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캐나다 측에 체포되었던 멍완저우 화웨이 CFO. 현재는 약 83억 원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난 상태다. (사진=SBS뉴스)

[데일리비즈온 박종호 기자] 현재 중국은 첨단기술 '강도짓'을 한 대가로 전세계에서 왕따 당하는 분위기다. 사실인지도 모르겠고,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어느 정도로 강도짓을 했는지야 알 수 없지만 적어도 많은 국가들은 중국의 강도짓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눈치다. 

화웨이는 미국은 물론 프랑스, 호주, 일본, 인도에서도 퇴출당했으며, 영국에서도 퇴출당할 위기에 놓여있다. 심지어 올해 초에는 아프리카 연합건물에 도청과 해킹을 시도하다 적발되기도 했다. 전체주의국가에 배타적 민족주의 성향이 강한 중국인데다 그 동안의 미운털이 쌓이고 쌓였으니 진실이야 어쨌든 국가 신뢰도가 바닥을 모르고 떨어지고 있는 추세다.

중국으로서는 가뜩이나 안좋은 국제여론을 반전시키려면 어떻게든 위기에 빠진 화웨이를 건져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녹녹치 않은 상황이다. 화웨이가 주춤할 시 이는 중국의 기술 굴기에 치명타이기 때문이다. 중국이 납짝 엎드린 이유가 있는 법이다. 

현재 중국은 제조업 2025의 전면수정에 나선 상태다. 중국제조 2025는 주요 부품과 재료의 국산화를 2020년 40%, 2025년 70%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단순한 첨단기술 발전 계획이 아니라, 미국에 대한 첨단기술 의존도에서 벗어나 세계 제일의 첨단기술 자급자족 국가가 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미국은 ‘중국 제조 2025’가 중국의 기술도둑질 수단이라고 일찍부터 지적해 온 바 있다.

또한 최근에는 장서우청이란 중국계 양자물리학자가 기술유출 혐의로 미정부로부터 조사를 받았으나, 멍완저우 화웨이 CFO의 체포 며칠전 갑작스레 자살을 한 사건도 있었다. 항간에는 장서우청의 죽음이 화웨이와 연관돼 있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양자기술을 중국에 넘기려다 미국이 막았다는 얘기도 돌고 있다. 정확한 내막은 알 수 없지만 화웨이 CFO 체포 사건이 단순한 사건에 그칠 수 없는 이유다.

이에 중국은 전직 캐나다 외교관과 사업가 2명을 체포하면서 보복에 나섰다. 그 중 한 명은 마이클 스페이버라는 대북사업가인데, 하필이면 김정은과 돈독한 친분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전직 외교관이야 외교적인 보복성 체포라고 볼수 있겠지만, 스페이버는 일개 대북사업가일 뿐인데 굳이 체포할 필요성이 있었을까? 

이에 일각에서는 북한의 수장인 김정은과 절친한 스페이버를 체포한 것은 북한에게 보내는 하나의 경고라고 해석하는 이들이 많다. 북한이 중국에게서 벗어나 친미노선을 타려는 신호를 캐치했기에 이를 방해하기 위한 체포라는 것이다. 

혹은 화웨이와 관련해, 중국 측에 불리한 정보를 북한이 스페이버를 통해 미국에게 전달하려고 했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현재 북한은 경제제재의 해제가 최우선 목표인 상황이다. 내년 초 북미회담이 다시 열릴 가능성도 남았다. 미국에게 무늬만 혈맹인 중국에게 불리한 소스를 제공함으로써 신뢰를 확보하고 싶을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아직은 더 지켜봐야 할 문제다. 현재까지는 추측과 추정이 난무할 뿐이다. 하지만 단순한 사건인 줄 알았던 화웨이 CFO체포 문제가 보다 복잡한 외교전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다만 중국에게는 더욱 불리한 상황으로 전개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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