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불안정성 해결이 먼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사진=연합뉴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사진=연합뉴스)

[데일리비즈온 박종호 기자] 인도 증시가 좀처럼 치고 올라오지 못하고 있다. 신흥국 펀드들이 연초 수익을 내는 가운데 유독 인도 펀드만 힘을 못 쓰고 있는 모양새다. 

18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인도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2.52%다. 중국(14.11%), 베트남(5.03%), 러시아(9.34%), 브라질(10.51%) 펀드가 올해 들어 빠른 속도로 지난해 손실을 회복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해 홀로 선방했던 인도와 대조를 띄고 있다.

실제로 연초 이후 인도 대표 지수인 센섹스 지수는 1.2% 하락했다. 이에 더해 인도 루피화가 약세(1.06% 하락)로 외국인 투자가 주춤해진 것도 영향을 줬다. 

인도 증시 부진의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먼저 인도 증시의 밸류에이션 수준이 다른 신흥국 대비 높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서태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9일 보고서에서 “현재 인도 증시의 12개월 주가수익비율(PER)는 지난 5년 평균치를 상회한다”며 “다른 신흥국들과 비교해 비싸다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오는 4~5월로 예정된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대된 것도 하락 요인이다. 14일 카슈미르 지역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로 다시금 파키스탄과의 군사 충돌 가능성이 고조되자 글로벌 투자자들은 인도를 기피하고 있다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모디 총리가 총선을 앞두고 감세 및 보조금 지급 등 선심성 정책을 발표하면서 정부의 재정적자 목표 달성도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인도는 이에 지난 1일 공개된 예산안에서 2019~20년 회계연도 GDP 대비 재정적자 목표치를 3.41%로 올려 잡았다. 총선을 앞두고 민심 공략에 나선 모디 정부가 선심성 정책을 쏟아내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은 있다. 여전히 인도가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 기대되는 만큼 참을성을 갖고 기다리는 투자자들도 많다는 것이다. 알렉산더 울프 JP모건 아시아투자전략 수석은 “친개혁 성향의 모디 인도 정부에 아직 희망을 품고 있는 투자자들도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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