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아이언맨의 가슴에 빛나는 것은 상온핵융합장치인 ‘아크 원자로’ 이다. 아이언맨 스틸컷
사진=아이언맨의 가슴에 빛나는 것은 상온핵융합장치인 ‘아크 원자로’ 이다. 아이언맨 스틸컷

[데일리비즈온 이은광 기자] 영화 “아이언맨” 시리즈에 등장하는 아이언맨은 공상과학의 한장면이다. 무적의 아이언맨이 그토록 강한 힘을 낼 수 있는 비결은 바로 심장처럼 달고 있는 소형 핵융합로 '아크리액터' 때문인데, 핵융합로는 제어된 핵융합 반응을 이용해 그로부터 얻어지는 에너지를 생산하는 장치이다.

태양에서 나타나는 초고온상태의 수소 핵 간 융합의 원리를 인공적으로 발생시켰다 하여 '인공태양'이라고도 불리고 있다. 아이언맨의 '아크리액터'는 엄청난 출력으로 아이언맨 수트에 동력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는것이다. 태양은 거대한 가스 덩어리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 가스의 대부분은 수소로, 태양의 중심에서는 계속해서 수소가 헬륨으로 만들어지는 반응이 일어나고 있다. 이것을 우리는 핵융합 반응이라고 하는데 여기서 생기는 많은 양의 에너지 때문에 태양이 빛을 내고 뜨겁게 타오를 수 있는 것이다.

◇ 태양은 핵융합반응 의 결정체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는 태양의 중심 부분 온도는 대략 1500만 도로 무척 높으며, 기압은 4000억 기압 정도라고 한다. 태양 표면의 온도는 대략 6000도 정도이며, 표면에는 어둡게 보이는 흑점(Sunspot)들이 있다. 흑점의 모양은 둥근 종류가 가장 많고 복잡한 구조를 가진 것들도 많다. 흑점 중에서 가장 큰 것은 지름이 무려 3만킬로미터(지구의 2배 정도)나 된다고 한다. 흑점이 검게 보이는 이유는 이 부분의 온도가 주위에 비해 1000도 가량 낮기 때문이다. 그래도 흑점의 온도는 5000도 정도로 무척 높은 편이다.

◇ 핵융합반응-열핵반응 (Thermonuclear reaction)

핵융합반응을 열핵반응이라고도 하며, 모든 항성은 열핵반응으로 에너지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수소 원자는 하나의 핵(양 자)을 중심으로 한 개의 전자가 전자운을 형성하여 핵을 싸고 있기 때문에, 다른 입자가 핵에 접근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즉 보 통 때에는 수소의 핵과 핵이 서로 접근할 수 없으므로 핵이 융합할 수는 더욱 없다.

물질 원자의 온도가 100만 도K를 넘으면, 전자가 핵에서 떨어져 나와 전자와 양자가 따로따로 운동을 하게된다. 이와 같은 상태를 '프라스마'라 하며, 이런 상태 하에서 비로소 핵과 핵이 서로 접촉할 가능성은 있으나, 핵 자체가 서로 융합되지는 못한다. 핵융합이 일어나려면 훨씬 높은 온도인 1,000만 도K를 초과해야한다. 온도가 그처럼 높으면 핵의 운동 에너지가 굉장히 크기 때문에 핵과 핵이 충돌을 일켜서 핵융합이라는현상이 나타날 수 있게 된다.

◇핵융합은 인공태양을 만드는 기술

핵융합은 태양과 별의 에너지원으로 그 발생 에너지가 크기 때문에 미래 에너지원으로 주목되고 있으나 현재까지 학술연구 영역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예를 들면 두 개의 중수소 원자핵이 융합하여 3중수소 또는 헬륨 원자핵이 되는 반응에서는 방출 에너지가 석탄 등의 화석 연료가 방출하는 에너지의 약 100만 배 정도이다.

이것은 아인슈타인의 질량과 에너지의 상대성 원리(E=mc2)에 의해 정확히 계산된다. 이 핵연료는 핵분열 반응에 필요한 어떤 물질보다도 풍부하고, 방사성 낙진도 생기지 않을 뿐만 아니라 유해한 방사능도 적다. 이와 같은 핵융합에는 약 1억℃ 이상의 매우 높은 온도가 필요하다. 태양 및 그에 준하는 별들의 에너지 방출은 핵융합에서 생기며, 이런 과정을 응용하여 수소 폭탄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우라늄 또는 플루토늄 핵이 분열하면서 내는 에너지를 이용하는 원자력발전과는 반대되는 물리현상이다. 태양이 빛과 열을 내는 원리와 같아 핵융합장치를 '인공태양'이라 불린다. 핵융합은 바닷물에 풍부한 중수소(2H)와 흙에서 쉽게 추출할 수 있는 리튬을 이용해 생성한 삼중수소(3H)을 원료로 사용, 온실가스나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배출이 없어 미래 청정에너지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사진=iter.org
사진=iter.org / 국가핵융합연구소 / 자료이미지합성

◇ 핵융합에너지 발생에 필요한 세가지 조건 필요

첫번째 연료로는 바닷물이 필요하다. 핵융합발전의 연료는 수소의 동위원소인 중수소와 삼중수소를 사용한다. 중수소는 바닷물을 전기분해하며, 삼중수소는 핵융합로 내에서 리튬과 중성자를 반응시켜 얻을 수 있다. 바닷물은 지구 표면의 70% 이상을 뒤덮고 있으며, 리튬 또한 매장량이 풍부하다. 따라서 핵융합 발전에 필요한 연료는 거의 무한하다고 볼 수 있다.

두번째로는 1억도의 플라즈마가 필요하다. 양(+)전하로 밀어내는 성질을 지닌 원자핵들이 융합하기 위해서는 온도를 높여 서로 밀어내려는 반발력을 이기고 충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는 태양 중심부는 약 1,500만도 정도이며, 지구에서 핵융합을 만들기 위해서는 태양보다 뜨거운 1억도 이상의 높은 온도의 플라즈마를 필요로 한다.

세번째로 1억도의 플라즈마를 담을 그릇(용기: 토카마)이 필요하다.지구에서 핵융합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인공적으로 1억도 이상의 초고온 플라즈마를 담고, 핵융합 반응이 유지되도록 가둬 둘 용기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방식으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현재 상용화에 가장 가까운 핵융합 장치는 도넛 형태의 자기장가둠 방식을 이용하는 ‘토카막’ 장치이다. 플라즈마는 전기적 성질을 띤 이온이기 때문에 전기장을 걸어주면 자기력선 주위를 마치 꽈배기처럼 맴돌며 일정한 방향으로 움직이게 된다. 이를 도넛 형태로 이어주게 되면 플라즈마는 도넛 안을 끊임없이 돌며 핵융합을 만들게 된다.

몇가지 ‘인공태양’ 방법 중에 국제적인 노력으로 가장 실용화에 근접한 방식이 토카막(Tokamak)이다. 토카막은 태양처럼 핵융합반응이 일어나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초고온의 플라즈마를 자기장을 이용해 가두는 핵융합장치이다. 플라즈마를 구속하는 D자 모양의 초전도 자석으로 자기장을 만들어 플라즈마가 도넛 모양의 진공용기 내에서 안정적 상태를 유지하도록 제어한다.

토카막은 러시아말인 ‘toroiidalonaya kamera(chamber) magnitnykh(magnet) katushkah(coil)’의 첫 자를 따서 만든 합성어로, 구소련의 탬과 사하로프가 1950년대 발명하고 아치모비치가 1968년 발표한 후 세계적으로 우수성을 인정받아, 현재 작동중이거나 새로 짓는 실험용 핵융합로는 대부분 토카막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국가핵융합연구소가 운영중인 초전도핵융합장치(KSTAR)./국가핵융합연구소 제공
국가핵융합연구소가 운영중인 초전도핵융합장치(KSTAR)./국가핵융합연구소 제공

◇ 한국, ITER 사업참여

오늘날 중국, 유럽, 인도, 일본, 한국, 러시아, 미국의 과학계는 국가적 프로젝트라 판단하여 핵융합기술에 관한 프로그램을 재배치하거나 ITER과 기술적 특성을 공동연구하고 있다. ITER이란 1988년 핵융합 선진국인 미국 (구)소련, 유럽, 일본 4개국의 공동합의로 기획돼 국제협력에 의해 추진되고 있는 국제핵융합에너지 개발 프로젝트이다. 이는 핵융합에너지의 평화적 사용에 대한 기술적인 가능성을 확인하는 것으로 상업용 핵융합발전소의 가능성을 실험적으로 검증하는 최종 단계이다.

ITER 프로젝트에는 약 50억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고 2005년부터 약 10년간 건설되어 왔지만 아직 미완성 단계이다. 이와 관련 2001년 최종공학설계를 완료했고 ITER 최종 설계보고서 발간 및 공학설계를 끝냈다.참여국은 EU, 일본, 러시아, 캐나다, 미국, 중국, 한국 등 7개국으로 한국은 지난 2002년 과학기술부 장관 명의로 ITER 가입 의향서를 전달했고 7차 협상회의에서 한국의 ITER 가입에 대한 회의가 있었다.

한국은 지난 노무현 대통령시절 한·공동협력에 합의했고, 국가과학기술위원회에서 한국의 ITER 참여방침을 결정했다. 이후 한국의 공식적인 참여 의사를 통지했고, ITER 준비회의와 협상실무회의에 참석했다. 한국의 ITER 참여는 핵융합 연구개발에 있어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40여년간의 세계 핵융합의 집약체인 ITER 프로젝트에 참여함으로써 차세대 유망 에너지원인 핵융합발전의 원천기술을 확보할 수 있게 됐고 ITER 설계기술을 활용과 장치제작에 참여함으로써 국내 관련산업의 첨단화를 이룰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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