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용 반도체 가격 상승 기대감

삼성전자 반도체 라인에서 작업자가 테스트를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br>
삼성전자 반도체 라인에서 작업자가 테스트를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데일리비즈온 서은진 기자] 메모리 반도체 시장 불황으로 삼성과 SK하이닉스 등 주요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이 저조한 가운데, 향후 휴대전화에 장착될 반도체 부품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29일 업계에 의하면 5G 이동통신용 휴대전화에 탑재되는 반도체 가격이 LTE폰의 거의 2배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안정적인 성능 구현을 위해서는 지금보다 훨씬 성능이 높은 부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5G가 본격 도입될 경우 글로벌 반도체 업계가 제2의 ‘슈퍼호황’을 맞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같은 날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등에 따르면 미국 투자은행인 JP모건은 최근 보고서에서 플래그십 LTE폰과 5G폰에 탑재되는 전체 반도체 가격을 비교한 결과 1.85배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모바일용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기존 LTE폰에 탑재되는 것은 올해 기준으로 평균 59.6달러(약 6만9200원)이지만 5G폰은 85.4달러(약 9만9200원)에 달한다. 디지털통신에 필요한 모뎁칩(BP·베이스밴드 프로세서)과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각각 15.5달러에서 33.4달러, 27.5달러에서 55.6달러로 모두 2배 수준으로 비싸진다.

이를 포함해 다른 내장 반도체까지 모두 합치면 LTE폰에 탑재되는 반도체의 가격은 평균 126.1달러(14만6400원)이나 5G폰의 경우 233.9달러(27만1600원)에 달한다. 약 85% 높아진 수치다. 이런 가격 상승분에 5G폰의 글로벌 보급 전망치를 반영하면 5G폰 도입에 따른 반도체 산업의 추가 수익은 올해 5억4000만 달러(6200억 원)에서 내년 59억9000만 달러(6조9500억 원)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021년에는 141억3000만 달러(16조4000억 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

한 매체에 인용된 관계자의 분석을 인용하자면, “5G 도입은 스마트폰은 물론 자율주행, 원격의료 등 많은 분야에 적용되고, 이는 결국 반도체 시장의 슈퍼사이클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특히 단기적으로는 이동통신 분야에서 수요가 가장 많아 모바일 반도체 시장에 가장 큰 호재”라고 강조했다.

특히 모바일 메모리의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글로벌 시장에서 각각 수위권을 차지하고 있어 ‘반도체 코리아’의 영향력이 더 커질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삼성의 경우 올해 중 인텔에 선두자리를 내줄 가능성도 남아있다.

IITP 조성선 수석연구원은 “5G 시대에도 국내 기업들의 모바일 메모리 시장 주도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특히 삼성전자는 개발과 양산에서 경쟁기업에 한걸음 앞서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해 2세대 10나노급(Iy) D램을 모바일용으로 적용한 데 이어 최근에는 세계 최초로 3세대 10나노급(1z) D램을 개발해 올 하반기에 양산체제에 돌입하기로 했다. 또한 올해 세계 최초로 1TB급 모바일 낸드플래시 제품을 양산해 갤럭시S10+에 탑재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미국이나 중국의 견제와 연구개발(R&D) 분야 우수인력 유출, 국내 산업의 규제 장벽 등 산적한 '걸림돌'이 우선 해결돼야 한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이와 함께 지금 당장의 불황이 걱정이라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당분간 수요 둔화와 가격 하락이 이어질 전망이라 1분기 업황 악화에 이어, 2분기 전망도 밝지 않기 때문이다.

한 증권업계의 관계자는 “2분기에도 D램과 낸드 평균판매가의 두 자리 수 하락은 불가피해 보인다”며 “업계의 높은 재고 수준은 2분기에도 여전히 줄어들지 않고 있어 당분간 가격 하락세를 돌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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