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갈 때가 경영혁신을 해야 하는 최적의 시점이다. 시동을 걸어라

배진실 인사경영컨설팅 ‘인재와 미래’ 대표
배진실 인사경영컨설팅 ‘인재와 미래’ 대표

스스로의 자기 혁신이 생존과 장수를 이끌다

2017년 말 노르웨이 앞 바다에서 상어 한 마리가 포획되었다. 일반 상어보다 몸통이 두껍고 지느러미가 짧은 이 상어는 영상 1도씨의 추운 지방에서 살아가는 그린란드상어였다. 이 날 포획된 상어에 과학자들의 시선이 쏠린 이유는 그 크기 때문이었다.

기존 생태학에 따르면 이 상어는 1년에 1cm를 자란다. 그런데 이 상어는 길이가 무려 7미터였다. 역산해 보니 조선 초기 연산군 시대, 즉 1502~1505년 사이에 태어난 것으로 추정되었다. 수명이 500년이 넘는 것도 놀라운 일이지만 도저히 사냥에 적합하지 않은 체형으로 어떻게 먹이를 구하는지도 궁금했다.

그 비밀은 눈에 있었다. 그린란드상어의 90%는 일부 기생충에 눈이 감염된다. 기생충은 눈을 파먹고 그 자리에 기생하게 되는데 뜻밖에도 이 기생충은 빛을 발한다. 깊은 바다에서 헤엄치던 생물들은 어둠 속에 빛나는 불빛을 보고 다가왔다가 그린란드상어의 먹잇감이 된다. 비록 헤엄치는 능력도 뒤떨어지고 시력도 없는 상태지만 이 상어는 그 어떤 동물보다 오랫동안 목숨을 보존한다.

필자는 2018년도 <그린란드상어처럼 생존하라> 책을 발간하면서 장수동물인 그린란드 상어에 주목하였다. 그린란드상어는 생존을 위해 본인이 가장 아끼는 시력을 포기하였다. 그 대가로 자기 자신의 생존과 장수를 얻었다.

그린란드상어에게서 얻은 영감은 바로 기업의 ‘자기혁신’이었다. 전장에 나가 싸우는 무사가 자신의 팔을 내주고 상대방의 목을 친다는 이야기처럼 기업의 자기혁신은 어제까지의 최대 강점으로 꼽히던 내부 요인을 과감히 잘라버리고 시대에 맞춰 변화하고 행동하는 것을 의미한다. 내일 다시 한 번 승리하기 위한 조건을 만들기 위해서 어제를 과감히 끊어버리는 모든 도전을 의미한다.

 

잘 나갈 때 스스로의 자기혁신을 실행하다: 도요타자동자의 혁신 사례

올해 2019년 초 우리는 아주 흥미로운 경제 기사를 접하였다. 기사의 제목은 ‘사상 최대 실적 도요타, 임원 수 절반 줄인 파격 조직 개편’이었다. 조직개편의 핵심은 과감한 조직의 통폐합에 있었다. 차장·부장 등 중간 관리자 그리고 상무 등 임원을 포함해 총 2300명을 ‘간부’라는 호칭 하나로 합치고, 총 59명이 있던 상무(33명)와 상무이사(26명) 직책은 아예 폐지했다. 이로써 도요타 전체의 임원 수는 사장과 부사장, 펠로우(fellow), 전무까지 합해 기존 55명에서 23명으로 줄었다. 이미 도요타는 2016년 4월에 ‘신체제’ 개편을 발표했다.

도요타는 이를 통해 조직의 의사 결정이 더 빨라지고, 부서 이기주의 대신 소비자 지향적인 사고가 더 활성화되도록 했다. 당시 도요타는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한 직후였는데도, 34만 명 거대조직을 통째로 뜯어고치는 파격을 단행했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최강자의 자리를 가지고 있는 도요타가 이처럼 과감한 혁신적인 조치를 연속적으로 취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가 익히 알다시피 도요타는 한 때 글로벌 자동차시장의 최강자로 군림하다 부진의 늪에 빠졌다. 그리고 화려하게 부활하였다. 도요타는 2016년 이후로도 사상 최대 수준의 실적을 유지, 글로벌 완성차 제조사 중 홀로 ‘꽃길’을 걷고 있다. 2018년 도요타의 순이익은 25조원으로 일본 기업 역대 최대였다. 최대 실적과 최대 성장이라는 성적표를 가지고 있는 글로벌 기업이 조직을 통째로 흔드는 개혁과 혁신을 행동으로 보인 이유는 바로 ‘미래 먹거리’에 대한 불안이었다.

즉, 앞으로의 자동자시장은 자동차완성업체가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자율주행차가 보듯이 IT와 AI가 주도하는 시장으로 변화 할 것이라는 선제적인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또한 빠르고 신속한 의사결정과 군더더기가 없는 슬림하고 생산적인 조직을 갖고 싶은 열망을 현실로 실현하고자 하는 것이다. 지금 현시점 모든 것이 완벽하고 잘 나가는 상황이지만, 가깝고도 비교적 먼 장래를 리드하기 위하여 비록 뼈를 깎는 아픔이라 하더라도 스스로의 자기혁신을 행동으로 보이고 있는 것이다.
 
 

국내 자동차회사의 혁신 사례

한국 자동자업계에도 변화와 혁신의 바람이 불고 있다. 최근 글로벌 자동차시장에서 정체와 판매량 감소를 겪고 있는 현대자동차도 올 해 초 재성장을 위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출시한 대형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 팰리세이드와 시장 출시를 앞둔 소나타가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이다. 팰리세이드의 경우, 최소 6개월은 기다려야 차를 받을 수 있다. 큰 대박 조짐이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한 때 회사의 주력상품이었던 소나타도 국내외에서 많은 관심과 흥행을 예상하고 있다. 이러한 현대자동자그룹도 내부적으로 변화와 혁신을 행동화하고 있다.

일반 사무직 직군을 단순화하고, 임원 아래 직제를 단순화하거나 줄일 것을 계획하고 있다. 자율좌석제, 자율복장제, 및 자율출퇴근시간제 등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하고, 딱딱한 상명하복의 군대식 조직문화도 이제는 과감히 개선 및 혁신을 하고자 하는 것이다. 

 

국내 증견기업의 무서운 자기혁신과 성장

국내 숙박 온오프라인 연계(O2O) 1위 기업 야놀자의 성장세가 무섭다. 2017년 1005억 원의 매출을 기록, 전년 대비 50% 가까이 성장하며 업계 최초 연매출 1000억 원을 돌파한 데 이어 아직 집계 중인 지난해 매출도 두 배 가까운 성장이 기대된다. 야놀자는 숙박업계의 오래된 관행인 아날로그 중심에서 AI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디지털 생태계로의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동시에 글로벌화도 혁신의 항목으로 넣었다.

야놀자는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 기술을 적극 도입, 고객 개개인의 성향에 맞춘 컨시어지 서비스, 셀프 체크인 키오스크와 예약 정보 연동을 통한 객실 관리 자동화(무인 운영) 등의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레저·액티비티 플랫폼 ‘레저큐’를 인수한 데 이어 중국 ‘씨트립’, 일본 ‘라쿠텐’, 유럽 ‘호스텔월드’, 동남아 ‘젠룸스’ 등 국가별 주요 숙박 플랫폼 업체들과 제휴를 맺고 전 세계 50만개 호텔에 대한 예약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글로벌 시스템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야놀자를 일개 숙박연계업체에서 국내 숙박 온오프라인 연계(O2O) 1위 기업 및 글로벌 체인을 갖춘 기업으로 성장하는 근간은 바로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끝없는 자기혁신과 변화로 생존과 성장을 추구하는 데 있는 것이다

 

잘 나갈 때 하는 것이 진정한 경영혁신, 스스로 자기혁신을 행하라

많은 기업들이 기업의 생존과 장수기업으로의 꿈을 가지고 있다. 기업도 생명체와 같아서 생존과 성장을 모색한다. 스스로 행하는 자기혁신과 변화는 화려한 구호나 장식품이 아니다. 자기혁신이 없거나 미약할 경우, 스스로 도태하거나 기업 성장이 지지 부진하다. 우리나라 신생기업의 5년 생존율은 2015년 기준 27%였다. 5개 기업을 설립하면 5년이 지나면 1개 기업이 겨우 살아남는다(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자료). 상기의 많은 사례는 스스로의 자기혁신이나 변화가 없는 경우, 생존과 성장을 담보하지 못하는 것을 웅변으로 말하고 있다.

자기혁신, 특히 잘 나간다고 생각 할 때가 진정으로 혁신과 변화를 생각하고 이를 실천에 옮겨야 할 가장 올바른 타이밍인 것이다. 망설임 없이 행동에 옮겨야 할 시점이 바로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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