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카메라, MP3, 네이게이션 등 타격
전자기기들 잇따라 대량 학살돼

[데일리비즈온 심재율 전문기자]사람들은 스마트폰에 열광하지만, 그렇게 뜨거운 환호성을 뒤로 하고 쓸쓸히 사라진 전자제품들도 적지 않다. 비명 한 번 제대로 지르지 못하고 전 세계를 호령하다가 사라진 전자기기들은 어떤 것이 있을까?

이동전화는 원래 움직이면서 전화를 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만들어졌다. 그러나 오늘날 이동전화가 발전한 스마트 폰에서 음성통신 수단은 아주 작은 기능일 뿐이다.

예전에 사람들은 전화기에서 소리가 울리면 대단한 것으로 각해서 꼬박꼬박 받았지만, 요즘은 아무리 벨이 울려도 아는 사람이 아니면 답변조차 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최근 세계경제포럼은 스마트폰이 얼마나 우리 생활 속에 깊숙이 침투했는지에 대한 조사를 벌였다. 세계경제포럼이 8개 국가에서 8,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50% 이상의 응답자들이 지갑을 잃어버리는 것 보다 스마트폰을 잃어버리는 것을 더 걱정하고 있었다. 스마트폰을 전화와 메시지를 주고받는 일에만 사용하는 사람들은 겨우 14%였다.

많은 전가기기들이 스마트폰으로 통합된다. / Pixabay
많은 전기기기들이 스마트폰으로 통합된다.(사진=Pixabay)

스마트폰 때문에 시장이 축소되거나 비명횡사한 주요한 전자기기를 꼽으면 다음과 같다.
▲디지털 카메라 : 2000년대 중반 2메가 픽셀짜리 카메라가 달린 피쳐폰이 나온 이후 스마트폰 카메라는 눈부시게 발전했다 오늘날 중저가 스마트폰에도 8메가에서 12메가 픽셀짜리 카메라가 달리 것을 볼 수 있다. 심지어는 광각이나 HDR의 고성능 카메라가 달린 것도 있다. 요즘에는 스마트폰에 카메라가 4개~5개를 다는 고성능도 나온다. 보통 스냅사진을 찍을 때는 스마트폰 카메라를 사용해도 조금도 손색이 없다.

이 때문에 초보자용 카메라는 이제 더 이상 설 땅이 없다. 사진을 아마추어 수준으로 찍으려는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사용해도 조금도 부족함이 없다. 남아공화국의 GfK의 연구에 의하면 2018년 4분기 초보자들이 사용하는 카메라의 시장은 17%가 떨어졌고, 렌즈교환식(DSLR) 카메라 시장 역시 33%가 줄어들었다.

▲내비게이션 기기 역시 사라질 운명에 빠졌다. 2000년대 초 만해도 GPS 기능을 가진 내비게이션 기기는 아주 고가의 비싼 장남감에서 빼놓을 수 없는 기기로 성장했다. 그러나 GPS 내비게이션 기능이 스마트폰으로 들어가면서 네비게이션 기기 시장은 거의 종말을 고하면서, 겨우 틈새 상품이 됐을 뿐이다.

▲유선전화 : 월드뱅크에 따르면 유선전화 가입 숫자는 2009년 12억5천만으로 가장 많았다. 그 이후 급격히 유선전화 가입자 숫자는 줄어들어 2017년 말 전 세계 유선전화 가입자숫자는 10억이 채 안된다. 이에 비해서 2017년 말 전세계의 이동전화 가입자숫자는 77억개에 이른다.

유선전화가 충분히 보급되지 않은 국가에 이동전화가 먼저 보급되면 이들 국가에서는 유선전화를 굳이 설치할 필요가 없다. 그러므로 아프리카나 아시아 중동 및 라틴아메리카에서는 유선전화 서비스를 받을 이유가 없어진다. 부자국가에서조차 많은 사람들이 점점 더 선이 있는 전화로 성가시게 하지 않을 것이다.

▲포터블 음악기기 : 스마트폰이 오늘날처럼 보급된 마당에 이제는 MP3플레이어라는 이름을 아직도 기억하는 사람들이 몇이나 될까. 내비게이션 기기와 마찬가지로 MP3플레이어는 2000년대 중반 전세계를 휩쓸었지만, 오늘날 사람들은 이 모든 기능을 가진 스마트폰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MP3는 흔적을 찾기도 어렵다./Pixabay
MP3는 흔적을 찾기도 어렵다.(사진=Pixabay)

▲게임용 콘솔 : 게임용 콘솔이나 PC시장은 아직은 스마트폰이 다른 전자기기를 학살하는 살벌한 전쟁 가운데서도 잘 버티는 것으로 보인다. 높은 수준의 그래픽을 원하는 사람들은 특히 그렇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소니 같은 회사가 게임을 넷플릭스나 스포티파이 같이 클라우드 스트리밍 서비스에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에 사정은 변하고 있다.

▲만능 키로 변신 : 스마트폰은 이제 얼마 안 가서 신용카드를 집어 삼키고 지갑의 자리를 빼앗을 것 같다. 게다가 스마트폰은 가정에 있는 가전제품들을 원격 제어하는 리모트 스위치가 될지 모른다. 스마트폰은 마침내 자동차의 시동을 걸고, 집 현관이나 호텔 문을 여는 만능키가 될 것 같다.

저작권자 © 데일리비즈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