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과기부와 통신 3사 CEO가 모여 긴급 대책을 논의했다. 왼쪽부터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황창규 KT 회장, 이형희 SK브로드밴드 대표이사 사장. (사진=과기부)

[데일리비즈온 박종호 기자] 24일 KT 서울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가 발생한 이후 이번 주 예정됐던 통신사들의 5G 관련 기자간담회가 연이어 취소됐다. KT 뿐만 아니라 SK텔레콤 및 LG유플러스 측 역시 5G 전략을 발표하는 기자간담회보다는 화재 복구가 국가적 문제라는 판단 아래 힘을 모아야 할 때라는 입장이다. 이에 3사는 자체적으로 통신망의 안정성 점검에 들어가고, 망 공유를 논의하는 등 발빠른 후속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KT는 당초 29일 열릴 예정이었던 5G 사업 전략을 소개하는 기자간담회를 취소했다. KT는 26일 “화재 사고로 인한 통신장애를 조속히 복구하기 위해 기자간담회를 취소했다”며 “모든 역량을 기울여 고객들의 서비스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SK텔레콤도 28일 계획된 5G 전략 발표 기자간담회를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관련해 SK텔레콤은 “당초 28일 New ICT Vision 간담회를 개최하고자 준비해 왔으나 제반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기자간담회를 연기하게 됐다”고 26일 밝혔다. SK텔레콤은 KT와 경쟁업체이지만 이번 화재가 국가적 문제이기 때문에 5G 간담회를 열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LG유플러스 역시 28일 열릴 예정이었던 5G 전략과 서비스를 소개하는 기자간담회를 취소했다. 통신사들이 협력해 어려운 상황을 타개해나가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이다. 

이통사들은 이번 통신장애 사고가 KT만의 문제가 아님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5G 첫 송출을 앞두고 5G시대를 맞는 행사를 계획했지만, 통신망의 안정성에 대한 논란이 거세지자 관련 행사를 취소하고 자체 점검에 들어가는 등으로 돌아선 상태다.

한편,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26일 황창규 KT 회장, 이형희 SK브로드밴드 사장,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등과 KT 아현지사 화재관련 후속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긴급 회동을 가졌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이날 긴급 회담에서는 이통3사간 망 공유 등 이번 통신구 화재의 후속대책이 논의되었다.

망 공유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의 말에 따르면, 이통3사가 와이파이 등 인터넷 통신망을 공유할 수 있는 설비는 이미 갖춰져 있다. 이번 화재에서도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가 KT 측에 무선 와이파이를 지원하기도 했다. 게다가 이통3사는 망을 구축하기 위해 필요한 필수설비를 나눠 쓰고 있기도 하다. 올해 초 과기부와 통신 3사는 간담회를 통해 신규 망 구축을 위한 필수설비를 공유하는 사업을 6월부터 도입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비상시 통신 3사가 망을 공동으로 사용하는 규정은 없는 상태다. 이날 회의에서도 과기부에선 “재난 시 망을 공동 사용할 수 있는 명확한 규정은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KT 화재를 통해 통신이 마비되면 재난에 가까운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기에, 이통사간 통신 망 공유가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과기부와 통신3사는 27일 TF를 열고 재난 시 협력 방안을 논의할 방침이다. 유영민 과기부 장관은 이 회의에서 “통신은 공공재이고 특정 회사가 모든 문제를 수습하기엔 한계가 있다”면서 “올해 말까지 안전한 통신망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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