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수혜자’ VS EU ‘피해자’

노 딜 브렉시트의 수혜자로 중국과 미국, 일본이 꼽혔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비즈온 이재경 기자] 영국이 합의 없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하는 ‘노 딜(no deal)’ 브렉시트 시 가장 수혜를 보는 국가는 중국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11일 유엔무역개발회의(UNCTD)는 ‘노 딜’ 브렉시트 상황의 최대 수혜자로 중국을 지목했다. 노 딜 브렉시트 발생 시 중국의 대(對) 영국 수출이 현재 수출 규모의 17%에 해당하는 100억 달러 가량 증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 해관총서 자료에 따르면 영국은 중국 입장에서 9번째로 큰 수출 상대국이다. 지난해 중국의 영국 수출 규모는 566억 달러를 기록했다. 또 그동안 영국은 중국이 EU에 투자를 진행할 때 사실상의 출입구 역할을 해왔다.

2015년 시진핑 중국 주석이 영국을 방문했을 당시 메이 총리의 전임자인 캐머런 전 총리와 오스본 당시 재무장관은 양국의 우호 관계를 강조하면서 ‘황금시대’라는 표현을 썼고, 그 이후 양국 간 관계는 상당히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UNCTD는 노 딜 브렉시트 상황에서 중국에 이어 미국과 일본도 각각 53억4000만 달러, 49억 달러 정도 수출이 늘 것으로 보았다. 영국에 제품을 수출할 때 EU 국가들보다 낮은 관세적용을 받아 경쟁 우위에 설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EU 국가들은 영국시장 접근에 우선권을 잃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경제학자들은 그동안 노 딜 브렉시트가 영국과 EU 경제에 미칠 악영향에 대해 우려해왔다. 영국과 EU 회원국 사이에 자유무역이 종식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UNCTD 역시 노 딜 브렉시트의 가장 큰 피해자는 EU 국가들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들이 영국 수출에서 손실을 보게 될 규모는 현재의 11%에 해당하는 355억 달러 정도다. 독일의 IFO연구소도 비슷한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과 미국의 브루킹스 연구소 역시 ‘노 딜’ 브렉시트의 경우 영국과 EU 경제 모두 충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EU에 비해 영국 경제가 더 큰 손실을 볼 것으로 예측했다. IFO연구소 및 파리의 시앙스포에서도 같은 의견을 담은 보고서를 지난달 제출했다.

IFO연구소의 경우 노 딜 브렉시트에서 영국은 GDP의 -2.8%, EU는 -0.8%의 GDP 손실이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 대목은 EU의 피해가 더 클 것이라고 예측한 UNCTD의 의견과 다소 상반되는 수치다.

IMF 역시 9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orld Economic Outlook) 보고서에서 노 딜 브렉시트 시 영국 경제가 적어도 2∼3년은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분석했다.  

구체적으로 국경에서 통관 지연이 없고, 금융시장 혼란이 최소화되는 ‘상대적으로 질서 있는’ 노 딜 브렉시트가 발생하더라도 2021년까지 영국의 국내총생산(GDP)은 합의 하에 EU를 떠나는 경우에 비해 3.5%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IMF는 같은 기간 EU의 경제 손실은 0.5%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수치는 대체로 많은 싱크탱크들이 공감한다. 브루킹스연구소 및 IFO연구소 역시 EU의 경제손실은 어떠한 경우에서도 0.5~0.6%에 그칠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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