뭄바이에 위치한 빈민가의 한 모습. (사진=뭄바이 페이스북)

[데일리비즈온 박종호 기자] 인도 뭄바이, 미국 필라델피아 등지의 슬럼이 투자자들의 새로운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슬럼의 재개발이 수익성과 사회공헌의 측면에서 효과적이라는 이유에서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이 프로젝트에 주목한 회사는 아크임팩트투자자문이다. 이 회사는 작년 초 인도 뭄바이의 슬럼 재개발 사업에 200만 달러(22억3800만 원)를 투자해 운용하는 등 투자의 외연을 넓혔다. 국내 자산운용사 중 도심재개발 프로젝트에 투자한 최초의 사례다.    

뭄바이는 인도 국내총생산(GDP)의 6%를 차지하는 금융·엔터 산업의 중심 도시다. 서울과 비슷한 면적에 인구는 2000만 명 정도지만 절반 가량이 도심에 산재한 슬럼에 거주한다. 대개 상하수도 설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해 위생 사정이 열악하고, 범죄가 자주 발생한다.  

아크임팩트투자자문이 뭄바이 재개발 현장에 뛰어든 데는 이 회사 설립목적과 무관치 않다.  세상을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바꾸며 동시에 돈도 번다는 이른바 ‘임팩트 투자’가 그것이다. 개도국의 슬럼가는 이러한 비전을 실천하기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저개발 지역이어서 개발 여하에 따라 그 가치를 끌어올릴 여지가 크고, 빈민들 삶의 수준도 높일 수 있다.

이 회사가 기대하는 뭄바이 재개발 투자 수익률은 연 20%다. 현지 사정에 밝은 투자처와 손을 잡아 리스크를 줄였다. 정부 소유 토지를 상당 기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은 보너스다. 이에 개발지역의 절반은 원주민이 입주하는 고층 서민아파트로 조성하고, 나머지는 고급 아파트를 지어 일반에 매각한다. 바로 이 고급아파트에서 수익을 낸다는 구상이다. 

슬럼은 인도 뭄바이는 물론, 브라질 리우데자이네루, 페루 리마, 나이지리아의 라고스, 케냐 키베라를 비롯해 인구가 밀집한 개도국의 거대 도시에 어김없이 형성돼 있다. 하지만 빈민가 재개발이 원주민 퇴출 등 부작용을 빚지 않으면서 참여자들이 상생하는 방식으로 수행되는 사례는 드물었다. 이들 국가도 대부분 재정상의 한계로 엄두를 내지 못해왔다.   

하지만 현재는 다르다. 현지사정에 정통한 투자처와 수익을 좇는 금융이 손을 잡으며 판이 뒤집혔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도 도심 재생 수요는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집권 기반이 된 러스트 벨트, 필라델피아 노스 켄싱턴 등이 대표적 사례다.

임창규 아크임팩트투자자문 전무 역시 “시장 기능과 혁신이 개입되면 수익률과 임팩트는 상쇄관계가 아니라 상승관계가 될 수 있음을 여러 증거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저작권자 © 데일리비즈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