조했다.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브뤼셀에서 예정된 EU 정상들 간 만남에 앞서 “메이 총리와 짧은 만남을 가졌는데 내 입장은 매우 분명하다. 재협상은 없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사퇴를 앞두고 마지막으로 EU 정상 간 만남에 참석한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를 완수하지 못해 매우 유감”이라며 “내 후임자는 모든 이해당사자의 강력한 견해들을 다룰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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