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에 연구개발 형태로 녹아 들어가
유튜브, 이메일, 스트리밍 등 측정 어려워
서비스 무역이 이미 상품 무역 앞질러

[데일리비즈온 심재율 전문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한 무역 압박을 강력하게 취하면서 미국과 중국 사이의 경제력 싸움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미국은 중국에 대한 압박수단의 하나로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가 엄청나게 많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킨다. 중국이 미국 시장에서 물건을 많이 팔아 큰돈을 벌고 있으니, 이를 상쇄할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로이터 통신은 올해 1월 지난해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가 3,230억 달러라고 보도했다. 이는 2017년 2,758억 달러에 비해서 크게 늘어난 수치이다.

현재 드러난 미-중 무역 분쟁의 내용은 천연가스, 콩, 공산품등에 주로 쏠려있다. 그러나 잘 언급되지 않지만, 중요한 부분이 있다. 바로 서비스 부분이라고 세계경제포럼(WEF)은 지적했다.

보이는 상품 무역이 다가 아니다. /Pixabay
보이는 상품 무역이 다가 아니다.(사진=Pixabay)

비록 미국이 상품에서는 커다란 무역적자를 보고 있지만, 중국을 포함해서 많은 국가들과의 교역에서 서비스 부분에서는 무역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을 감안해서 조정한 것을 보면 2000년에서 2016년 사이에 미국의 서비스 부문 무역흑자는 145%가 늘어났다. 미국 GDP에서 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70%나 되고 고용의 71%가 서비스에서 나온다. 제조업 부문 고용 인력 보다 훨씬 많은 것이다.

세계무역에서도 지난 10년 동안 서비스 무역량은 상품 무역량 보다 60% 빠르게 성장했다. 어떤 것은 이동통신이나 정보통신 서비스의 형태를 가지고 있고, B2B 서비스나 지적재산권 등이 이런 범주에 들어간다.

겉으로 보이는 서비스 용역은 물론 전체 교역량에서는 아직도 매우 적다. 2017년 상품 교역량을 가격으로 환산하면 17.3조 달러로 서비스 교역량 5.1조 달러에 비해 3배 이상 많다. 그러나 매킨지 글로벌 연구소(MGI) 보고서가 밝혔듯이 이 데이터는 글로벌 경제를 하나로 묶어주는 서비스의 역할을 지나치게 낮게 평가한 수치이다.

대표적인 서비스 무역은 연구 및 개발, 설계, 맞춤형 마케팅, 유통 등으로서 상품 교역가치의 1/3을 차지한다. 예를 들어 암 치료약이 국제적으로 판매될 때 거래대금은 공산품 거래로 기록된다. 그러나 그 약을 이용하는 환자 입장에서 보면 그 약의 진짜 가치는 생산과정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약을 발견하고 개발하는 과정에서 들어간 연구개발에서 나온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측정하면 서비스의 직접적인 무역은 1990년 이후 대략 23%를 차지했다. 그러나 상품 생산에 들어간 서비스의 가치를 감안하면 서비스 무역은 전체 글로벌 무역의 약 45%를 차지한다.

다국적 기업들이 세계에 설치한 지사에 보내는 보이지 않는 자산은 글로벌 무역에서 추적되지 않는다. 기업들이 브랜드와 소프트웨어와 디자인과 본사 가동시스템에 투입하는 수 억 달러의 비용을 생각해야 한다. 보이지 않게 국경을 넘어가면서 유통되는 서비스 중 가장 기술은 매년 교역규모가 2,300억 달러에 달하고 헬스케어와 의약품은 약 1,600억 달러이다. 그러나 이런 방식으로 국경을 넘는 무역의 흐름은 공식적인 무역으로 측정되지 않는다.

상품 생산에 들어가는 기술은 엄밀히 말하면 서비스 무역으로 분류해야 한다. /Pixabay
상품 생산에 들어가는 기술은 엄밀히 말하면 서비스 무역으로 분류해야 한다.(사진=Pixabay)

특히 국경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디지털 서비스는 전혀 측정이 안 된다. 이메일이나 실시간 매핑, 비디오 회의, 음악 스트리밍, 소셜 미디어 등이 이런 범주에 들어간다. 전 세계 사람들은 매일 위키피디아의 4,000만 개의 기사를 300개 언어로 검색하며, 유튜브에서는 수십 억 시간의 비디오 콘텐트가 방영된다. 이렇게 자유롭게 넘나드는 디지털서비스는 항상 측정에 어려움을 가져다준다.

이 모든 것을 합치면 매킨지 글로벌 연구소(MGI)는 잘 측정되지 않는 통로를 통한 서비스 무역은 8조3,000억 달러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중 4조 달러의 서비스 교역은 공식적인 무역통계에는 전혀 계산되지 않고 있으며, 4조3,000억 달러의 서비스 무역은 현재 상품무역으로 계산되고 있다. 이런 방식으로 부가가치까지 계산하면 이미 서비스 무역은 상품무역보다 약간 더 많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두 나라 사이의 무역 수지 균형에 관한 협상의 초점은 크게 변해야 한다. 특히 미국은 보이지 않게 국경을 넘어가는 가치의 거의 1/3을 차지하고 있으며, 어마무지하게 많은 이용자를 긁어모으는 기술기업들의 고향이기도 하다. 계속 밀려드는 기술적 혁신은 국경을 넘는 서비스를 크게 확대할 것이다. 5G통신을 비롯해서 가상현실, 로보틱스 등이 가상 교실과 원격 수술, 산업용 기기 유지보수에 대한 원격 서비스를 강화할 것이다.

오늘날 국경을 넘는 서비스의 흐름은 이미 무시하기에는 너무나 커져 버렸으며 지금도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다.

무역을 측정할 때 이 부분도 계산하기 시작할 때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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