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손 늘리려고 사람 처럼 간섭
모계사회 활용한 ‘치맛바람’ 발휘
수컷 새끼만 돌보고, 암컷엔 덤덤

[데일리비즈온 심재율 전문기자] 많은 사회적 동물들이 양육 의무를 공유하지만, 보노보(Bonobo)는 더욱 특이하다.

독일 라이프치히에 있는 막스플랑크 진화 인류학연구소는 보노보 어미들은 수컷 새끼가 아비가 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치맛바람’을 일으키는 것을 발견했다.

막스 플랑크 진화인류연구소(Max Planck Institute for Evolutionary Institute for Evolutionary Institute)의 영장류학자인 마틴 서벡(Martin Surbeck)은 "보노보 어미가 손자의 숫자에 그렇게 강하고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보고 매우 놀랐다."고 말했다.

보노보 어미와 새끼 / 위키피디아
보노보 어미와 새끼(사진=위키피디아)

서벡 연구팀은 아프리카 콩고를 비롯해서 코트디부아르, 탄자니아, 우간다에서 보노보 뿐 아니라 야생의 침팬지 개체군을 관찰했다. 그들은 보노보와 침팬지 어미들이 모두 수컷과 수컷이 충돌할 경우 자기 새끼를 옹호하는 것을 발견했다.

그러나 보노보 어미들의 치맛바람은 훨씬 더 강했다. 보노보 어미는 자기 새끼 수컷의 짝짓기가 다른 수컷에게 방해받지 못하게 보호하고, 다른 수컷이 짝짓기에 개입하지 못하게 막는 것을 포함한다.

자기 새끼가 그 중 한 암컷과 짝짓기에 들어가면 보노보 어미는 주변에서 다른 수컷이 오지 못하게 지켰다. 심지어 다른 수컷과 짝짓기 하는 암컷을 떼놓기도 했다.

모계 사회에서 어미가 차지한 지위를 이용해서, 보노보 어미는 새끼 보노보가 지역 사회 집단 내의 인기 있는 장소에 접근하게 해준다. 보노보 암컷은 사회적 지위를 이용해 자신이 낳은 수컷이 열매가 많은 나무에 머물도록 했다.

이런 곳은 늘 암컷들에게 인기가 많은 인기 지역이다. 그래서 자기 새끼들이 더 높은 수컷의 지위를 얻도록 도와, 결과적으로 더 나은 짝짓기 기회를 얻도록 한다.

침팬지 사회에서 이러한 어미의 치맛바람은 드물었으며, 새끼의 생식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침팬지에서는 수컷이 암컷보다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침팬지 어미의 치맛바람이 덜하다.

보노보는 유난히 사회성이 강하다. / 위키피디아
보노보는 유난히 사회성이 강하다.(사진=위키피디아)

흥미로운 것은 보노보 어미들은 암컷 새끼들에게는 비슷한 도움을 주지 않았다. 암컷 새끼가 자손을 기르는 것을 돕지도 않았다. 서벡은 "우리는 암컷이 어미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는 것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서벡 연구팀은 보노보는 이런 방식으로 그들의 유전자의 간접적인 지속을 허용한다고 생각한다.

보노보의 이러한 행동은 인간사회에서 할머니가 손자들을 잘 돌봄으로써 더 많은 자손을 낳게 하는 행동으로 연결됐을지 모른다고 연구팀은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 저널에 발표됐다.
*논문제목 Males with a mother living in their group have higher paternity success in bonobos but not chimpanzees. Current Biology, 2019; 29 (10): R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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