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친구를 만드는 좋은 방법이다. / Pixabay
(사진=Pixabay)

[데일리비즈온 김동현 기자] 한국의 관광산업이 GDP에 기여하는 비중이 1.8%로 OECD 회원국 중에서 최하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관광이 급증하면서 해외순소비 유출 현상도 지속되는 것으로 조사되었는데, 모두 한국의 비싼 '관광 물가'와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다. 

5일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이 분석한 자료에 의하면, 2015년 OECD 회원국의 GDP에서 관광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평균 4.2%인 반면 한국은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한국의 관광산업 GDP 기여도는 1.8%로, 데이터가 있는 OECD 25개국 중에서 24위에 그쳤다. 한국 아래에는 1.7%인 덴마크가 유일하다. 사실상 최하위 수준이다.

해외순소비가 가계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분석한 해외순소비 비중에서는 한국이 OECD 32개 회원국 중에서 5번째로 높았다. 외국인의 국내소비에 비해 내국인이 해외관광을 통해 사용하는 해외소비가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실제로 OECD 32개 국가 중에서 22개국이 외국인의 국내소비가 내국인의 해외소비보다 더 많았다. 내국인 해외소비가 외국인의 국내소비보다 많은 곳은 10개다.

한국보다 해외순소비가 더 많은 나라는 노르웨이, 리투아니아, 벨기에, 독일 등 4개 국가 정도에 불과했다. 특히 그동안 해외소비 유출국이었던 일본도 지난 2014년에 해외순소비 유입국으로 돌아섰다. 일본 오사카의 해외 방문객 순위는 2012년 117위에서 작년 30위로 87계단 뛰어오르기도 했다. 올해 오사카 방문 관광객은 745만명으로 작년보다 13% 증가한 것으로 추산됐다

한경연은 해외순소비 유출은 국내 관광산업의 경쟁력이 취약하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세계경제포럼(WEF)이 136개국을 대상으로 조사·발표한 관광경쟁력지수를 보면 한국의 가격경쟁력은 지난 2007년 84위에서 2017년 88위로 4계단 하락했다. 한국의 가격경쟁력이 관광산업의 경쟁력을 저하하는 주요 요인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가격경쟁력을 구성하는 요소 중에서 티켓 세금과 공항이용료 요소를 제외한 호텔가격지수(76위), 구매력평가지수(114위), 유류가격 수준(88위) 등 대부분 요소가 낮은 순위에 머물렀다. 한경연에 따르면 지난 2000년부터 2017년까지 국제항공료가 1.2% 감소하는 동안 국내항공료는 14.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총 지수가 13.0% 오르는 동안 호텔숙박료는 31.6%, 콘도이용료는 31.9% 올랐다.

한경연도 "국내 여행객이 가격 때문에 해외여행을 선택한다는 설문결과를 뒷받침했다"면서 "같은 기간 음식·숙박서비스 물가가 22.3%, 식료품·비주류음료 물가가 16.8% 올라 국내 여행에서 느끼는 물가인상 체감도가 높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관광은 굴뚝 없는 산업으로 주요 국가의 핵심 산업으로 자리 잡았으나 한국은 갈 길이 멀다"며 "관광자원 부족에 가격경쟁력마저 떨어지면 외국인의 관광소비 감소뿐 아니라 내국인의 관광소비 유출도 우려되기 때문에 국내 관광의 경쟁력을 높이는 장기적 국가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유로모니터가 매년 조사하는 외국 여행자가 많이 찾은 전 세계 100대 도시 명단에서 서울은 2년 전보다 8단계 떨어진 24위를 기록했다. 제주는 87위를 차지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비즈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