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 톱10 중 9개가 키즈채널
-언어장벽 최소화 콘텐츠로 이용자 공략

유튜브 내 대세 콘텐츠로 자리잡은 키즈 콘텐츠. (사진=유튜브) 

[데일리비즈온 박종호 기자] 바야흐로 유튜브는 '키즈'들의 시대다. 심지어는 초등생 유튜버가 대거 등장하면서 그중 일부는 10억 원 넘는 수익을 올리기도 한다. 문자메시지 대신 유튜브 영상으로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는가 하면 국내의 일선 학교에서는 유튜브를 활용한 교육이 정규과정에도 도입되기 시작했다.

`키즈 크리에이팅` 열풍은 아이들에게 친숙한 장난감에서부터 시작했다. 별다른 설명 없이도 갖고 노는 방법만 찍어 보여주면 된다는 점이 인기 요인으로 손꼽힌다. 키즈 채널이 유튜브의 진입연령을 극적으로 낮춘 주역인 셈이다.

가령, ‘팜팜토이즈’는 젤리를 연상시키는 ‘액체 괴물’ 장난감과 관련된 영상을 제작하는 국내 유튜브 채널이다. 진행자나 제작자가 얼굴을 드러내진 않는다. 말도 하지 않는다. 다만 손으로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뿐이다. 언뜻 단순해 보이는 키즈 콘텐트로 승부하는데도 구독자 수만 약 600만 명에 달한다. 비슷한 채널 ‘토이푸딩’이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 ‘아이스크림 자동차와 플레이도우 장난감 놀이'에는 아기인형이 아이스크림 자동차에서 아이스크림을 구입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이 동영상의 조회 수는 현재(26일 기준) 1억3000만 회에 달한다. 이 동영상 하나가 벌어들인 광고수익은 최대 5억9000만원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프로그램들을 구독하는 주부들은 “아이들과 영상을 보면서 ‘같이 만들어볼까?’라고 놀이를 유도하면 육아가 이보다 더 쉬워질 수 없어진다”며 “바쁠 때는 영상을 틀어주고 다른 일을 해도 아이들이 칭얼거리지 않아 비슷한 또래 자녀를 둔 엄마들 사이에서 유튜브는 필수다”라고 말했다. 시장조사 업체 엠브레인 역시 국내 유튜브 이용자 1000명은 유튜브 이용 이유로 ‘영상으로 설명해주는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서(45.9%)’ ‘찾고자 하는 맞춤형 정보가 많아서(40.8%)’ 등을 주 이유로 꼽았다고 밝혔다. 

정보 전달에 오락적 요소가 가미된 ‘인포테인먼트' 콘텐트일수록 유튜브에서 인기를 끌기 쉽다는 뜻이다. 그리고 키즈 콘텐츠는 게임, 먹방 등과 함께 대표적인 인포테인먼트 분야로 손꼽힌다. 유튜브를 이용하는 주요 연령층인 10~20대에게 친화적인 콘텐츠로 무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키즈 콘텐트의 경우 아이 스스로 즐겁게 노는 법 또는 아이와 놀아주는 법에 특화되어 있다. 콘텐츠 특성상 영상 친화적일 수밖에 없어서 다른 매체가 대체하기 어렵기도 하다.

이에 유튜브에서 월 최고 2억 원 이상 광고수익을 올리는 국내 1인 유튜버(유튜브 동영상 제작자)의 75%는 주로 유아 대상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유튜브 분석 사이트 소셜블레이드에 따르면 17일 기준 한국에서 개설된 유튜브 채널 중 엔터테인먼트사, 방송사, 완구업체를 제외한 광고수익 상위 20개 중 15개가 유아 콘텐츠를 주로 다뤘다. 상위 10개 채널은 1개를 제외하고 모두 유아 대상 동영상을 유통했다.

광고수익 1위가 ‘보람튜브 토이리뷰’(월 최고 추정치 160만 달러), 2위 ‘보람튜브 브이로그’(150만 달러), 3위 ‘토이푸딩’(96만6000달러), 4위 ‘레인보우토이톡톡’(82만 달러), 6위는 ‘라임튜브’(33만8000달러)였다. 상위 4개 채널의 월 최고 광고수익은 9억 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들 유아 콘텐츠는 업계의 이른바 조상이라고 불리는 ‘대도서관(본명 나동현)’이 운영하는 유튜브 동영상 채널 ‘대도서관TV’(5500달러)보다 광고수익이 149배 이상 많았다.

유튜브 역시 키즈 채널의 성장에 주목해, 키즈채널 구독자에게 차별화된 UI등의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유튜브 광고수익 산정 방식은 복잡하다. 광고수익을 올리려면 기본적으로 채널 구독자가 1000명을 넘어야 한다. 또 최근 1년간 시청시간이 4000시간 이상이어야 한다. 시청 국가, 콘텐츠 내용, 광고 시기 등도 수익 산정 요소로 고려된다. 소셜블레이드는 CPM(1000회 광고 노출당 가격)을 0.25~4달러로 계산하고 있다. 유튜버를 관리하는 국내 멀티채널네트워크(MCN) 관계자는 “유튜브 프리미엄 서비스가 생기면서 정산 방법이 더욱 복잡해졌는데 통상 조회 건당 1~3원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광고수익 요소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조회수다. 토이푸딩은 구독자가 2000만 명을 넘지만 보람튜브 토이리뷰(742만 명)보다 광고수익이 더 적었다. 영상 조회 수에서 밀렸기 때문이다. 26일까지 양 영상이 조회수로 비교하면 보람튜브 토이리뷰의 조회 수는 1815만6874회로, 767만3573회인 토이푸딩에 비해 훨씬 많았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시장에서 유아 콘텐츠에서는 언어가 크게 필요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육아를 위해 유튜브 동영상을 활용하는 글로벌 부모가 증가하고 있는 것도 한몫했다”고 분석했다.

유아 동영상 제작자들은 이런 세계 시장과 수요를 세밀하게 공략하고 있다. 채널명과 동영상 제목을 대부분 영어로 표기한다. 영어 음성·자막도 제공한다. 언어 사용은 최소화하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뽀로로, 마블, 디즈니 등 최신 장난감을 활용한다. 전문인력까지 적극 이용한다. 동영상 촬영, 편집 등은 대부분 전문가에게 맡긴다. 국내 MCN 관계자는 “같은 유아 대상이지만 내용이 다른 동영상 채널을 여러 개 운영하는 제작자가 생기는 등 ‘1인 유튜버’를 넘어 하나의 기업으로 진화한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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