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균형 식사, 조기 사망에 영향
견과류 섭취 공통적으로 부족
소금 섭취 줄여야 사망위험 낮춰

년 5명의 사망자 중 1명은 먹거리를 균형 있게 섭취하지 않아 조기에 사망한다는 충격적인 내용이 발표됐다. 사람들이 매일 먹는 먹거리를 무려 27년간 분석해보니, 먹거리의 불균형으로 매년 1100만 명이 일찍 사망한다고 국제적인 연구기관이 3일 발표했다.

란셋(Lancet)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대표적으로 가장 많은 사람을 조기사망에 이르게 하는 원흉은 소금이다. 소금은 간장이나 가공육을 통해서도 공급이 된다.

과학자들은 이번 연구가 흔히 말하는 ‘비만’에 관한 것이 아니라, ‘질 낮은’ (poor quality) 먹거리에 대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질 낮은 먹거리는 심장을 손상시키면서 암을 유발한다.

이번에 발표된 ‘세계질병부담연구’(Global Burden of Disease Study)는 세계 모든 국가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사망하는지를 분석했다.

과학자들은 15개의 먹거리를 조사했다. 과일, 채소, 야채, 콩, 통곡물, 견과류, 씨앗, 우유, 식이섬유, 칼슘, 해산물 오메가 3, 고도불포화지방 등은 섭취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고,  붉은 고기, 가공육, 설탕 음료, 트랜스 지방산 그리고 소금은 많이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견과류 섭취량이 부족하면 조기 사망에 이를 위험이 높아진다. ⓒ Pixabay
견과류 섭취량이 부족하면 조기 사망에 이를 위험이 높아진다. ⓒ Pixabay

 

이에 따르면 먹거리 불균형에 의해 1000만 명이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하고, 91만3000명은 암으로, 33만9000명은 2형 당뇨병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먹거리 관련 사망자 숫자는 1990년 800만 명에서 인구가 늘어나고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점차 늘었다.

가장 섭취가 부족한 먹거리는 견과류와 씨앗, 우유, 통곡물 이었으며, 가장 많이 섭취하는 것은 설탕 음료, 가공육과 소금 등이다. 평균적으로 견과류는 하루 권장량이 21g인데 실제 섭취량은 불과 12%인 3g만 섭취했으며, 설탕 음료는 권장량이 3g인데 비해 실제 섭취량은 10배가 넘는 49g이나 됐다. 우유는 16%, 통곡물 23% 등이다.

많이 섭취하는 먹거리로는 가공육은 90%를 초과했으며 소금은 86%가 초과되었다.

케임브리지 대학교의 니타 포루히(Nita Forouhi) 교수는 “사람들은 견과류와 씨앗이 뚱뚱하게 만든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좋은 지방으로 가득하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견과류와 씨앗을 음식으로 생각하지 않으며, 다른 문제는 가격이다. 매일 5개의 과일과 야채를 섭취하라면 가난한 국가에서는 가계소득의 무려 52%를 먹거리에 쏟아부어야 한다.

통곡밀과 채소 및 야채는 심장을 보호해서 심장질환의 위험을 낮춰준다.

지역별로 소금 섭취(하루 3g)가 높은 국가는 중국, 일본, 태국 등이다. 통곡물 섭취량은 하루 125g이 권장량인데 미국, 인도 브라질, 파키스탄, 나이지리아, 러시아, 이집트, 독일, 이란과 터키가 권장량 부족에 의한 사망이 높았다.

조기 사망에 이르게 하는 요인을 먹거리 별로 보면, 소금 과다 섭취로 300만 명이 조기에 사망한다. 통곡물을 너무 적게 먹는 바람에 300만 명이 조기사망하고, 과일을 너무 적게 먹기 때문에 200만 명이 일찍 죽는다.

 
통곡물 역시 섭취가 부족한 대표적인 먹거리이다. ⓒ Pixabay
통곡물 역시 섭취가 부족한 대표적인 먹거리이다. ⓒ Pixabay

 

미국 워싱턴대학교 건강측정평가연구소(Institute for Health Metrics and Evaluation)의 크리스토퍼 머레이(Christopher Murray) 교수는 “먹거리가 전세계에서 건강의 중요한 요인임을 발견했는데 정말 영향력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고기와 설탕만이 나쁜 먹거리일까? 지방질이 많은 고기와 달콤한 설탕 중 누가 더 나쁜 먹거리인지에 대한 논쟁이나, 붉은 고기(쇠고기 돼지고기 등)와 가공육이 암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최근 몇 년간 엄청난 관심을 끌었다.

나쁜 음식 논쟁보다,  좋은 먹거리 권장해야

머레이 교수는 “이런 것들이 해로울 수 있지만, 통곡물이나 채소, 야채, 씨앗 등을 적게 섭취하는 것에 비해서는 적은 문제”라고 진단했다.

연구원들은 “이제는 지방질이 많은 음식과 설탕에 대해서 이야기하기보다는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이야기로 건강의 소재를 바꿔야 할 때가 되었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 프랑스, 스페인, 이스라엘 같은 지중해안 국가들이 먹거리 관련 조기 사망자 숫자가 가장 낮았다. 동남아시아, 남아시아 및 중앙아시가 국가들이 그 반대편에 위치한다.

 
소금 섭취는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 Pixabay
소금 섭취는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 Pixabay

 

이스라엘은 조기사망이 가장 낮아서 매년 1만 명 중 89명에 불과하다. 가장 높은 우즈베키스탄은 매년 10만 명 중 892명이나 된다. 중국은 요리를 할 때 소금을 많이 넣는데 여기에다 간장같이 소금기 많은 재료를 추가로 사용한다. 최근에는 가공육이 높은 인기를 끌면서 소금 섭취가 더욱 늘어났다. 이 때문에 중국은 다른 어느 국가보다 소금 때문에 사망하는 비율이 가장 높다.

머레이 교수는 건강에 대한 건강한 먹거리 습관을 한마디로 이렇게 요약한다.
통곡물, 과일, 견과류, 씨앗과 야채 섭취를 늘리고 소금 섭취를 줄이라고.

논문 저자들은 이번 발견이 먹기를 개선하고 다양한 분야의 먹거리 시스템과 정책을 개선하기 위해서 세계가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시급한 필요성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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