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헬멧(사진=월드컵최고위원회)
쿨헬멧(사진=월드컵최고위원회)

[데일리비즈온 심은혜 기자] 여름 최고기온 50℃에 육박하는 곳에서, 그것도 에어컨을 사용할 수도 없는 건설 현장에서 일한다고 상상해보자. 30℃ 정도에서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것도 힘들고 심지어 더워서 숨이 막힐 정도다. 

2016년, 카타르에서는 2022년 월드컵 개최를 위해 각종 건설 공사가 한창이었다. 카타르는 사막성 기후로 여름 최고기온이 50℃에 육박하는데, 건설 노동자들은 이러한 환경에서 일해야 했다. 이에 세계 여러 인권단체가 근로자들의 환경을 촉구, 근로자들의 피부 온도를 섭씨 10도까지 낮출 수 있는 쿨헬멧이 개발됐다. 

카타르는 인구는 약 274만이나 자국민은 인구의 10% 정도이며, 약 90%는 외국인 노동자이다. 월드컵 건설 현장 역시 대부분이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 저임금 국가의 국민들이 차지했다.  

외신에 따르면 월드컵 건설 현장 해외 노동자들은 FIFA와 카타르 당국에 의해 ‘끔찍한 대우’를 받았다. 국제 앰네스티에 따르면 근로자들은 불편한 숙소에서 살도록 강요당했으며, 임금은 보류되고 여권은 압수당했다. 이러한 사실이 세계에 알려지며 인권 단체들이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을 촉구했다.  

이에 카타르대학교(QU), 월드컵최고위원회(SC), 아스파이어(Aspire)는 협업을 통해 현장 노동자들을 위한 쿨헬멧을 개발했다. 

현장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안전헬멧은 모든 건설현장에서 필수로 착용돼야 하나, 더운 여름에는 근로자를 쉽게 덥고 피로하게 만드는 요인이었다.  

쿨헬멧(사진=월드컵최고위원회)
쿨헬멧(사진=월드컵최고위원회)

그러나 쿨헬멧은 헬멧 내 300g가량의 상변화물질(Phase Changing Material)과 함께 외부에 부착된 팬으로 더운 공기를 배출하며 헬멧을 통해 시원함을 느끼게 해 피부온도를 10℃가량 낮춰준다. 

카타르 대학교 공과 대학의 Saud Abdul-Aziz Abdul-Ghani 박사는 “머리와 얼굴의 온도가 낮아지면서 나머지 신체 온도 역시 떨어져 근로자는 하루 종일 상쾌한 기운을 유지할 수 있다”며 “일반헬멧과 비교했을 때 20달러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또한 이 기술은 더운 여름 기후를 가진 많은 다른 작업으로 확장될 수 있으며, 이것은 더운 기후에서 건설 작업을 수행하는 방식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쿨헬멧은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은 스포츠 및 훈련을 위해 이러한 유형의 신체 기반 냉각 기술을 사용했지만 이 개념이 건설 부문에 적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저작권자 © 데일리비즈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