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계출산율 갈수록 줄어… 91개 국가에서 2.1 미만

전 세계적으로 출산율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절반 가량의 국가에서 인구감소의 징조가 나타나고 있다. 합계출산율이 심각하게 낮아졌기 때문이다.

합계출산율(TFR; Total Fertility Rate)이란 한 여성이 가임기간(15~49세) 내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말한다.

합계출산율은 1950년 이후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는데, 이 추세로 가면 세계인구가 감소할 지도 모른다.

1950년 전 세계 합계출산율 평균은 4.7명이었다. 현재의 합계출산율은 거의 반토막이다. 2017년 기준 2.4명에 불과하다.

일반적으로 한 국가가 인구를 현재 상태로 유지하려면 합계출산율이 2.1명이 되어야 한다. 1950년에는 세계 모든 국가의 합계출산율이 2.1명 이상이었다.

2017년 기준 91개 국가가 합계출산율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 반대로 합계출산율이 높아 인구 증가가 예상되는 국가는 104개 국가이다.

 

여성들의 출산기피가 확대되고 있다. ⓒ Pixabay
여성들의 출산기피가 확대되고 있다. ⓒ Pixabay

[데일리비즈온 심재율 기자]베이비 붐 vs 베이비 버스트

미국 워싱턴 대학교의 ‘건강 메트릭스 및 평가 연구소’(Institute for Health Metrics and Evaluation)의 크리스토퍼 머레이(Christopher Murray) 소장은 “어떤 국가는 출생아가 급격히 늘어나는 ‘베이비 붐’(Baby Boom)을 겪고 있으며 다른 국가는 출생아가 급격히 줄어드는 ‘베이비 버스트’(Baby Bust)를 겪고 있다” 말했다.

합계출산율이 가장 높은 국가는 니제르로 7.1명을 기록했다. 이어 차드 6.7, 소말리아 6.1, 말리 6.0, 아프가니스탄 6.0, 남수단 5.9, 부르키나파소 5.4, 부룬디 5.3, 우간다 5.2, 콩고·앙골라·나이지리아 5.1 순이다.

합계출산율이 가장 낮은 국가는 키프로스와 대만으로 1명이다. 이어 한국·안도라·푸에르토리코·태국 1.2, 보스니아·폴란드·몰도바·일본 1.3명 순이다.

현재 인구가 가장 많은 국가는 중국으로 총 14억1248만 명이다. 이어 인도 13억8056만 명, 미국 3억2483만 명, 인도네시아 2억5813만 명, 파키스탄 2억1428만 명, 브라질 2억1181만 명, 나이지리아 2억608만 명, 방글라데시 1억5698만 명, 러시아 1억4618만 명, 일본 1억2836만 명이다.

세계질병부담(GBD Global Burden of Disease)은 매년 연례 보고서를 발표한다. 올해도 146개 국가 3,676명이 참여해 195개 국가의 84개 위험요소와 359개의 질병에 대한 380억개의 요소를 분석했다.

보통 이 보고서는 질병과 건강 및 수명 등에 대한 자료를 발표하지만, 올해는 처음으로 인구문제를 거론했다. 지난 8일 란셋(Lancet) 저널에 발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세계인구는 1950년 26억명에서 2017년 76억명으로 197%가 늘어났다.

이렇게 합계출산율이 줄어드는데도 불구하고 현재 세계인구가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망률이 지속적으로 줄어들 뿐 아니라 1940년대에 인구증가가 정체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아프리카는 인구 폭발 시대 맞아 

1997년부터 2007년 사이 세계인구는 매년 8,150만명이 늘어났으며, 2007년부터 2017년 사이에는 매년 8,720만명이 늘어났다. 1950년 고소득 국가는 세계인구의 24%를 차지했지만, 2017년 이 인구는 14%로 줄어들었다.

2010년부터 2017년 사이에 인구가 매년 2% 이상 늘어난 국가들은 주로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국가이다. 니제르를 비롯해서 나이지리아· 이디오피아· 말리 등이며 아프리카 이외 국가로는 인도· 파키스탄· 파푸아뉴기니· 아이티 등이 특히 인구가 많이 늘었다.

다만 같은 기간 유럽에서는 인구감소를 겪은 국가들이 많았다. 인구감소를 겪은 유럽 국가로는 그루지아· 폴란드· 루마니아· 그리스· 스페인· 포르투갈이 있으며 이외의 국가로는 일본· 쿠바· 푸에르토리코가 있다.

 

합계출산율이 2.1명은 되어야 한다. ⓒ Pixabay
합계출산율이 2.1명은 되어야 한다. ⓒ Pixabay

이렇게 당분간은 합계출산율이 낮아도 사망률이 낮아지고, 이에 따라 사람들의 수명이 늘어나기에 인구가 당장 눈에 띄게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특히 유럽국가에서는 이민자들을 많이 받아들이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추세가 계속되면 순식간에 인구가 줄어드는 시점으로 접어들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세계적으로 출산율이 줄어드는 이유를 크게 세 가지로 분석한다.

첫 번째는 어린이 사망이 줄어들면서 여성들이 자녀를 적게 낳는다는 것.

두 번째는 피임이 광범위하게 보급됐다는 것.

마지막 세 번째는 여성들이 이전보다 더 본인의 교육과 직업에 관심을 쏟는다는 것이다.

출산율 감소와 인구 고령화는 단순히 연령별 인구 분포의 변화만 가져오는 것이 아니다.  인구의 변화는 사회의 모든 면에 전부 다 영향을 미친다.

주택, 교통, 소비, 기업활동 등 대부분의 국가 계획에서 인구의 변화는 큰 이슈이다. 작업장 환경, 은퇴시기, 연금정책, 보건정책 등을 모두 재검토해야 한다.

때문에 합계출산율이 떨어지는 국가들은 여성의 출산율을 늘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국가에서 출산율을 높이는 정책은 실패를 겪어왔다.

머레이 소장은 “전세계 국가의 약 절반이 현재 인구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합계출산율 2.1명을 밑도는 매우 중대한 분기점에 와 있다. 만약 여기서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는다면 이런 국가에서는 인구가 줄어들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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