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 아일랜드, 복제인간 소재로 화두 던져

(사진=픽사베이)
착용(웨어러블)은 스마트 헬스케어 기술이다. (사진=픽사베이)

[데일리비즈온 이동림 기자] 산업혁명은 인류 역사에서 수차례 일어났다. 그런데 4차 산업혁명이 시작되자마자 전 세계적으로 많은 이들이 심상치 않음을 감지하고 혼란에 빠졌다. 이미 겪어온 과정임에도 너 나 할 것 없이 이토록 긴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배경에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방식의 ‘융합’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과 사람은 물론 기계와 기계, 사람과 기계가 융합되면서 세상에 없던 기상천외한 존재가 쏟아져 나온다. 지금까지 한 번도 목격하지 못한 현상이다 보니, 신기하다 못해 두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에 ‘영화 속 4차 혁명’은 영화 속 간접 경험을 통해 다가올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잘 대비하고 준비하자는 취지에서 시리즈로 기획됐다. <편집자 주>

“영화 ‘아일랜드’는 복제인간을 소재로 여러 가지 화두를 던진다. 장기이식을 위해 ‘생산’된 복제인간은 생명연장이라는 ‘욕망’을 위해 소비될 수 있는 ‘상품’일 뿐인지, 비록 탄생과정을 달라도 또 하나의 ‘인격체’인지, 진지한 질문을 하게 된다. 나를 복제한 인간과 만난다면 자아의 정체성, 나와 타인의 경계 등에 대해서도 궁금해질 것이다. 영화는 과학기술이 윤리와 철학 없이 도구로만 활용된다면 인류는 큰 혼란을 겪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개봉한 지 무려 14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참신한 설정과 영상으로 세련미를 주는 영화 아일랜드, 스칼렛 요한슨이라는 섹시 배우가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영화이기도 하다. 영화는 인간의 영생에 대한 끝없는 욕망을 인간 복제라는 흥미로운 주제로 풀어냈다. 

주인공인 링컨 6-에코(이완 맥그리거)는 복제인간이라는 사실도 모른 채 복제인간들과 최후의 인류라는 믿음과 함께 살아간다. 15살 수준의 교육을 받고 주입된 유년시절의 기억을 가지고 똑같은 옷, 똑같은 음식을 먹는다. 이들의 목표는 지상 최후의 낙원 아일랜드로 선택되어 떠나는 것. 그 목표를 위해 엄격한 통제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낸다. 아일랜드로 간다는 의미가 자신들의 죽음을 뜻하는 것인지도 모른 채 말이다.

영화 '아일랜드'는 고객의 필요로 인해 복제인간이 생산되고 희생되어 폐기되는 과정을 통해 인간 복제에 대한 경고를 전달한다. (사진=드림웍스)
영화 ‘아일랜드’는 고객의 필요로 인해 복제인간이 생산되고 희생되어 폐기되는 과정을 통해 인간 복제에 대한 경고 메시지다. (사진=드림웍스)

◇ ‘인간 복제’로 풀어낸 영생에 대한 끝없는 욕망

이제 현실로 돌아와 영화 아일랜드에서 우리가 오늘 주목해볼 부분은 바로 영화 초반에 나오는 유토피아에서의 삶이다. 사람들은 항상 자신의 신체의 건강을 자동으로 점검받고, 건강 상태에 따라 자신이 먹는 모든 식사가 통제된다. 그리고 일정 운동량을 채우지 못하면 각종 제재를 받는다. 이렇게 팍팍하고 제한된 삶이지만, 그들의 건강만 생각해 보았을 때는 상당히 철저한 관리를 받는 셈이다. 영화를 자세히 살펴보면 최첨단 기술로 무장한 다양한 헬스케어 서비스들을 찾아볼 수 있다. 

스마트 헬스케어란 IT기술을 통해 건강관리 및 의료 서비스를 더욱 쉽고 빠르게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 헬스케어 시장은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스마트폰 등 스마트 기기가 대중화되고, 사람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부터다. 게다가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기술이 점점 현실화되면서, 여러 기기가 수집한 건강 데이터를 통합하여 진단에 도움을 주거나 질병을 예방하는 등의 서비스가 점차 주목을 받고 있다.

아일랜드에서 찾아낸 첫 번째 헬스케어 기술은 바로 수면 측정 기술이다. 이 기술은 수면 패턴을 분석해 사람의 맥박수, 호흡수, 뒤척임 등을 측정해 시간당 수면 패턴을 측정하고 얼마나 건강한 수면을 취하고 있는지, 언제 어떠한 이상 패턴이 있는지를 판단해 알려준다. 일본의 한 수면 컨설팅업체는 수면측정기와 스마트폰 앱을 결합, 건강한 수면 습관을 알려준다.

침대 매트리스 아래 깔린 수면측정기가 잠드는 시간과 수면의 깊이 등을 분석한 뒤 졸음이 오는 시간을 예측해 스마트폰 앱 등으로 “10분 일찍 취침하세요” 등 개인 특성에 맞는 습관을 조언하는 프로그램이다. 심지어 일본 수면 분야 최고경영자인 야나기자와 마사시(柳沢正史) 교수가 향후 뇌파 데이터 측정 장치와 인공지능(AI)을 결합시켜 불면증 퇴치 운동을 벌인다고 하니, 추후에는 어떻게 발전될지 기대가 되는 분야다.  

◇ 잠에서 깨어나면서부터 시작되는 ‘건강관리’

(사진= 영화 ‘아일랜드’ 스틸 컷)
(사진=영화 ‘아일랜드’ 스틸 컷)

두 번째 기술은 소변을 통한 건강 측정 기술이다. 소변에서 검출되는 당, 온도 등을 이용해 건강을 진단해주는 스마트한 기술이다. 이른 바 ‘건강 모니터링’ 화장실 변기에 센서를 장착, 호르몬·바이러스·기타 분자를 측정해 임신 여부, 전염병 감염 여부, 당뇨병 여부 등을 진단 할 수 있다. 작은 카메라를 사용해 대변 모양과 크기, 점성을 측정해 암의 징후를 알 수 있다.

이런 성능을 갖춘 스마트 화장실은 현재 연구 중이지만, 앞으로 10년 이상 지나야 대중화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국내에서는 한 과학기술원이 대·소변으로 건강 상태를 알려주는 ‘스마트 변기’를 개발한 적은 있다. 이 변기는 건강을 위한 첨단 기능을 추가해 자외선(UV)램프를 설치, 변기 내부와 변좌를 살균·소독해준다. 대·소변을 분석하는 바이오센서도 마련해 사용자 건강 상태를 스마트 폰으로 볼 수 있다.

세 번째 기술은 착용(웨어러블) 기술을 이용한 스마트 헬스케어다. 성인 4명 중 한명이 혈압상승 위험을 갖고 있다. 고혈압은 발작, 심장병 등 생명을 위협하는 다양한 상태의 위협인자다. 심방세동의 경우 많은 사람이 자신의 상태를 알지 못한다. 그러나 고혈압은 전문 의료인 도움 없이 상태를 측정할 수 있다. 이는 ‘손목 위 주치의’라 불리는 스마트워치로부터 가능하다. 가령 앱에서 혈압의 변화를 알려준다거나 심전도 검사 기능을 추가해 심방의 불규칙한 박동을 감지해 심장 발작을 감시한다. 

지난해 애플이 공개한 ‘애플워치4’는 심전도(ECG) 측정 등 헬스케어 기능을 강화했다. 이러한 방식으로 측정한 심전도 결과는 스마트폰에 기록되고 의사와 공유도 가능하다. 운동량과 같은 신체 행동 데이터를 측정해 평균 심장 운동 수치나, 소비 칼로리 등의 형태로도 제공된다. 디지털 주치의가 진찰과 조언을 해주는 세상, 이 것이 바로 앞으로 펼쳐질 찬란한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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