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과 물로만 수소 만드는 기술 개발해
-정부 수소경제 핵심 생산성 높아지나
-연구진, 관련 기술 개발 필요성 강조

정부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한 바 있다.
정부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한 바 있다.

[데일리비즈온 김소윤 기자] 문재인 정부가 발표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의 수소경제는 미래학자 제레미 리프킨이 지난 2002년 ‘수소경제’라는 책에서 나온 말이다. 화석연료가 고갈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석탄이나 대안을 수소에서 찾는다는 것이다. 수소가 에너지가 되는 미래의 경제로 탄소경제에 대비된다. 리프킨은 책을 통해 수소에 대해 지구에서 구하기 쉽고 고갈되지 않는다고 설명하면서 공해도 배출하지 않는 에너지원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올해 1월 17일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해 수소차와 연료전지를 축으로 산업생태계를 조성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한 바 있다. 이 목표는 수소차와 연료전지 분야에서 오는 2040년까지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하는 것이다. 수치상의 계획으로는 2018년 2000대 수준이었던 수소차 누적 생산량을 2040년까지 620만 대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정부의 수소경제 상용화를 위한 드라이브에도 불구하고 최근까지 경제성이 있는 수소 생산 방식 여부에 대해선 다소 논란의 여지가 있었다. 이 가운데 햇빛과 물로만 수소 만드는 기술이 개발됐다는 소식이 나와 수소경제에 탄력이 붙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밝은 전망이 제시됐다.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수소 촉매는 구리 원자를 이산화티타늄 촉매 위 흩뿌려 수소생산 효율을 높였다. (그림=기초과학연구원)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수소 촉매는 구리 원자를 이산화티타늄 촉매 위 흩뿌려 수소생산 효율을 높였다. (그림=기초과학연구원)

지난 21일 기초과학연구원(IBS) 등 국내 공동연구진은 단원자 구리‧이산화티타늄 촉매를 최초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정부가 오는 2030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는 차세대 신재생 에너지원 인 수소 생산 효율을 높인 광(光)촉매가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연구진에 따르면 기존 백금 소재 광촉매를 구리로 바꾸고 이를 원자 단위로 쪼개서 수소생산 효율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수소 생산을 햇빛과 물만으로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IBS 측은 “수소 경제가 일반화하기 위해서는 저렴하게 수소를 생산하고 이를 연료전지로 저장하는 기술이 필수”라며 “그 시작점인 수소 생산에서 어려움을 겪는다면 수소 경제는 출발점에조차 설 수 없다”고 전했다.

연구진은 촉매 아이디어를 사람 몸 속 효소로부터 얻었다고 전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픽사베이)
연구진은 촉매 아이디어를 사람 몸 속 효소로부터 얻었다고 전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픽사베이)

이번 새로 개발된 광촉매는 희귀하고 값이 비싼 백금 대신 구리를 사용해 경제성과 수소생산 효율이 높다는 설명이다. 공동 연구 진행자인 서울대 재료공학부 남기태 교수는 “구리를 원자 단위로 분리한 후 이산화티타늄 위에 모래처럼 흩뿌려, 전달받은 빛의 40% 이상을 수소로 전환하는 고효율의 촉매를 개발했다”며 “신형 촉매 1g은 시간당 약 30mg의 수소를 생산할 수 있어 순수 이산화티타늄 촉매만 사용했을 때보다 생산성이 무려 33배 높아졌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최초로 이 촉매를 개발한 연구진은 인간의 몸 속 효소로부터 촉매 아이디어를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연구진에 따르면 가장 효율적인 촉매는 사람의 효소다. 이들은 섭씨 37도의 상온과 1기압의 일상적인 환경에서 우리 몸에 필요한 효소를 정확히 만들어낸다고 전한다.

신형 촉매는 효소와 같이 물과 햇빛 등 일상적인 환경을 이용해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면서 부산물이 산소밖에 없다는 것도 큰 이점이다. 특히 구리 촉매는 재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친환경 요소를 극대화시켰다.

다만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를 발표하면서도 생산된 수소를 효율적으로 저장하고 연료전지로 만드는 기술도 함께 발전해야 수소경제가 완성된다는 의견을 내며 향후 관련 기술 개발의 필요성도 역설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머터리얼스’에도 23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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