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크인을 돕는 로봇 컨시어지. (사진=하우스텐보스)

[데일리비즈온 박종호 기자] 컨시어지 로봇을 도입해 화제가 되었던 일본의 한 호텔이 최근에는 로봇이 일거리만 늘린다며 절반 가량을 해고한 사건이 있었다.

일본 나가사키 현에 위치한 네덜란드 풍의 하우스텐보스 테마파크 내 헨나 호텔은 지난 2015년 7월 문을 열었다. 이 호텔엔 과거 휴머노이드 로봇 10개 비롯, IT 기술이 적용된 설비들이 다수 배치돼 이들이 사람의 일을 대신할 것이라는 기대를 모은 바 있다.

호텔은 다국어가 가능한 휴머노이드 로봇에게 체크인 업무를 맡겼다. 투숙객이 안면 인식 시스템을 통해 객실 문을 열 수 있는 기능, 열감지 센서를 통해 실내 적정 온도를 맞춰주는 기능도 갖췄다. 히데오 사와다 하우스텐보스 회장은 개장 당시 "미래엔, 호텔 서비스의 90%가 로봇이 대신할 것"이라는 밝은 전망도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15일 외신에 따르면, 헨나 호텔은 최근 243개의 로봇 중 절반을 해고했다. '추리'라는 이름을 가진 인형 모양의 객실 비서 로봇이 대표적이다. 다수 호텔들이 사물인터넷(IoT) 호텔을 표방하며 구글 어시스턴트, 알렉사 등 인공지능(AI) 비서를 객실에 도입한 것처럼, 헨나 호텔도 AI 컨시어지를 객실에 들여놨다. 

하지만 추리는 투숙객이라면 쉽게 궁금해 하는 질문들에 대해 답하지 못했다. 가령 주변 상권이 언제 닫는지에 대한 대답을 갖고 있지 않았다. 또한 작은 공룡 모양 로봇 두 대는 손님의 체크인을 대신해주는 역할을 맡았으나, 여권을 복사하는 일은 여전히 사람이 해야 했다.

수하물 운반 로봇 두 대는 호텔 내 100개가 넘는 개실 중 약 24개까지만 도달할 수 있었고, 비나 눈이 오면 일을 수행하지 못했다. 두 로봇이 길에서 서로 맞닥뜨려 정체된 상황도 빈번했다.

이처럼 호텔 로봇들은 사람을 대신해 호텔 일을 돕는다는 목적으로 도입됐으나, 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고 결국 해고됐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유력 외신은 "호텔은 사람의 일을 대신 하도록 로봇을 배치됐으나 오히려 더 많은 일을 만들고 간 꼴"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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