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성장률 전망치 소폭 낮춘 한은
-증권가, 금리인하 출구 찾기로 해석

제22차 '아세안(ASEAN)+3(한중일)'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참석차 피지 난디를 방문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일 풀만(Pullman)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주요 현안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22차 '아세안(ASEAN)+3(한중일)'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참석차 피지 난디를 방문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일 풀만(Pullman)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주요 현안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데일리비즈온 이동림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린 지난달 18일 이주열 한은 총재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6%에서 2.5%로 낮췄다. 이는 올해 성장률 전망을 2.6%로 유지할 것이라는 시장전망 예상이 빗나간 것이다. 성장률 전망 ‘동결’을 예상한 것은 그간 한국은행의 행보 때문이다. 

◇ 한국은행 올해 성장률 전망치 낮춘 까닭

다수의 시장 참가자와 전문가들이 ‘금리인하’ 가능성을 얘기하는 상황에서 금리를 내리지 않기 위해서는 ‘명분’이 필요하고 그 명분 중 가장 중요한 게 경제성장률 전망이다. 성장률 전망을 동결하면 금리인하에 나서지 않겠다는 포섭이다. 하지만 한은도 더 이상 버티기 힘들었던 모양이다. 수출과 투자 등 1·4분기 지표가 워낙 안 좋은 까닭에 성장률 전망을 내리지 않을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이번 금통위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한은 통화정책방향문의 문구 변화다. 통방문을 보면 ‘완화 정도의 추가 조정’이라는 문구가 삭제됐다. ‘완화정도의 추가 조정’은 통화긴축 즉 ‘금리인상’을 의미하는데 이 문구를 삭제했다는 것은 이제 금리인상이라는 정책을 버리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금까지는 한은이 ‘매파’적 스탠스를 버리지 않으려 애써 노력해왔지만 이번 금통위를 계기로 완전히 ‘중립’으로 돌아섰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제 남은 건 ‘동결’ 내지 ‘인하’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한은은 경제가 상반기에는 지지부진하겠지만 하반기에는 다소 살아날 것이라고 추정하면서 일단 ‘인하불가’론을 외치고 있다. 하지만 시장의 예상은 최근 기업들의 투자 부진 등을 감안할 때 하반기에도 경기가 살아나기는 힘들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 성장률 전망 하향=금리인하 출구 찾기

특히 한은은 늘 ‘선제적 통화정책’을 외치지만 실제로는 항상 시장예측을 따라가는 모습을 보여 왔다. 시장에서는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경기둔화 가능성과 금리인하 필요성을 외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지만 한은은 당시만 해도 ‘완화정도의 추가 조정’ 운운하며 금리인상을 외쳐왔다. 그로부터 반년이 지난 지금 한은은 일단 ‘중립’으로 돌아선 상태다.

남은 절차는 ‘인하 깜빡이’를 켠 후 실제로 행동에 옮긴 셈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성장률 전망 하향이 ‘인하 깜빡이’를 아주 약하게 켠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른 바 ‘성장률 전망 하향은 금리인하 출구 찾기’라는 공식이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증권가 관계자는 “이제 인하를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나오면 조만간 인하를 하겠다는 신호로 받아들이면 무리가 없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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