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체 2개 붙이고 엔진 6개 달아
10km 상공에서 위성 발사, 비용 낮춰
스트라토런치, 2시간 30분 비행

[데일리비즈온 심재율 전문기자] 세계에서 가장 큰 비행기인 ‘스트라토런치’(Stratolaunch)가 13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첫 번째 시험비행에 성공했다. 스트라토런치 시스템은 캘리포니아 주 모하비 사막에서 무사히 시험비행을 마쳤다고 발표했다. 비행기는 오전 6시 58분 미국 캘리포니아 모하비 항공우주공항에서 이륙해 2시간 반 동안 시험 비행했다. 최대 시속 304㎞, 최대 고도 5.18㎞를 기록했다.

이 비행기는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인 폴 앨런이 2011년에 설립한 업체 ‘스트라토런치 시스템’ 제작한 것이다. 폴 앨렌은 지난해 사망함에 따라 이 역사적인 비행을 보지는 못했다.

2개의 동체를 가진 스트라토런치 / 스트라토런치
2개의 동체를 가진 스트라토런치(사진=스트라토런치)

스트라토런치는 두개의 커다란 동체를 긴 날개로 이어놓은 매우 특이한 형태를 가지고 있다.

인공위성을 발사하는데 가장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것은 지상에서 엄청난 힘을 가진 로켓을 발사하는 것이다. 이 비용을 줄일 수 있으면 위성 발사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다. 이런 점에 착안해서 스트라토런치 비행기는 로켓과 인공위성을 싣고 지상 약 10km상공으로 올라가서 공중에서 로켓을 쏘아 올리도록 했다.

지상 발사대 없이 활주로만 있으면 로켓을 발사할 수 있기 때문에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 구름 위에서 발사하기 때문에 지상 로켓 발사 보다 날씨의 영향도 덜 받는다.

스트라토런치의 위용 / 스트라토런치
스트라토런치의 위용(사진=스트라토런치)

스트라토런치는 지금까지 개발된 비행기 중에서 가장 긴 날개를 가지고 있다. 총 날개 길이가 117m로 축구장 보다 크다. 나란히 달려 있는 두 개의 동체는 72.5m이다. 보잉747에서 사용하는 엔진 6기를 장착했고, 동체마다 조종석이 달려 있다. 무게는 총 227t으로 최대 3.4t의 발사체를 싣고 하늘로 날아오른다.

‘스트라토런치’는 ‘성층권’을 의미하는 스트라토와 ‘발사’를 의미하는 런치를 합친 말이다.

스트라토런치는 가운데 날개 아래에 로켓 발사 장치가 달려 있어, 이동식 로켓 발사대 역할을 한다. 전투기가 미사일을 발사하듯이 스트라토런치는 공중에서 우주로 쏘아 올릴 로켓을 발사하는 셈이다.

스트라토런치 회사 관계자들은 폴 앨런에게 감사의 인사를 발표했다. 진 플로이드 스트라토런치 시스템 CEO는 기자회견에서 “몇 년 동안 이 순간을 꿈꿨지만, 폴이 내 옆에 없었다면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고 말했다.

스트라토 비행기와 보통 비행기의 크기 차이 / 스트라토런치
스트라토 비행기와 보통 비행기의 크기 차이(사진=스트라토런치)

폴 앨런이 스트라토런치의 첫 비행을 보지 못한 채 지난해 10월 림프종 합병증으로 숨진 이후, 스트라토런치 시스템은 인력을 줄이고 자체 로켓 개발을 취소하며 몸집을 줄였다. 설립 당시 항공기와 로켓 모두 자체 개발한다는 계획을 내놨지만 지난해 1월 이를 취소하면서 기존에 나와 있는 엔진이나 동체 등을 대폭 사용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비즈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