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에 위치한 JDI 사옥. (사진=JDI)

[데일리비즈온 박상희 기자] 일본 디스플레이 업체인 재팬디스플레이(JDI)가 중국 자본과 손잡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 전망이 현실화될 경우 중국이 제조업 원천기술을 다수 확보함에 따라 한 층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JDI는 경영악화에 따른 자본수혈을 위해 중국 자본으로 구성된 투자단과 협상을 진행 중이다. JDI는 중소형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을 만드는 업체이자 일본 디스플레이의 자존심이다. 2012년 소니, 도시바, 히타치의 디스플레이 사업 부문이 연합하여 출범했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가 만든 산업혁신기구도 지분 25.29%를 확보하며 힘을 보탰다.

JDI는 중소형 디스플레이가 LCD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빠르게 바뀌는 환경에서도 LCD를 고수해 몰락을 자초했다. 지난 14일에는 2018 회계년도 영업손실이 200억 엔(약 2000억 원)을 웃돌 것이라는 전망을 발표해 투자자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특히 최대고객사인 애플이 LCD 대신 OLED 채택을 늘린데다 애플 자체의 판매량도 신통치 않자 JDI가 직격탄을 맞았다. 올해 들어 JDI의 공장 가동률은 50% 이하로 떨어졌다.

자본수혈이 시급한 JDI가 선택한 대안은 지분매각이다. 현재 가장 유력한 협상자로는 중국이 꼽힌다. 일본 현지 언론들은 JDI가 실크로드 투자펀드 등으로 구성된 중국 투자단에 의결권을 30% 이상 넘기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투자단은 JDI 의결권 확보에 그치지 않고 중국 저장성에 5000억 엔(5조 원)을 들여 OLED 생산라인을 건설하는 방안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돈에는 중국 정부의 보조금이 포함된다. JDI 최고위급 임원과 산업혁신기구 간부 등 20여명 역시 지난해 12월 중국 저장성을 방문해 이 같은 투자방안을 논의했다.

업계에선 이 같은 투자방안이 현실화할지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의 자본과 일본의 기술력이 결합한 기업이 등장할 경우 한국의 OLED 독주체제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다이제스트ICT는 “(이 같은 안이 현실화된다면) 한국에는 최악의 케이스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LG디스플레이가 받는 충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다이제스트ICT는 “삼성디스플레이는 애플 외에도 삼성전자와 화웨이라는 공급처를 갖고 있지만 LG디스플레이는 애플 외 마땅한 공급처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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