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캐피탈 매각 놓고 내부 검토 착수

롯데그룹 본사. (사진=롯데)
롯데그룹 본사. (사진=롯데)

[데일리비즈온 정솔 기자] 롯데캐피탈 매각이 잠정 보류된 가운데 새 주인 찾기에 나선 모양새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매각을 잠정 보류한 롯데캐피탈을 제 3자 매각이 아닌 일본 롯데홀딩스와 호텔롯데 소속으로 옮기는 방안을 놓고 내부 검토에 착수했다.

◇ 제3자 매각 아닌 롯데홀딩스나 호텔롯데 유력?

이를 두고 일단 시장에선 롯데지주사 체제 밖에 있는 호텔롯데의 경우 향후 지주사와 합병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일본 롯데홀딩스로 매각하는 방안이 유력하지 않겠냐는 관측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롯데캐피탈의 최대 주주는 호텔롯데(지분율 39.4%)이고 롯데지주(25.6%), 롯데건설(11.8%), 부산롯데호텔(11.5%) 순이다. 호텔롯데는 19.1%의 지분을 가진 일본 롯데홀딩스가 최대 주주로, 공정거래법상 호텔롯데가 보유한 계열사 지분은 롯데가 지주사가 되더라도 금산분리를 적용받지 않는다.

즉 호텔롯데는 롯데지주 내에 위치한 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롯데지주와 자회사 롯데건설의 캐피탈 지분을 고스란히 호텔롯데에 넘기면 제 3자에게 팔지 않고 롯데캐피탈을 품에 둘 수 있다는 얘기다. 반면 롯데지주가 캐피탈 지분을 호텔롯데에게 넘기면 얼핏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 롯데캐피탈 등 금융계열사를 처분하고 지주회사 체제를 완성하는 듯 보인다. 

하지만 금융계열사 주식 매각 이후에도 롯데지주의 주주사로 호텔롯데가 남아있는 ‘옥상 옥’ 구조의 불완전한 지배구조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호텔롯데와 롯데지주 간 통합이 최종 과제로 남게 됐다. 호텔롯데가 국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되면 국내 일반 주주의 지분율을 높일 수 있어 롯데에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일본 기업’ 논란을 깔끔히 끝낼 수 있다. 다만 이 경우 상장 이후 롯데지주와 통합지주사를 설립 시 롯데캐피탈의 매각 이슈가 다시 불거지게 될 소지가 있다. 

롯데캐피탈 CI.
롯데캐피탈 CI.

◇ 롯데지주, 日롯데홀딩스 지분 전량 매각 관측
 
때문에 업계에서는 롯데지주가 일본 롯데홀딩스에 지분 전량을 매각할 것이라는 관측에 더 힘이 실린다. 호텔롯데에 캐피탈 지분을 넘겨도 상장 이후 통합 시 또다시 매각해야 되는데다 일본 롯데홀딩스가 캐피탈에 애착을 갖고 있어 3자 매각을 꺼려한다는 후문도 설득력을 더 한다. 롯데캐피탈은 고바야시 마사모토전 사장이 지난 2004년부터 무려 12년간 이끌던 회사다. 

롯데캐피탈 지분을 일본 롯데홀딩스가 인수하면 롯데지주 밖 롯데계열사가 인수하게 돼 지주회사법 위반을 피해갈 수 있다. 게다가 캐피탈은 금융당국의 대주주 승인 심사가 없어 일본 롯데홀딩스가 지분을 갖는 것도 무리가 없어 보인다는 것이 시장의 분석이다. 다만 롯데지주 측은 오는 10월 말까지 롯데캐피탈 보유 지분 매각 문제를 처리하면 되기 때문에 당장 급하지 않아 다방면으로 검토해 보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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