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4일 인사청문회 열려...민생 파악과 전문의 의견 경청, 부처 보고 등 꼼꼼히 챙겨
-"민생경제 회복에 전력 투구할 것"...총리 신임두터운 경제 정책 전문가
-정관계 "도덕성보다 정책 검증 자리될 것"

[데일리비즈온 신동훈 기자]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준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홍남기 후보자는 다음달 4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민심파악과 전문가 의견 청취에 잇따라 나서며, 예비 경제 수장으로서 청문회 준비와 정책 방향 수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관계에선 대체적으로 "도덕성 검증은 큰 문제가 없어 정책검증 위주로 이뤄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1일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소가 마련된 예금보험공사로 첫 출근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1일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소가 마련된 예금보험공사로 첫 출근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심 파악과 현장 목소리 경청...각계 의견 수렴에 매진

홍 후보자는 지난 16일과 22일 두 차례에 걸쳐 경제상황 진단과 주요 현장에 대한 민간분야 전문가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경제활력도 있어야 하지만 근본적인 구조개혁을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20일, 21일 양일에는 민생 현장을 방문해 민심 파악에 나섰다. 20일에는 환기 시스템을 제조하는 중소기업을 방문해 제도와 규제 개선 및 애로사항에 대해 청취했으며, 다음 날엔 ‘서민버스’로 알려진 6411번 새벽 첫 차에 올라 시민들과 만났다. 이 버스는 이른 새벽부터 일터로 나서는 환경미화원, 일용직 노동자들이 애용하는 것으로 알려지며 유명세를 탔다.

홍 후보자는 이후에도 경제 원로들을 방문해 조언을 듣고 현장 방문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 후보자는 이렇게 수렴한 각계의 목소리를 종합해, 인사청문회에서 밝힐 입장과 (청문회에 통과하면) 다음달 발표 예정인 내년 경제정책 수립에 반영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처 보고 수시로 챙기며 꼼꼼한 준비...이낙연 총리 신임 두터워

홍 후보자는 부총리 지명을 받은 후 기재부 등 부처들로부터 수시보고를 받으며, 경제 정책 현안과 정책 수립을 꼼꼼하게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홍 후보자는 지난 11일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소가 마련된 예금보험공사로 첫 출근했다. 그는 기재부 간부들에게 대면보고를 받은 후 12일부터 3주 동안 청문회 준비를 진행해오고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왼쪽)과 홍남기 후보자. 

홍 후보자는 예금보험공사 출근 첫 날 기자들과 만나 올해 국내성장률이 잠재성장률다 낮다는 질문에 "당초 생각했던 성장률에 못 미치지 않을까 싶다"며 "내년 경제가 역시 어렵지만, 국민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정부가 할 수 있는 것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9일 부총리 후보자 지명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직책을 수행한다면 두가지 역점을 두겠다. 첫째, 경제 어려움을 극복하고 민생경제를 회복시키는 데 전력투구하고, 둘째, 경제 체질 개선 및 구조개혁 작업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에 성과날 수 있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규제개혁 추진을 묻는 질문엔 "국무조정실장을 하면서 인터넷 전문은행, 의료기기 개인정보 활용, 자율주행차 로드맵 만드는 작업 등에 참여했다"며 "선진국에서 보편적으로 이뤄지는 공유경제 서비스라면 대한민국에서 못할 바 없다. 전세계의 테스트베드가 한국인데 신산업 분야에서도 좀 과감하게 전진적으로 생각해야 하지 않나"는 입장을 밝혔다.

부총리 지명 배경에 대해선 "인사권자의 속 뜻을 알 수 없으나, 이낙연 총리와 문 대통령이 매주 월요일 점심에 주례회동을 하는데 내가 한번도 빠짐없이 참석했다"며 "정부의 정책에 대해 광범위하게 알 수 있고, 같이 논의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 개인적으로 큰 자산으로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지명 배경에 대해 "홍 후보자는 경제정책을 지휘하는 사령탑으로서 특유의 실행력, 추진력으로 포용국가의 동력을 확실히 만들어낼 것"이라며 "특히 정부 출범 이후 70여 차례 열린 이낙연 총리의 대통령 주례보고에 배석해 누구보다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잘 이해하고 있으며 이 총리의 강력한 천거가 있었다"고 설명한 바 있다.  

◆'국정 만물박사' 별명 경제정책 전문가..."도덕성 검증보다 정책 검증 위주 될 것" 

홍 후보자는 30년 동안의 공직생활 대부분을 경제부처에서 일한 경제 정책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1960년 강원도 춘천에서 태어나 춘천고를 졸업하고 한양대에서 경제학 학사와 석사를 받았다. 이후 유학을 떠나 영국 맨체스터 샐포드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를 취득했다. 

1986년 29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을 시작했으며, 예산기준과장, 기재부 대변인, 기재부 정책조정국장 등 핵심 보직을 맡아 일했다. 2013년에는 제 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전문위원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이후 국정기획수석비서관실 기획비서관과 정책조정수석비서관실 기획비서관을 역임했다. 

지난해엔 새로 출범한 문재인 정부에서 초대 국무조정실장에 올라 1년 반 동안 일하며 이낙연 국무총리의 신임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홍 후보자에 대한 정관계의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업무 측면에선 주요 사안에 대해 일일이 메모해가며 직접 문서를 작성하는 등 꼼꼼하고 빈틈없는 스타일이란 평을 듣는다. 안팎을 두루 챙기는 온화한 성품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국정감사 등에서 다양한 질문에도 막힘없이 대처해 경제 현안과 정책에 관한한 '만물박사'라는 별명도 따라다닌다. 

그동안 많은 공직 후보자들이 인사청문회에서 넘지 못했던 위장전입, 병역기피, 세금탈루, 부동산투기, 논문표절 등 신상과 도덕성에 관한 문제는 거의 거론되지 않는 상황이다.

다만, 홍 후보자가 병역면제를 받은 것에 대해선 청문회에서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홍 후보자는 대학원 시절 1급 현역병 입영 대상이 됐으나 행정고시 합격해 공직에 몸담은 후 재검사를 받아 만성간염으로 5급 판정을 받아 병역을 면제받은 바 있다. 홍 후보자는 본인과 가족의 재산으로 아파트 2채를 포함해 총 8억6621만3000원을 신고했다. 

정관계에선 홍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도덕성에 크게 거론될 만한 문제가 없어 주로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한 후보자의 입장을 확인하는 정책 검증 위주로 진행될 것"이란 예상이다.

홍 후보자는 일각에서 관료 출신이라는 한계를 지적하는 데 대해선 "현장 의견을 많이 듣겠다. 저희같은 관료 생각에서 나올 수 있는 것엔 한계가 많다"고 밝혔다. 또한, "여당뿐 아니라 야당에게도 경제상황 설명하고 지적도 받고 의견 수렴하는 기회를 정기적으로 가지면 어떨까 한다"며 "국조실장하면서 남들보다 소통능력과 조정능력은 많이 갖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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