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언론인회, 국회 간담회에서 ‘성명서’ 발표
언론사에 대해서는 “과학부 부활해야”

[데일리비즈온 이재경 기자] “언론사는 과학부를 부활하고, 정부는 과학언론 육성 정책 마련해야 한다.” 

한국과학언론인회(과언회)는 27일 국회 간담회에서 우리나라의 과학언론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 해야 할 일을 모아 ‘과학언론 활성화를 위한 성명서’를 발표했다. 과언회는 이상민 의원과 공동으로 주최한 간담회에서 우리나라 과학언론의 문제점과 개선점을 밝힌 뒤, 관계된 기관에 대한 요구사항을 담아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서는 언론사에 대해서는 과학부를 구성해서 충실한 과학 보도가 될 것을 요구했다. 이어 성명서는 행정부와 입법부에 대해서 “연구개발을 위해 정부가 대학과 연구소를 국가가 지원하듯, 과학언론의 육성을 언론사에만 맡길 수 없다”고 주장했다. 성명서는 이어 “과학 기술 관련 예산이 늘어나는 것에 비례해서 과학언론 및 과학 커뮤니케이션 육성에 나설 것”을 요청했다.

이용수 과언회 고문(왼쪽)과 권준희 과언회 고문이 의견을 밝히고 있다. / 한국과학언론인회
이용수 과언회 고문(왼쪽)과 권준희 과언회 고문이 의견을 밝히고 있다. (사진=한국과학언론인회)

<다음은 성명서 전문>

우리나라는 정부의 노력과 국민들의 열망이 모아져 오늘날 세계적으로 매우 빠른 속도로 과학기술이 발전한 국가로 성장했습니다. 이 모든 과정에 정부의 의지와 전문가의 식견 그리고 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다른 모든 분야와 마찬가지로 과학기술 역시 고속 압축성장하다 보니 충분히 다지지 못한 상태로 웃자란 모습을 여러 곳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경제를 발전시키는 도구로서의 역할이 강조되어 왔습니다.

이러한 문제는 과학기술을 다루는 언론 또는 과학 커뮤니케이션에서도 그대로 노출된 상태로 이어져 왔습니다. 언론사들이 경영이 악화되면 먼저 과학부를 없애는 조치를 취한 것에서 이러한 인식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정부 역시 과학기술 담당 부처를 수시로 다른 부처와 통폐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관성은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는 상태가 됐습니다. 과학기술을 경제발전의 수단으로서의 역할을 강조하면, 국민들의 사고방식을 편향된 방향으로 끌고 갈 우려가 있습니다. 정부의 정책이 한쪽으로 치우쳐 국가예산을 효과적으로 사용하지 못하게 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미래지향적인 진취성 대신 현상 유지하는 정체성으로 빠질 위험이 발생합니다. 급변하는 사회 환경에 제 때 대응하지 못할 가능성도 높습니다.

이런 우려를 담아 한국과학언론인회는 다음과 같이 과학언론활성화의 방향을 발표합니다.

언론사에게 부탁합니다.
언론사는 어떤 철학과 원칙을 가지고 과학기술을 다룰 것인지 더욱 더 심사숙고하기를 권고합니다. 언론사들이 이러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독립적인 과학부를 설치하고 과학기자를 체계적이고 장기적으로 양성할 것을 권고합니다.

언론인들에게 당부합니다.
과학기술이 나아가는 방향이 곧 세계가 발전하는 방향이며 나라의 미래를 보여주는 설계도입니다. 과학 언론인들은 국가의 운전대가 될 올바른 여론을 일으키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기를 스스로 다짐합시다.

행정부와 입법부에게 당부합니다.
기업이나 대학 또는 과학자들에게만 맡기지 않고 국가가 나서서 과학기술 발전을 지원하고 육성하듯이, 과학 언론과 과학 커뮤니케이션 역시 언론사나 언론인에게만 맡겨둘 분야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국가 과학기술 발전을 위해 투입하는 예산과 노력에 비례해서 과학언론과 과학 커뮤니케이션 발전에도 균형을 맞춰 줄 것을 요청합니다. 과학기술 정책과 연구개발을 홍보하는 것이 과학언론을 육성하는 유일한 방향이라고 여기는 제한된 생각에서 벗어날 것을 요청합니다.

정부가 과학기술 육성에 나서는 만큼, 과학언론도 육성해야 한다. / Pixabay
정부가 과학기술 육성에 나서는 만큼, 과학언론도 육성해야 한다. (사진=Pixabay)

행정부와 입법부는 미래지향적이고 도전적이며 창의적인 새로운 과학 언론 육성 정책을 수립할 것을 요청합니다.

과학기술인들에게 당부합니다.
과학기술이 이제는 과학기술 자체로만 존재하기에는 미치는 영향력의 범위가 넓어졌습니다. 사회와 역사와 세계 그리고 인간과 문화를 함께 돌아보는 넓고 융합적인 시선으로 과학기술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19년 3월 27일 
한국과학언론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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