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사막 대표이미지. (사진=펄어비스)
검은사막 대표이미지. (사진=펄어비스)

[데일리비즈온 박종호 기자] 펄어비스와 스마일게이트. '3N 시대'를 마무리할 두 게임사들로 꼽히는 유망주들이다. 3N은 업계를 이끌어가고 있는 3사, 엔씨소프트, 넥슨, 넷마블의 영문명 첫글자가 N으로 시작한다는 점에서 착안해 만든 이른바 '업계 용어'다. 3N이 지금까지 업계를 이끌어왔다는 점에는 누구도 부정하지 않지만, 세 곳 모두 최근 신작 부재 등으로 인해 실적은 부진했다. 그렇기 때문에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스마일게이트의 '에픽세븐'과 '로스트아크'가 더욱 빛나고 있다는 평가다. 

2014년 검은사막을 출시한 펄어비스는 올해 출시한 검은사막 모바일의 성공으로 영업이익은 물론 기업가치도 가파르게 끌어올렸다. 스마일게이트는 성공작이 크로스파이어 하나 뿐이고, 중국에만 목매고 있다는 약점을 올해 출시한 모바일게임 에픽세븐과 온라인게임 로스트아크의 출시로 보완했다. '

펄어비스가 발표한 3분기 실적은 무척 인상적이다. 매출액 1170억 원, 영업이익 603억 원을 기록했다. 액수만 놓고 본다면 넥슨(매출액 6961억 원, 영업이익 2381억 원), 넷마블(매출 5260억 원, 영업이익 673억 원), 엔씨소프트(매출 4038억 원, 영업이익 1390억 원)에 다소 부족한 모습이지만 그 상승세는 예사롭지 않다. 전년 동기대비 매출은 323%, 영업이익은 297% 증가했다. 지난 2월 출시된 검은사막 모바일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검은사막이 러시아에 단독 서비스를 예고하며 글로벌 퍼블리셔로서의 역량도 갖춰나가고 있다. 이번 분기에 나타난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우세하다.

일본 출시도 다음해 1분기를 예상하고 있다. 허진영 펄어비스 COO는 “일본 현지 법인 설립을 완료해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그 이후 북미와 유럽, 동남아 순으로 해외 매출원을 다각화한다. 일본 시장에서 검은사막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허 COO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국내 MMORPG 장르가 일본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면서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오랫동안 최상위권을 유지하는 게 목표다”고 말했다. 검은사막 모바일의 글로벌 출시가 본격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자사에서 인수한 CCP의 '이브 온라인' IP를 활용해 북미와 유럽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이브 온라인'의 해당 지역 내 인지도가 무척 높기 때문에 여느 게임의 출시보다도 관련 작품의 성과가 기대된다.

펄어비스는 늘어나는 사업 규모에 맞춰 회사 규모를 지속해서 키우고 있다. 지난해에는 직원이 200명도 채 되지 않았고, 올해 초 400명 수준으로 채용을 늘렸다. 최근 기준으로는 약 650명까지 늘어났다. 허 COO는 연말에는 직원이 700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펄어비스 회사 내에는 800명이 앉을 수 있는 좌석을 마련해놨다고 한다. 그는 “채용을 늘려 주 52시간 근로에 적합한 교대근무 환경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마일게이트도 이에 뒤지지 않는다. 과거 세계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일으킨 온라인게임' 중 하나로 꼽히는 크로스파이어를 보유한 스마일게이트는 매출 측면에서는 남 부러울 것 없는 기업이었으나 '중국 의존도가 높다', '라인업이 풍부하지 않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좋은 실적을 내고 있으나 그만큼 불안요소도 안고있다는 맥락이다. 하지만 올해 에픽세븐과 로스트아크를 출시하며 이런 지적을 단숨에 벗어내게 됐다. 라인업 확대는 물론 장르, 플랫폼 다양성까지 확보했다. 여기에 자사의 독자 플랫폼인 스토브를 통해 이들 게임의 글로벌 진출까지 목전에 두고 있다. 

실제로, 에픽세븐은 모바일 최고 매출 순위 상위권에 자리를 잡아 안정적인 서비스를 유지하고 있고, 로스트아크는 출시 직후 순식간에 PC방 인기 게임 점유율 3위를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에픽세븐의 경우, 스마일게이트가 공을 들여 가져온 모바일 대형작이다. 계약금만 100억 원에 달한다. 슈퍼크리에이티브에서 제작한 이 게임은 구글플레이 최고 매출 7위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올해 출시된 국산 게임중 검은사막 모바일 다음으로 가장 흥행한 게임으로 꼽힌다. 게임은 한편의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뛰어난 2D 그래픽이 가장 돋보인다는 평이다.

로스트아크 대표이미지. (사진=스마일게이트)
로스트아크 대표이미지. (사진=스마일게이트)

또 다른 흥행작 ‘로스트아크’ 역시 스마일게이트가 개발 역량을 집중시켜 만든 대형 온라인 게임이다. 개발 기간만 7년, 1000억 원이 넘는 비용이 투입됐다. 스마일게이트그룹의 개발 자회사 ‘스마일게이트RPG’가 개발했다. 판타지풍 MMORPG으로 다수의 몬스터를 사냥하는 핵앤슬래시 스타일이 특징이다. 디아블로를 연상케 하는 박진감 넘치는 액션과 화려한 3D 그래픽을 자랑한다. 이렇다할 대형 PC 게임이 출시되지 않는 시점에서 액션의 완성도를 높인 대형 온라인 게임이 모습을 드러내 더욱 높은 관심을 얻었다. 특히 론칭 첫날에는 동시접속자수 25만 명을 넘는 기록을 세웠다. 특히 수능이 막 끝난 시점에서 당분간 인기는 식지 않고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경쟁작으로 꼽히던 디아블로의 신작이 모바일게임으로 출시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사실상 PC온라인 플랫폼에서 유일한 핵앤슬래시 MMORPG라는 독보적 지위까지 얻게 됐다. 전세계 게이머의 시선이 로스트아크로 집중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실적을 공개하지 않는 스마일게이트지만 이런 기세라면 내년 기업가치는 지금보다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發 게임산업 악재로 인해 크로스파이어가 주춤할 가능성이 있지만 이런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카드를 적시에 꺼내들었고, 그 카드가 주효할 것이라는 점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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