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증권거래소, 벤처기업 전용증시 개설
-혁신기업 성장 촉진할 것이라 분석돼

상하이증권거래소 전경. (사진=바이두)

[데일리비즈온 이재경 기자] 중국이 최근 상하이증권거래소의 벤처기업 전용증시인 ‘과학기술혁신판’을 개설한 것을 두고 활발한 논의가 오가고 있다. 대개는 중국정부가 벤처기업의 자금조달 채널을 다양화하고 첨단기업을 육성·지원하고자 한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 11월 중국국제수입박람회에서 시진핑 주석은 과학기술혁신판 개설 및 주식발행 등록제(시범) 실시를 공식화한 바 있다. 이에 4달여 만에 구체적인 세부조치들이 정식 발표(3월 1일)되는 등 관련 법제가 빠르게 자리잡는 중이다.

과학기술혁신판은 기존 증시와 비교하여 상장 요건에 다양한 기준을 적용하였다는 평가다. 여러 기준을 완화시키고 혁신 제도를 다수 도입했으며, 장내 시장에서 처음으로 주식발행 등록제를 시행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를 꾀했다. 

가장 특기할 점으로는, 기존 증시보다 상장 요건에 낮다는 점이다. 성장잠재력을 보유한 미성숙기 기업까지 상장이 가능하다. 또한 주력 상장 분야를 첨단기술산업과 전략적 신흥산업으로 명확히 제시했다. 빅데이터, AI, 신에너지 등 주력 업종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아울러 벤처기업의 특징에 맞춰 상장 요건을 완화하고 기존 증시에서 제약해왔던 일부 제도들을 개방하여 거래를 촉진시키고자 했다. 또한 완화된 상장 요건에 대한 보완책으로 강력한 증시퇴출 제도 도입, 개인투자자의 투자진입 제한 등 관리감독을 강화했다는 평가다. 

이에 대해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과학기술혁신판에서는 주식발행 등록제를 시범적으로 실시한다“며, ”등록제는 현행심사제와는 달리 등록절차에 따라 상장할 수 있어 장기간 소요되었던 승인 절차가 간소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한나 KIEP 연구원 역시 “과학기술혁신판 개설은 혁신기술 개발과 신생기업 지원을 통해 자본시장 시스템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첫걸음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른 전문가들 역시 과학기술혁신판이 혁신기업의 융자난을 해소할 것이라 기대하는 분위기다. 

또한 자본시장의 제도적 테스트베드 역을 수행할 것이란 예상도 있다. 대체로 상하이 국제금융허브 건설에 새로운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완화된 상장 요건으로 신생기업의 상장이 가능해졌고, 레드칩 기업(홍콩에 설립된 우량 중국기업들의 주식)의 상장과 차등의결권 허용 등의 제도는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모두가 단기적으로는 혁신기업의 상장을 촉진시킬 요소로 평가된다. 제도권 밖이었던 신삼판 기업들이 과학기술혁신판으로 유입될 것이며, 해외에 상장해왔던 유니콘 기업들도 다수 중국 증시로 회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과학기술혁신판의 주식발행 등록제 시범실시는 자본시장 개혁의 중요한 조치로 간주된다. 이한나 연구원은 “해당 조치는 상장 절차 간소화와 자금조달 환경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 분명하다”고 전했다.

이어, “과학기술혁신판에서의 테스트를 거쳐 향후 기타 증시로의 확대를 고려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기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기존 시장에 미칠 파장에 대해서는 선을 긋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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