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 연구에 응용 가능

천진난만한 갓난아기의 웃음소리는 정말 아름답고, 귀엽고, 신기하다. 아기 웃음 소리가 한번 지나가면 그 공간은 전혀 새로운 장소로 바뀐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도로 뭔가 특이한 힘이 있다.

최근 아기 웃음에 담긴 신비한 힘의 원천을 과학적으로 밝혀낸 연구가 나왔다. 그 비결은 웃는 방법에 있었다.

갓난아기의 웃음을 잘 들어보면 숨 넘어갈 듯 웃는 것이 큰 특징이다. 한 번 터진 웃음은 끊어지지 않고 계속된다.

이는 보통 사람들이 웃는 방법과 다르다. 성인 사람의 웃음보다는 오히려 침팬지 같은 영장류가 웃는 방식과 유사하다. 숨을 내쉴 때도 웃고 숨을 들이쉴 때도 웃는다는 것이 가장 근본적인 차이다.

어린아이는 어른과 다르게 웃는다. ⓒ Pixabay
어린아이는 어른과 다르게 웃는다. ⓒ Pixabay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대학교(University of Amsterdam)의 심리학자인 디사 소터(Disa Sauter) 부교수는 캐나다 빅토리아 컨퍼런스 센터에서 열린 미국 음향학회(Acoustical Society of America) 176주년 기념 학회 자리에서 이런 내용을 발표했다.

소터 교수는 3개월~18개월 된 아기 44명의 웃음소리를 분석했다. 해당 웃음소리는 온라인 비디오에서 가져온 것이다.

아기들은 무언가에 재미있게 반응하면 까르르 밝고 명랑한 웃음소리를 낸다. 소터 교수는 이 녹음된 웃음소리를 102명에게 들려주고 분석을 의뢰했다. 심리학과 학생들로 구성된 분석단은 녹음된 웃음소리가 들숨에 웃는 것인지 날숨에 웃는 것인지를 평가했다.

그랬더니 가장 어린 아기들은 공통적으로 들숨과 날숨에 모두 웃었다. 들숨과 날숨에 모두 웃는것은 침팬지 같은 영장류가 웃는 방식이다. 그러나 아기들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숨을 내쉴때만 웃었다.

말을 배우면서 들숨 웃음소리 사라지는 듯

성인의 경우 숨을 들이쉴 때 웃는 경우가 가끔은 있지만, 들숨에 웃는 비율이 아기나 침팬지에 비해서 크게 차이가 난다.

소터 교수는 “사람의 웃음은 갑자기 변하는 것이 아니라 서서히 나이가 들어가면서 변화를 일으킨다”고 설명했다.

다만 소터 교수는 이번 연구가 비전문가들이 듣고 분석한 것이라는 한계를 시인하기도 했다. 그는 현재 음성학자들의 분석을 바탕으로 추가 연구를 하고 있다.

소터 교수는 또 이같은 웃음의 변화가 어떤 특별한 인간 발달의 중요한 단계와 연결된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왜 사람은 들숨과 날숨에 모두 웃다가, 자라면서 주로 날숨에서만 웃는 것일까?  다른 영장류들은 다 커도 들숨 날숨 모두에서 웃는다.

소터 교수는 이에 대해 “아직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아마도 사람들이 언어를 배우면서 말을 하는 발성법이 발달한 결과”라고 추정했다.

과학자들은 들숨과 날숨을 바탕으로 나오는 웃음의 분량 사이에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그리고 사람들이 나이에 따라 다르게 웃는 이유 역시 조사하고 있다.

유아와 어린 아기들에게 웃음은 보통 간지르기 같은 신체적인 자극의 결과로 나타난다. 이는 다른 영장류와 비슷하다.

침팬지는 아기같이 웃는다. ⓒ Pixabay
침팬지는 아기같이 웃는다. ⓒ Pixabay

그러나 사람들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웃음의 이유가 달라진다.

신체적인 접촉에 따라 웃기도 하지만, 사회적으로 중요한 상호작용(interaction)이 발생할 때 웃음이 빵 터지기도 한다. 우스운 말을 듣거나, 혹은 우스운 상황을 볼 때도 웃는다.

궁극적으로 웃음 연구는 발달장애를 겪는 아이들의 발성에 대한 통찰력을 줄 수 있다.

만약 정상적으로 발달하는 아기들이 어떻게 소리를 내서 말을 하는지 그 과정을 알게 된다면, 발달장애를 가진 아기들을 연구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발달장애 증상을 가진 아기들이 어떤 감정을 비언어적인 소리로 나타낼 때 발생하는 신호를 분석하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이러한 과정을 통해 비정상적인 발달의 증상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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