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이 해양오염의 주범’ 인식 확산
매년 800만 톤이 바닷물로 흘러들어가
우리나라 정책에도 영향 미칠 듯

[데일리비즈온 심재율 전문기자] 유럽의회는 일회용 플라스틱 소비재를 2021년까지 광범위하게 금지시키는 법안을 승인했다. 일회용 플라스틱 소비재로는 스트로, 면봉, 나이프, 포크 등을 포함하는 것이다.

지난 27일 유럽의회는 560대 35표의 압도적인 차이로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해양오염을 줄기기 위해 10가지의 일회용 플라스틱은 사용이 금지될 것이다.

“유럽은 새롭고 야심적인 기준을 세움으로써 다른 국가를 위한 길을 놓았다”고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프란스 팀머만스(Frans Timmermans) 부회장은 성명서를 통해 발표했다고 CNN을 비롯한 외국 언론들이 전했다. 이번 법안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해양 쓰레기의 80% 이상이 플라스틱으로 구성됐다는 사실을 발견한 데 따라 나왔다. 플라스틱은 특히 야생동물과 물고기, 야생동물 서식지에 끔찍한 재앙을 가져온다.

유럽연합 의회는 “플라스틱은 매우 느리게 썩기 때문에 물고기와 조개 등에서 잔재가 발견된다”는 사실을 언급했다. 물고기에서 플라스틱이 발견되면 바로 사람이 섭취하는 먹이사슬에도 영향을 미친다.

새로운 유럽연합 법에 따라 담배회사들은 담배꽁초를 회수하는 비용을 부담하도록 요구받을 것이다. 물고기 그물 제조회사 역시 바다에 남겨진 플라스틱 그물의 회수에 들어가는 비용을 부담하도록 압력을 받을 것이다.

그물에 걸려 죽을 지경에 빠진 바닷새 / Pixabay
그물에 걸려 죽을 지경에 빠진 바닷새(사진=Pixabay)

담배필터나 플라스틱 컵, 위생타월 등을 생산하는 업체는 사용자들에게 이들 제품을 적절하게 처리하는 방법을 더욱 분명하게 설명해야 한다.

중국은 지난해 24개 종류의 고체쓰레기의 수입을 금지했는데 이중에는 플라스틱과 분류되지 않은 종이 등이 포함됐다. 유럽은 유럽이 배출한 쓰레기는 스스로 처리해야 하는 압력을 받았다.

세계경제포럼은 전 세계의 해양에는 약 1억5,000만 톤의 플라스틱이 방치된 것으로 추정했다. 사이언스 저널에 2015년에 실린 내용을 보면 매년 500만 톤에서 1천300만 톤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매년 바닷속으로 흘러들어간다.

연구원들은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 2050년까지 무게로 따지면 물고기 보다 더 많은 플라스틱이 바다에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것이 정책결정자들과 개인 및 기업들로 하여금 행동을 하게 만들었다.

유럽 국가들은 이미 15년 넘게 플라스틱 백을 추방하고 있다. 10여 개의 다른 국가와 도시들도 플라스틱의 금지나 제한정책을 쓴다. 이중에는 플라스틱 스트로, 커피 캡슐, 미세 플라스틱 조각 등이 포함된다. 미세 플라스틱 조각은 비누, 치약, 화장품 등의 위생용품이나 미용용품에 주로 사용된다.

바닷가에 널린 플라스틱 쓰레기 / Pixabay
매년 25억톤의 쓰레기가 나오고 800만톤의 플라스틱이 바닷물로 흘러들어간다.(사진=오션 컨서번시)

미국 시애틀은 미국 도시 중 첫 번째로 일회용 플라스틱 스트로의 사용을 금지했다. 샌프란시스코와 위싱턴이 곧 이를 시행한다.

인간은 수세기 동안 쓰레기를 바다에 버리기만 했다. 바다는 인간이 사용한 든 쓰레기들을 다 포용하고 해결해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러나 바다가 수용할 수 있는 한계가 점점 더 끝을 보이는 것 같다.

바다쓰레기 문제는 이제 국제적인 공조와 해결책을 필요로 한다. ‘오션 컨서번시’(Ocean Conservancy)에 따르면 매년 800만 톤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닷속으로 흘러들어간다. 플라스틱은 인간의 생활을 뒷받침하는 현대생활의 기본 중 하나이다. 하루도 플라스틱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은 아마 한 사람도 없을 정도로 사용범위도 넓고 사용량도 많다. 전자제품, 스마트폰, 안경, 신발, 화장품, 다양한 식탁에 올라가는 다양한 도구 등 헤아릴 수가 없다.

박스를 포장할 때 간단하게 플라스틱 테이프를 두르면 얼마나 쉽게 해결되는지 누구나 경험했을 것이다. 음식물을 오래 보관할 때도 사용하고, 무게가 가볍다 보니 운송비용을 낮춰준다.

문제는 이 플라스틱의 최종 목적지가 주로 바다라는 점이다. 플라스틱은 잘 썩지 않고 처리가 어렵다보니 그냥 내다 버리기 쉬운데 이들이 바다로 흘러 들어간다. 놀라운 것은 물고기와 고래 등이 플라스틱을 먹이라고 생각해서 먹고 죽는 시체로 발견된다. 과학자들은 플라스틱에서 나오는 냄새가 물고기와 해양 동물들이 좋아하는 음식 냄새와 유사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해양 동물과 물고기들이 플라스틱을 무분별하게 음식처럼 먹어서 죽은 시체가 된 사진이 여러 번 나오면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바닷새는 물론이고 고래 거북 물고기 등의 뱃속을 갈랐더니 엄청난 플라스틱 쓰레기가 전혀 분해되지 않은 상태로 그대로 드러나 커다란 충격을 줬다.

오션 컨서번시는 해양 쓰레기의 거의 대부분인 80%는 육지에서 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오션 컨서번시는 적어도 600여 종류의 야생동물들이 바다에서 플라스틱 쓰레기의 위협을 받고 있다고 발표했다. 10억 명의 인구가 중요한 단백질 섭취원으로 물고기에 의존하기 때문에 바다를 건강하고 깨끗하게 만드는 일은 인류의 건강과 번영을 위해서 매우 필요한 일이다.

바닷가에 널린 플라스틱 컵. / Pixabay
바닷가에 널린 플라스틱 컵.(사진=Pixabay)

세계에서 가장 많은 플라스틱 포장재를 생산하는 다우(Dow)케미컬의 CEO인 짐 피터링(Jim Fitterling)은 세계경제포럼에 기고한 글에서 “플라스틱 쓰레기의 재사용에 더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동남아시아의 신흥 개발 국가들의 무분별한 플라스틱 해양투기를 지적하고 있다. 피터링은 바다에 흘러 들어오는 플라스틱 쓰레기의 절반 이상은 5개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온다고 말했다.

피터링은 2025년까지 세계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처리되지 않고 빠져나가는 양을 45% 줄이는 중요한 기회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피터링은 “다우를 비롯해서 과학적인 기반을 가진 기업들이 이 일에 선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럽이 취한 조치는 우리나라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아직도 플라스틱 백의 사용이 넘치고 있다. 조금만 눈여겨보면 플라스틱 스트로, 플라스틱 음료수병, 일회용 플라스틱 컵 등 도처에서 필요이상으로 플라스틱이 사용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저작권자 © 데일리비즈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