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꼬마선충 대상 연구
노화유전자 조절, 수명 2배로 늘려
건강한 수명연장의 꿈 다가오고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서 모든 국가에서 사람들의 수명이 급격히 늘어나지만, 이에 대한 우려도 매우 높아졌다. 은퇴하면 얼마 안 지나서 사망하던 예전과는 달리, 사람들은 은퇴한 다음에도 수십 년을 더 살아야 한다. 오래 사는 것이 저주라고 보통 사람들도 스스럼없이 말할 정도로 수명연장이 가져오는 예상치 못한 환경은 사람들을 당혹하게 만든다.

사람들의 수명이 늘어나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그렇다면 건강하게 오래 사는 방법을 찾아야 할 때가 왔다.

영국과 스웨덴 공동 연구팀은 이런 수명연장 연구에 단골손님으로 사용하는 예쁜꼬마선충(c.elegans)을 대상으로 수명연장과 건강에 대한 실험을 벌여 매우 좋은 소식을 가져왔다. 노화유전자를 억제했더니 수명이 늘어나는 것과 동시에 새끼의 건강도 좋아지더라는 것이다.

노화유전자 조절, 수명 2배로 늘려

노화유전자를 억제하면 예쁜꼬마선충의 수명이 늘어난다는 희소식은 이미 다른 연구자들이 밝혀놓았다. 이번에 영국-스웨덴 공동연구팀은 예쁜꼬마선충의 노화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하면 새끼의 체력도 좋아지는 것을 발견했다.

붉은색으로 염색해서 보기 쉽게 처리한 예쁜꼬마선충. / 위키피디아
붉은색으로 염색해서 보기 쉽게 처리한 예쁜꼬마선충. (사진=위키피디아)

이 연구팀 역시 인간에게 노화유전자가 있다는 새로운 이론을 뒷받침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나이가 들었을 때 노화 유전자를 억제하면, 언젠가는 사람이 젊게 오래살 수 있음을 암시하는 희소식인 것이다.

영국 이스트 앵글리아 대학교(University of East Anglia)와 스웨덴 웁살라대학교(Uppsala University) 공동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3월 4일 ‘이볼류션 레터스’(Evolution Letters) 저널에 발표했다.

이들은 예쁜꼬마선충에서 노화와 관련된 유전자인 DAF-2을 연구했다. 예쁜꼬마선충에서 이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하면, 벌레의 수명이 늘어날 뿐 아니라 벌레의 새끼들의 체력도 증진되는 것을 발견했다

이번 발견은 사람들을 더 젊게 살게 할 뿐 아니라 건강하고 오래 살게 해 줄 것이라는 희망을 갖게 한다. 주 연구원인 이스트앤글리아대학교의 알렉세이 마 클라코프(Alexei Maklakov) 박사는 “점점 수명이 늘어나는 사회에서 사람이 왜 그리고 어떻게 늙는지를 이해하는 것은 삶의 질을 높이는 핵심”이라고 말했다.

사람들은 보통 몸에 있는 손상된 세포가 수리되지 않은 채 쌓이기 때문에 늙는다고 생각한다. 동시에 노화는 성장과 재생 및 생존 사이의 에너지 트레이드오프(trade off)의 결과로 늙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마클라코프 박사는 “이제 우리는 성인에게 있어서 어떤 유전자의 기능을 중지시키면 재생비용 없이 수명을 늘릴 수 있음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새롭게 부상하는 이론은 사람을 늙게 만드는 이 유전자는 어린 시절에 사람을 성장하고 재생하게 만들지만, 이런 기능이 나이가 들어서 계속되면 문제를 발생하기 시작한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유전자 신호를 줄이거나 나이가 들어서 이 유전자를 차단함으로써 젊고 오래살 수 있을 것이라고 마클라코프 박사는 말했다.

인슐린 수용체 유전자인 DAF-2는 예쁜꼬마선충에 있어서 인슐린이나 인슐린 같은 성장인자1 (IGF-1)의 신호통로이다.

IGF-1 신호전달통로는 성장과 재생 및 장수를 조절한다. 많은 동물들에게 있어서 IGF-1 신호를 줄이면 수명이 늘어난다. DAF-2의 기능이 성장과 재생에 중요하게 기능하기 때문에 연구팀은 예쁜꼬마선충에게 이 유전자의 기능이 떨어지기 전에 재생능력이 성숙에 이르도록 했다.

연구팀은 예상대로 예쁜꼬마선충에게 있어서 노화를 불러오는 IGF-1 유전자가 줄어들면 2배 넘게 산다는 것을 발견했다. 여기에 더해서 이들이 건강한 새끼를 더 많이 낳는다는 것을 발견한 점이다. 마치 돌 하나로 새 두 마리를 잡은 것과 같다. 부모의 건강과 장수를 증진하면서도 자녀의 건강을 증진하기 때문이다.

다 자란 예쁜꼬마선충 / 위키피디아
다 자란 예쁜꼬마선충(사진=위키피디아)

연구팀은 이것은 노화가 생존과 재생 사이의 불변하는 에너지 할당과 연관되어있다는 고전적인 생각을 깨뜨리는 것이라고 발표했다.

건강한 수명연장의 꿈 다가오고 있다

이번 발견 역시 유전자가 최적이 아닌 상태로 발현하면 노화가 나타난다는 최근의 새로운 관점을 뒷받침한다. 기본적으로 이번 연구결과는 자연선택이 삶의 초기에는 유전자 표현을 최적화함을 보여주지만, 삶의 후기에는 유전자 표현을 최적화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노화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손상된 세포가 수리되지 못한 상태로 축적되면서 나타난다. 동시에 노화는 단순히 유전자 표현을 적절하게 조절하지 못하는 것에서 올 수도 있다.

그러므로 연구팀은 노화의 원인으로 이 두 가지를 모두 다 잘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수명을 연장하는 프로그램을 적용하는데 사용하기위해서이다.

연구팀은 사람이 건강하게 수명을 연장하는데 있어서 이 두 가지 과정 중 무엇이 더 유력한 과정인지를 이해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건강한 수명 연장의 꿈이 조금씩 달성되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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