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외교협회(CFR) 2019년에 '주목할 10대 선거' 뽑아
-인도, 캐나다, 나이지리아...정권교체 예상되는 세 국가 동향

현재 인도 제1 야당인 인도국민회의의 총재를 맡고 있는 라훌 간디. 그는 인도 '건국의 아버지'인 네루의 증손이기도 하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비즈온 박종호 기자] 올해는 미국 중간선거, 이탈리아 총선, 파키스탄 및 말레이시아 총선 등 각국의 정치지형에 중요한 변화를 불러온 선거들이 치러졌다. 미국에서는 트럼프가 공화당 내 세력을 가까스로 유지하는 데 성공했으며, 말레이시아는 90세가 넘은 마하티르가 60여 년만에 독립 이후 첫 정권교체를 이뤄냈다. 파키스탄 역시 기존의 양당제 및 군부세력을 타파하고 대안 세력이 정권을 잡는 데 성공한 한 해였다. 이 기조는 내년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미국외교협회(CFR) 역시 최근 2019년에 '주목할 10대 선거'로 내년 각국의 정세를 조심스레 전망한 바 있다. 이 중 가장 눈에 띄는 세 국가를 짚어보았다. 아시아에서는 인도, 북미에서는 캐나다, 아프리카에서는 나이지리아 등이다.

◆ 인도, 모디 정부의 리더십 시험대에 올라

인도는 4월 혹은 5월에 국회의원 선거를 치를 예정이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집권 여당 바라티야 자나타 당(BJP)은 2014년 선거에서 큰 승리를 거둔 바 있다. 모디 총리는 다가올 선거에서도 정권을 연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모디 총리 지지의 근간이 되어온 농민층에서 지지율 하락세를 보이는 등 상황을 장담할 수 있는 형편이 아니다. 의료보험제도 전면 개편안은 현재 교착상태에 빠져 있고, 중국과 파키스탄 등 외교적인 면에서도 큰 성과를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다. BJP는 지난 11일 지방 선거에서 여당 성향이 강한 5개 주 중 3개 주에서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했다. 

모디 총리의 패인은 제조업 활성화 캠페인 ‘메이크 인 인디아’ 등 정책을 펼치는 과정에서 전체 인도 인구 13억 5000명 중 70%를 차지하는 농민을 소외시킨 데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농민들은 최근 모디 정부에 친농업 정책 도입을 요구하며 전국 곳곳에서 시위를 벌였다. 지난 1일에는 수도 뉴델리에 수만명이 모여 모디 총리와 BJP를 규탄했다. 모디 총리의 대항마로 거론되는 인도국민회의(INC)의 라훌 간디 총재 역시 최근 성명을 내고 "모디 정부는 국민들의 바람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번 총선에 참여하는 인도 유권자는 최소 8억5000만 명에 달한다. 세계 최대의 민주주의 국가라는 명칭에 걸맞는 유권자 수다. 이들은 약 80만 개 투표소에서 선거를 치를 예정이다. 

날이 갈수록 하락하는 지지율에 골머리를 썩는 트뤼도 캐나다 총리. (사진=연합뉴스)

◆ 캐나다, 트뤼도 인기는 날이 갈수록 하락

10월 21일에는 캐나다 총선이 치러진다. 쥐스탱 트뤼도 현 총리와 자유당은 2015년 선거에서 150석을 차지했다. 캐나다 의회 사상 최대규모의 집권당이 탄생한 것이다. 하지만 2018년 트뤼도와 여당의 인기는 크게 떨어졌다. 60%에 가까운 캐나다인들이 2019년 선거가 끝나면 다른 정당이 집권하기를 기대한다고 대답했다. 현재 자유당의 지지율 역시 30% 후반 대를 상회한다. 

여론조사기관 앵거스리드사가가 19일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트뤼도는 총리감으로 누가 적합하냐는 질문에도 집권 이후 처음으로 야당 대표에 밀려나고 있다. 적합도 질문에 연방보수당 앤드류 시어(Scheer) 대표를 꼽은 경우는 33%로 트뤼도 총리를 선호한 27%를 앞섰다. 이슈마다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트뤼도 총리는 트랜스마운틴 송유관, 미국과의 교역 분쟁, 밀입국 등 주요 사안마다 대책 마련이 서툴렀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캐나다 일간 글로브앤메일 역시 그가 선거구 체제를 개혁하겠다던 공약을 취소한 점이 지지율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한편, 당면한 현안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28%가 정부의 지출 및 재정 악화라고 응답해 각각 21%가 선택한 경제, 환경 및 공해, 보건 이슈를 눌렀다. 게다가 트뤼도 총리의 가장 큰 지지자는 젊은 층이다. 그러나 이들 사이에서의 지지율도 점차 힘을 잃고 있다. 이 점이 부정적인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18세~34세의 트뤼도 총리 지지율은 56%였지만 올해는 42%로 급감했다.

◆ 나이지리아, 많은 것을 바꿀 내년 총선

나이지리아는 2월 16일 총선을 치른다. 인구 1900만 중 1990년 이후 출생자는 거의 60%에 달하지만, 대다수의 정치인들은 나이지리아가 독립한 1960년 이전에 출생했다. 이런 배경에서 시작된 ‘출마할 준비가 됐다(Ready to Run)’ 캠페인은 ‘어리지 않다(Not Too Young to Run)' 운동은 모하마두 부하리 현 대통령이 2015년 사상 첫 정권 교체를 이루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이에 부하리 대통령은 대통령 후보 나이 제한을 40세에서 35세로, 주지사 후보 연령 제한을 35세에서 30세로 낮추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부하리 대통령은 범진보의회당(APC)을 대표해 재선을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그가 여당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근 거의 60여 명의 국회의원이 부하리 정권에 항의를 표하며 APC를 떠났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에는 많은 것들이 걸려있다. 나이지리아는 아프리카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로 경제 규모도 가장 클 뿐만 아니라 가장 많은 양의 석유를 생산하는 국가이다. 하지만 테러의 위협 등 국내외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다가, 250여 개로 나뉜 종족과 북부 이슬람·남부 기독교 세력 간 해묵은 대립, 빈부 격차와 세대 갈등 등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불안 요인이 적지 않다. 게다가 실업률은 현재 19%까지 올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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