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비즈온 박종호 기자] 미국이 화웨이 5G 장비의 보안 우려와 관련, 동맹국들에게 화웨이 장비를 도입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러시아는 갈등을 빚고 있던 우크라이나를 피해 터키와 손을 잡고 유럽으로 통하는 가스관을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사우디 아라비아는 연일 산유량을 늘리며 유가 역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압박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 미국, 동맹국들에 '화웨이 쓰지 마' 엄포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경계심이 안보동맹국들의 기간시설로까지 확대됐다. 중국이  5G 네트워크에 장비를 공급한 뒤 불법 정보수집이나 통신 방해를 자행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22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모바일, 인터넷업체들이 화웨이가 생산한 장비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설득하고 있다. 소식통들은 미국 관리들이 독일, 이탈리아, 일본 등 동맹국의 관리들과 통신업체 임원들에게 사이버안보 우려를 표했다고 밝혔다. 

현재 세계 각국의 무선, 인터넷 제공업체들은 차세대 통신기술인 5G를 구축하기 위해 관련 장비의 구입을 준비하고 있다. 초고속 인터넷을 제공하는 5G 기술은 사물인터넷의 생산설비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도 깊숙이 침투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계자들은 중국이 이런 환경에서 화웨이 장비를 통해 불법적으로 정보를 수집하거나 통신을 불능화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한 관계자는 “통신 기간시설에 존재하는 사이버 위협에 대한 우려를 두고 세계 각국과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는 데 대한 미국의 우려는 특히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국가들에 집중된 것으로 전해졌다. 

◆ 러시아, 우크라이나 우회하는 유럽行 가스관 박차

러시아가 크림사태 등으로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경유하는 유럽행 가스관에서 탈피하기 위한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러시아 현지 일간 코메르산트는 22일 러시아 국영가스회사 가스프롬이 터키를 경유하는 유럽행 가스관 '터키 스트림'(TurkStream) 노선을 확정하고 관련 유럽국들과 파이프라인 건설 및 가스 공급 계약 체결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터키는 터키 스트림 가스관 2개 라인 중 1개 라인을 자국으로 연결해 러시아 가스를 수입한다. 양국은 19일 터키 스트림 흑해 해저 구간(약 930km) 공사 완공을 기념하는 행사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한 바 있다. 이 가스관을 이용한 터키로의 러시아산 가스공급은 내년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터키를 경유하는 가스관은 불가리아-세르비아-헝가리-슬로바키아로 연결될 예정이다. 불가리아를 거쳐 그리스로 이어지는 가스관도 검토되고 있다.

가스프롬은 불가리아와 세르비아로의 가스공급은 2020년, 헝가리로의 가스공급은 2021년, 슬로바키아로의 가스공급은 2022년 초부터 개시한다는 목표다. 이 같은 계획이 실행되면 러시아는 2022년부터 우크라이나를 통한 유럽으로의 가스공급을 중단할 수 있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이렇게 될 경우 적잖은 가스 통과 수수료를 챙겨온 우크라이나는 경제적으로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의 '터키스트림' 구상. (사진=터키스트림 웹사이트)

◆ 사우디, 산유량 역대 최대...유가 하락은 어디까지?

아랍권의 최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의 산유량이 이달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반면 세계 경제 성장 둔화로 원유 수요는 줄면서, 국제 유가가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사우디 에너지 장관 칼리드 알팔리는 22일 "지난달 원유 생산량이 1070만 배럴 이상"이라고 말했다. 이는 역대 최고였던 2016년 11월에 기록한 하루 1072만 배럴에 근접한 수치다.

사우디가 원유 생산량을 늘린 이유는 미국의 이란 제재를 꼽을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지난 3월 '이란 핵 합의' 탈퇴를 선언하고 이란의 원유 수출을 막기로 하면서 원유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중국, 인도, 일본, 한국 등 이란산 원유를 많이 수입하는 국가들을 예외로 두면서 유가가 내림세로 돌아섰다.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피살 사건도 변수가 됐다. 시신을 토막 내는 잔인한 살해 방법이 알려지면서 사우디 정부와 왕실이 국제적으로 큰 비난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사건을 교묘히 이용해 사우디가 원유 생산을 줄이지 못하도록 압박했다. 카슈끄지를 살해한 사우디를 두둔하면서, 대가를 요구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에도 "유가 하락을 이끈 사우디에 감사한다"면서 "유가가 더 내려가길 원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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