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LG C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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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비즈온 이재경 기자] 작년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체 인구 5천120만 명 가운데 81.5%가 도시에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의 추계에 의하면 이러한 도시화율은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2050년에는 86.4%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도시화율의 측면에서 선∙후진국 간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세계 각국은 모두 점증하는 동일한 트렌드를 보여주고 있다.

이렇듯 세계 각국은 도시화의 진전 속에 정보통신기술을 위시하여 IoT, AI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들을 융합하여 도시를 스마트하게 개발하는 것에 모든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 초저지연, 초연결, 초고속을 특징으로 하는 ‘5G’ 시대의 도래로 스마트시티는 한층 더 현실화되고 있다.

작년 스페인의 나바라대학교 경영대학원인 IESE 비즈니스 스쿨에서 발표한 스마트시티 순위에 따르면 모빌리티/교통과 사회적 일체성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서울이 7위로 좋은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도시계획과 환경의 평가 점수는 낮은 것으로 나타나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다. 환경문제와 관련하여 2016년에 발표된 국제에너지기구(IEA)의 보고서를 살펴보면 우리나라는 이산화탄소 배출 증가율이 세계 1위이다. 이런 현실에서 Climate Action Tracker는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감축 접근방법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친환경적인 스마트시티의 개발로 현재 세계적인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나 말레이시아의 포레스트 시티와 같은 해외 도시들의 개발사례를 살펴보면 도시계획 단계에서부터 기술과 도시 디자인을 통합하여 추진하고 있다. 이 도시에 들어선 거대한 빌딩(skyscraper)들을 보면 예술품을 보는 듯 우리의 심미적 감성을 자극하는 아름다운 디자인에 신재생 에너지 등 탄소 제로화를 실현할 수 있는 첨단 기술이 접목됨과 동시에 빌딩에서도 자연을 접할 수 있는 실내정원이 있는 최첨단 그린빌딩이다. 아쉽게도 현재 우리나라에는 이러한 해외 사례와 비견되는 멋진 최첨단 마천루가 없는 실정이다. 

이런 관점에서 우리는 스마트시티를 넘어 스마트 그린시티를 추구할 필요가 있다. 스마트 그린시티는 정보통신기술과 생태기술이 융∙복합되어 인간과 자연이 어우러지는 쾌적한 환경을 갖춘 도시를 의미한다. 도시를 디자인할 때 쾌적한 환경의 조성을 위해 공원 등의 자연 생태계 조성도 중요하지만 해외의 최근 사례들처럼 도심의 빌딩 속에 자연환경을 조성하는 아이디어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를테면 도심의 빌딩에 스마트팜(Smart farm) 관련 첨단기술을 활용하여 식물원을 고스란히 옮겨오는 것이다. 일부러 야외로 멀리 나가지 않아도 자연환경을 접하면서 일하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멋진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이는 빌딩 내 공기 순환 기술과 여과장치에 더하여 요즘 우리가 겪고 있는 곤혹스러운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는 하나의 방편이 될 것이다. 

첨단 기술과 도시 디자인을 통합하여 스마트 그린시티를 추진하면서 반드시 건축물의 디자인도 검토하여야 한다. 도심 건축물의 디자인은 21세기의 관광자원이기도 하기에 그러하다. 이는 도시 경쟁력의 원천이자 국가의 경쟁력이기도 하다. 이탈리아의 원형 경기장, 파르테논 신전 등 고대 로마의 웅장한 건축물, 이집트의 신전과 피라미드, 가우디가 설계한 것으로 유명한 스페인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등 과거의 건축물 유산이 훌륭한 관광자원이 되었듯이 이제는 스페인 빌바오의 구겐하임 미술관, 두바이의 부르즈 할리파, 마카오의 베네치안, 싱가포르의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 등이 새로운 관광자원으로서 많은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최근 미국 뉴욕 맨해튼 미드타운에 등장한 15층짜리 구조물 ‘베슬(Vessle)’은 우리에게 시사 하는 바가 크다. ‘베슬’은 뉴욕 허드슨 강변 일대를 재개발하면서 건설한 벌집 모양의 독특한 디자인의 구조물로서 뉴욕의 새로운 랜드 마크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스마트 그린시티의 구현을 위해 첨단기술의 적용에만 매몰되지 않으면서 전반적인 도시의 디자인 속에 창의적이고 아름다운 개별 건축물의 디자인이 더해질 때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랜드 마크가 생겨나고 세계와의 경쟁에서 밀려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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