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보다 더 정확한 X선 판독률을 보인 AI
-중국에선 로봇 의사가 의사 면허 시험 통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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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셔터스톡)

[데일리비즈온 김소윤 기자] 지난 2014년 이대목동병원에서 좌우가 바뀐 엑스레이로 축농증 환자 578명을 치료한 사건이 발생해 논란이 일었다. 당시 한쪽 콧구멍에만 축농증이 있던 환자 123명이 엑스레이 좌우가 바뀌어 멀쩡한 콧구멍을 치료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져 많은 이들이 황당해했다. 자칫 위험한 상황을 유발할 수도 있던 사건은 ‘병원에 가서 병을 얻어온다’는 우스갯소리를 실감케 했다.

사실 의료진의 잘못된 판단이나 물리적인 실수로 환자가 사망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의료 사고가 발생해도 의료진의 실수로 100% 인정되는 경우도 드물다. 전문 지식이 의료진보다 딸리는 의료 사고 피해자들은 의료 사고 입증에 어려움을 겪으며 분통을 터뜨리는 경우가 많다.

사람을 살리는 의술을 행하는 의사에 대해 존경심과 고마움을 느끼는 환자들도 많지만 이처럼 의사의 잘못된 판단과 실행으로 인해 삶이 무너지는 환자도 많다. 그런데 최근 인공지능(AI)가 의사보다 낫다는 분석이 나와 화제다. 최근 4차산업혁명의 영향으로 인공지능(AI)가 직업을 대체할 수 있다는 이론이 나오는 것의 일환이다.

최근 국내외 5개 대학병원에서 테스트 한 결과 4대 흉부질환 병소의 존재 여부와 정확한 위치를 판독해내는 정확도가 98%로 영상의학·흉부영상의학 전문의(각 87%, 90.7%)보다 더 정확했다는 자료가 나왔다.

1일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박창민 영상의학과 교수팀과 AI SW 기업 루닛 연구팀이 공동개발한 ‘4대 흉부질환 흉부 X선 영상진단보조 AI SW(딥러닝 기반 자동탐지 알고리즘)’의 성능을 국내외 5개 대학병원(서울대병원, 보라매병원, 강동경희대병원, 을지대병원, 프랑스 그르노블대병원)에서 검증한 결과 평균 97% 이상의 정확도를 나타냈다.

일부 의료진이 저지른 실수로 비극적인 의료 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다. (사진=픽사베이)
일부 의료진이 저지른 실수로 비극적인 의료 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다. (사진=픽사베이)

AI AW는 영상의학·흉부영상의학 전문의 등 의사 15명과의 비교평가에서도 병소의 유무를 판단하는 정확도가 98.3%, 병소가 있는 경우 정확한 위치까지 찾아내는 정확도 98.5%를 기록했다. 영상의학전문의는 이보다 8.7~5.1%p 낮은 정확도를 기록했다. 흉부영상의학전문의도 각각 93.2%, 90.7%를 차지하면서 AI AW보다 더 낮은 정확도를 보였다.

이 SW가 상용화되면 4대 흉부질환 진단의 정확도 향상이 기대된다. 또 그간 확진을 위해 사용됐던 컴퓨터단층촬영(CT) 필요성도 줄어들어 환자들의 진료비도 줄어드는 효과를 가져올 전망이다.

의료업계는 서울대병원과 루닛이 공동으로 연구 개발을 한 이 SW에 대해 올해 하반기 중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의료기기 승인을 받을 전망이라고 전했다. 박 교수팀과 루닛은 이번 연구 개발을 위해 4대 흉부질환 X선 영상자료를 포함해 총 98621건의 흉부 X선 영상자료와 진단 결과 등을 학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연구는 서울시의 산학 협력 사업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으며 관련 연구 결과는 미국의사협회(JAMA)가 발행하는 ‘JAMA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발표됐다.

사진 우측에서 AI가 폐암 병소를 찾아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서울대병원)
사진 우측에서 AI가 폐암 병소를 찾아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서울대병원)

이번 연구는 한마디로 의료 기술을 행하는 전문 인력인 의사보다 AI가 더 심층적인 일을 해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낸 셈이다.

실제로 우리나라보다 의약품 규제가 덜한 중국의 경우 로봇 의사가 중국 의사면허 시험을 통과했다는 소식까지 전해졌다.

칭화대학 연구진과 아이플라이텍 연구진이 공동 개발한 의사 로봇이 중국 의사면허 필기시험을 통과했다고 전해졌는데 로봇의 최종 점수는 최소 통과 점수 360점보다 약 100점 높은 456점으로 나타났다.

의사 로봇이 실제 시험이 통과해 자가 학습 및 실제 응용 능력을 입증해낸 셈이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 의사 로봇은 딥러닝을 거친 방대한 양의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했다. 또 임상 지침, 고전 의학 사례, 의학 교과서 등이 입력됐다. 로봇은 여러 가지 알고리즘 등의 능력을 포괄적으로 활용해 시험 문제를 풀어냈다.

로봇이 시험을 치른 환경은 사람들과 같은 시험장이었다. 또 똑같은 시험지였다. 전파 신호와 인터넷 접속이 차단된 시험장에선 시험 감독관이 상주해있었다. 부정행위 방지를 위한 녹화 장치도 마련됐다.

중국 정부로부터 검증된 것으로 판단되는 이 로봇은 음성 기반 정보 시스템, 컴퓨터 지원 의료 영상 진단 시스템 등의 특징을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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