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결국 조양호 끌어내리나?

270억 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검찰에 출두한 조양호 회장. (사진=연합뉴스TV)

[데일리비즈온 박종호 기자] 오너 일가의 ‘갑질 논란’으로 국민적 지탄을 받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일가의 경영권 방어 여부가 화제가 되고 있다.

오는 3월 대한항공의 지주사인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조양호 회장의 이사 해임안 등 주주들의 ‘표 대결’이 기정사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진칼은 2013년 만들어진 지주회사로 대한항공·한진·진에어·칼호텔네크워크 등 한진그룹 핵심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연초부터 한진칼 등의 3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주주권 행사 의지를 피력한 데 이어 2대 주주인 사모펀드 KCGI 역시 한진그룹의 경영진 교체를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여기에 더해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를 적극 주문하면서 조 회장 일가는 진퇴양난이다.

스튜어드십 코드란 기관투자자들이 국민을 대신해 투자 기업의 의사결정에 관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문 대통령은 23일 열린 공정경제추진 전략회의에서 “정부는 대기업 대주주의 중대한 탈법과 위법에 대해선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를 적극 행사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역시 16일 국민연금 최고의결기구인 기금운용위원장 자격으로 대한항공과 한진칼을 겨냥한 스튜어드십 코드활용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현재 국민연금은 대기업의 경영권 위축 논란을 두고 숨고르기에 들어간 상태이다. 23일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주주권 행사 분과위원회를 열어 ‘경영 참여’에 해당하지 않는 조 회장의 대한항공 이사 연임에 대한 의결권 행사에 7명이 찬성하고 2명이 반대했다. 이는 3월 주총에서 국민연금이 조 회장의 이사 연임에 반대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하지만 조 회장으로서는 안심하기 이르다. 31일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가 주주권 행사 여부 및 방안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업계에서는 조 회장 측이 주총 표 대결에서 이기더라도 일부 이사 교체, 사회적 책임 경영 강화 방안 마련 등 KCGI의 일부 주장을 받아들일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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