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대 배석철 교수 연구팀, 암세포 자살 유도 핵심원리 규명
-해결되지 않던 암 재발 막을 항암제 나오나?

알-포인트에서의 세포 사멸 등 분자적 기전 (그림=한국연구재단)
알-포인트에서의 세포 사멸 등 분자적 기전 (그림=한국연구재단)

[데일리비즈온 김소윤 기자] 암세포가 자살하지 않고 비정상적인 세포분열을 통해 계속 살아나는 핵심원리가 유전자 관련 연구에서 밝혀졌다. 이에 암의 재발을 막을 새로운 항암제가 탄생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30일 한국연구재단 발표에 따르면 충북대학교 배석철 교수 연구팀이 암세포가 자살을 결정하지 않고 생존을 이어가는 핵심 원리를 규명해 기존 항암제가 해결하지 못한 암 재발 문제를 극복해 줄 새로운 암 치료 원리를 제시했다.

보통 암이 발병했던 환자는 항암치료를 받는 것으로 종양을 제거해도 또 다른 유전자가 변이돼 항암제가 듣지 않는 암으로 재발한다.

암 발병 원인이 되는 암유전자를 밝혀내고 이 암유전자를 억제하는 우수한 항암제들이 다수 개발됐지만 암 재발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다.

그간 암이 발병했던 환자는 재발시 항암제가 듣지 않는 사례를 보였다 (사진=픽사베이)
그간 암이 발병했던 환자는 재발시 항암제가 듣지 않는 사례를 보였다 (사진=픽사베이)

전문가는 해결이 미진한 이유에 대해 암유전자 제어 기술이 불완전하기 때문이라기보다 현대 항암제 개발 원리가 불완전하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원래 암 억제 유전자인 ‘p53'의 기능이 파괴되기 때문에 암이 재발한다고 알려졌으나 최근 p53의 기능이 복구돼도 이미 발병한 암은 치료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밝혀진 바 있다.

연구팀은 암세포의 비정상적인 세포분열 과정에 'Runx3'라는 유전자가 핵심 원리로 작동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세포분열 과정의 한 단계인 알-포인트(Restriction point)는 세포 자신의 삶과 죽음을 스스로 결정하는 단계를 지칭한다. 세포는 비정상 세포가 되면 스스로 죽음의 결정을 내려 자살 과정으로 진행하게 된다. 암의 경우 분열해선 안 될 세포가 분열하고 죽어야 할 세포가 죽지 않아 생성되는 세포 덩어리다.

이번 연구를 통해 재발을 막을 항암제가 나온다는 전망이 제시됐다 (사진=픽사베이)
이번 연구를 통해 재발을 막을 항암제가 나온다는 전망이 제시됐다 (사진=픽사베이)

암이라는 질병은 알-포인트에서 세포가 적절한 삶과 죽음의 결정을 내리고 이 결정이 정상적으로 집행된다면 발생할 수 없는 질병이다. 그러나 세포의 결정 여부 과정에 대해선 알려진 것이 없다.

이 가운데 연구팀은 최초로 알-포인트 결정 과정과 집행 과정을 유전자 연구에서 규명했다. 암세포에서 알-포인트가 붕괴되는 주요 원인이 Runx3 유전자의 기능저하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또 암세포에 Runx3를 도입하면 알-포인트를 원상복구 시킬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암세포만 선별적으로 죽일 수 있음도 확인했다.

배 교수는 “R-포인트는 암세포 자살을 유도하므로 이론적으로 암세포의 효과적 제거 뿐 아니라 다른 암유전자의 2차적 활성도 차단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향후 이 원리를 적용해 재발 없는 항암제 개발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 연구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리더연구)의 지원으로 수행됐고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4월 23일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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