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의 카풀서비스보다는 무인 자율주행자동차의 등장이 더 큰 위기
-20~30년 후에는 운전 면허를 가진 사람이 별로 없을 수 있습니다.

사진: uber 무인 자율주행자동차 의 주행테스트
사진: uber 무인 자율주행자동차 의 주행테스트

며칠 전 카카오톡이 4차 산업혁명에서 표방하고 있는 공유경제 서비스의 하나라고 볼 수 있는 카풀 서비스를 내놓는다고 하자 택시 기사분들이 온종일 파업하고 카카오톡 본사 앞에서 시위를 한 바가 있습니다. 카카오톡의 입장도 이해되고, 택시 기사분들의 입장도 이해됩니다.

그런데 앞으로는 이와 같은 일이 매우 빈번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정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어느 쪽에 힘을 실어주느냐에 따라서 새로운 산업, 새로운 서비스의 도입 시기가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정치인은 선거철에는 득표가 지상목표이기 때문에 4차 산업혁명을 위해 무엇이라도 할 태세였으나 막상 현실적으로 또 여러 가지의 벽이 존재하고 있음을 실감하리라 생각됩니다.

정말로 카풀하는 것이 좋은가에 대해서 벨기에에 위치한 교통과 환경이란 단체에서 발행한 보고서가 있습니다. 보통 승용차에는 1.5명 정도가 탑승하고 있으며, 차 안의 좌석을 사용하지 않는 시간이 전체 시간의 90%라고 합니다.

만일 2명만 탑승한다고 할 때 뒷좌석은 100%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앞좌석만 전체 시간의 20% 정도 사용하는 꼴입니다. 2017년 미국의 한 보고서는 전체가 카풀을 활용한다면 차의 수는 1/3로 줄어들고, 이보다 더 작은 포르투갈의 리스본 같은 곳에서는 현재의 10%만이 적극적으로 카풀을 한다면 비슷한 운송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카풀을 하면 연료의 소비도 적어져서 에너지도 절약되고 환경에도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차량 정체도 줄어들어 훨씬 쾌적한 도시 생활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한두 대씩 있는 집의 차를 없애고 카풀만 한다고 가정해 보면 우리가 지금까지 당연하다고 여겨왔던 편리함, 자유로움, 그리고 프라이버시 등은 포기해야 합니다.

뭐든지 공짜는 없습니다. 앞집이나 옆집 사람이 카풀하면 좋은 일이지만 내가 하는 것은 좀 어려울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시는 분도 많습니다.

사실 직업적인 자동차 운전자분들이 더 걱정해야 할 일이 있는데, 인공지능의 총아라고 할 수 있는 (무인)자율주행자동차의 등장입니다. 이런 차가 돌아다니는 것을 막을 명분도 별로 없습니다. 교통사고 발생도 획기적으로 줄어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노약자들의 이동권도 신장할 수 있습니다.

사실 자율 주행을 위해 자동차는 거의 준비가 되어 있는데, 자동차가 다닐 도로에서 이를 수용할 준비가 덜 된 것이 도입을 늦추는 요인입니다. 이용자가 운전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지금부터 20~30년 후에는 운전 면허를 가진 사람이 별로 없을 수 있습니다.

만일 그러한 시대가 도래한다면 현재와 어떻게 다를까요? 먼저 사라질 산업을 생각해 보겠습니다. 기존 화석 연료에 의존하는 자동차 산업은 거의 해체가 될 것입니다. 이에 따른 수많은 부품업체, 자동차 운전면허 학원도 없어지고 전술했던 운전을 기술로 가졌던 직업도 대부분 자취가 사라질 것입니다.

자동차 보험의 규모도 대폭 줄어들고, 교통사고를 전문으로 한 병원도 그 수입이 급감하여 다른 간판을 내걸 수밖에 없습니다. 한편 새롭게 등장하는 산업을 생각해보면, 자율주행자동차 산업이 등장하고, 도로 위에서 자율주행자동차와 통신해야 할 장치나 센서의 수요가 도로의 길이에 비례하여 많아지겠습니다.

이를 유지 관리하고 새로운 기술을 지속해서 개발해야 하는 인력이 필요합니다. 제 상상력이 부족하여 더 예를 들 수는 없지만, 그 외에도 많은 직업이 새로 생길 것이란 사실은 불 보듯 분명합니다.

카풀을 포함한 자율주행자동차의 등장은 우리 노동의 생산성을 높여주고 우리의 삶을 향상시키기 때문에 어느 나라건 가장 빨리 시행할 수 있는 나라는 결국 구현하겠지요.

이처럼 인공지능의 활용은 우리 생활의 여러 분야에서 현실에 대한 도전과 숙제로 남기게 되겠지만 그 변화의 흐름을 역행할 수는 없습니다. 정치인들이 4차 산업혁명을 선거에 어떻게 활용하든, 그 시대는 도래합니다. 그렇다면 4차 산업혁명을 표방하고 있는 정부의 역할을 적절한 속도로 선을 그어주는 일을 해야 합니다.

<필자 김인택 / 명지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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