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유명명소 입장료 최근 큰 폭 증가해
-각국 재계에서는 역효과 우려하기도

태국 내 한 사원의 지붕장식. (사진=픽사베이)

[데일리비즈온 박종호 기자] 저렴한 관광지의 대표주자였던 동남아시아 주요 관광지의 입장료가 오르고 있다. 환경과 기간 시설의 유지보수를 위한 것이라지만 그 정도가 지나치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방콕의 유명 사원인 왓 포는 매년 300만 명이 방문하는 태국의 대표적인 문화 유적이다. 하지만 최근 입장 요금이 200바트(약 7000원)로 약 두 배가 올랐다. 7년 만에 요금 인상이기도 하다. 캄보디아의 앙코르 와트도 2017년 요금을 37달러(약 4만 원)로 올렸다. 85% 인상이다. 인도네시아의 코모도 국립공원은 ‘입장료 바가지’가 가장 심하다. 무려 500달러(약 60만 원)에 달한다.

요금 인상의 명분은 관련 산업의 지속성이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이러한 인상 조치가 오히려 관광객들의 발걸음을 돌리게 할 것이라 우려한다. 관광업이 GDP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산업 환경을 고려하자면 더욱 그렇다. 그 와중에 태국은 GDP가 국가 경제의 20%를 의존하고 있다.

동남아 여행이 대중들에게 상대적으로 저렴한 여행지로 인식된 것은 전 세계가 마찬가지다. 이에 따라 최근 몇 년간 동남아를 방문하는 외국인들의 수는 해마다 치솟고 있다. ASEAN 10개국을 방문하는 관광객의 수는 2017년 기준 1억2500만 명인데, 이는 5년 전에 비해 40% 증가한 수치다. 전 세계 해외여행객 수의 10%에 달하는 수치다.

이 국가들은 대개 갑작스레 증가한 관광객들을 수용할 여건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 몰려드는 관광객이 오히려 농림어업등 주민들의 삶의 터전을 파괴하는 경우도 많다. 이에 각국은 관광지의 요금료를 인상하는 것으로 주민들의 삶을 지키고, 유관 산업의 지속성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그나마 사정이 낫다는 말레이시아도 마찬가지다. 말레이시아령 보르네오의 한 국립공원은 작년 18세 이상 외국인 관람객들의 입장료를 기존 요금에서 20링깃(약 6000원) 인상했다.

유명한 코모도 국립공원이 위치해 있는 인도네시아의 동(東) 누사 텡가라의 주지사 역시 지난 11월 국립공원의 입장료를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코모도 국립공원은 코모도 도마뱀의 서식지와 핑크색 모래사장으로 유명한 관광지이다. 약 10달러 인상이라고는 하지만, 인상된 결과는 500달러다. 우리 돈 50만 원이 넘어가는 금액이다. 터무니없이 비싼 금액에 지역 경제인들도 우려를 표한 모양이지만, 주지사는 어쩔 수 없는 조치라 반박했다.

이에 따라 입장료의 급격한 인상은 외국인 관광객에게 거부감을 줄 수가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이 지역이 가진 장점을 생각한다면 더욱 그렇다. 베트남에서는 하롱베이를 오가는 크루즈보트의 이용료를 약 85% 증가하는 안이 제기되기도 했는데, 지역 경제인들의 격렬한 반발에 휘말려 결국 무산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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