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비즈온 이은지 기자] 국내 사망 원인 1위인 암 치료법에 최근 '면역 항암제'가 새로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면역 항암제는 우리 몸의 면역체계를 이용한 치료법으로, 기존 치료법에 비해 독성과 내성을 줄이면서도 치료효과가 높다는 점을 인정받고 있다.

주요 글로벌 제약회사들이 관련 신약 개발에 줄줄이 뛰어들고 있는 가운데, 관련 기술 개발에서 세계적 권위자로 평가받는 김성진 대표가 이끄는 국내 바이오기업 메드팩토가 주목받고 있다. 

한국인의 사망 원인 1위 암, 정복될 수 있을까?

잘 알려져있다시피, 암은 국내 질병사망 원인 1위로 한국인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병 가운데 하나다.

통계청이 지난 9월 공개한 '2017년 사망 원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사망자 수는 모두 28만5534명으로 전년 대비 4707명(1.7%) 늘어났다. 이 가운데 암으로 인한 사망자는 7만8863명으로 전체 사망자의 27.6%를 차지했다. 이는 사망 원인 2위인 심장질환(사망자 3만852명. 10.8%)을 2배 이상 넘는 수치이다. 교통사고(5028명ㆍ1.8%)에 비해선 무려 15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10만 명당 암 사망률은 153.9명으로 전년에 비해 0.6% 늘었다. 암 종류별로 보면 폐암(35.1명), 간암(20.9명), 대장암(17.1명), 위암(15.7명), 췌장암(11.3명) 순이었다. 국내 암환자는 매해 20만 명이 새롭게 등록될 정도로 끊임없이 늘어나고 있다. 국가암정보센터의 통계에 따르면, 국내 암환자 수는 약 10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7년 성별 사망원인 순위. (자료=통계청)
2017년 성별 사망원인 순위. (자료=통계청)

암은 현대의학이 아직 정복하지 못한 질병이다. 이에 따라, 국내외에서 암 치료법에 대한 연구들이 활발히 이뤄지고 다양한 치료법과 신약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그동안 암 치료 물질은 1세대 화학 항암제, 2세대 표적 항암제에 이어, 최근 3세대 면역 항암제로 그 중심이 옮겨가고 있는 추세다. 

화학 항암제 치료는 암 세포를 세포독성물질로 공격, 제거해 치료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암 세포뿐만 아니라 정상세포까지 공격해 머리카락이 빠지고 백혈구 수가 줄어드는 등의 부작용이 따랐다. 

표적 항암제 치료는 특정 표적(암 세포)만 선택적으로 공격해 치료하는 방법으로, 정상세포를 공격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에 고통스러운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신 치료제에 대한 내성이 생긴다는 단점도 있다. 완치가 어려운 암 환자도 이 치료법을 통해 암의 진행을 속도를 늦추고 생존기간을 늘릴 수 있어, 최근까지 각광받던 암 치료법이었다.

면역 항암제 치료는 환자 몸 속의 면역체계를 이용한 치료법으로, 화학 항암제와 표적 항암제의 단점인 독성과 내성의 문제를 줄이는 효과를 갖고 있다. 최근들어 그동안 최신 암 치료법으로 자리잡았던 표적항암제 치료를 대신해, 면역 항암제 치료가 '암 정복'의 꿈을 한 발짝 앞당길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는 이유다.  

주요 제약사들 면역 항암제 신약개발 앞다퉈...메드팩토 "개발속도 가장 빨라"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외 주요 제약사들뿐만 아니라, 수많은 바이오 기업들이 면역 항암제에 기반한 신약 개발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그 가운데 국내 바이오기업 메드팩토는 이 분야 기술개발에서 한 발 앞서가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메드팩토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김성진 박사는 면역 항암 물질인 'TGF-beta'의 연구에서 세계적인 권위자로 인정받고 있다. 김성진 대표는 TGF-beta를 활용해 면역 항암제의 치료효과를 크게 높일 수 있는 혁신 신약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김성진 메드팩토 대표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TGF-beta를 활용해 면역 항암제의 치료효과를 크게 높일 수 있는 혁신 신약 개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종호 기자)
김성진 메드팩토 대표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TGF-beta를 활용해 면역 항암제의 치료효과를 크게 높일 수 있는 혁신 신약 개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은지 기자)

김 대표는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 몸의 정상 세포는 세포를 성장시키고 억제시키는 여러 체내 신호들이 조화를 이루며 항상성을 유지하는데, 이 가운데 TGF-beta는 세포를 억제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단 암세포가 발생하게 되면, 암세포는 TGF-beta에 의해 억제 받지 않기 위해 돌연변이 세포로 변신한다"며 "동시에 암세포 스스로가 다량의 TGF-beta를 분비해 주변의 정상세포들을 억제해, 암세포가 점점 커지고 퍼져나갈 수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메드팩토가 개발하고 있는 신약은 TGF-beta를 억제하는 역할을 하는데, 암세포가 주변 정상세포들을 저해시키는 TGF-beta를 제대로 분비하지 못하게 한다"며 "이를 통해 암세포가 커지고 퍼져나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평소에는 순기능을 하지만 암이 발생한 후에는 암 세포에 유리한 기능을 하는 TGF-beta를 억제시켜 암 세포의 성장과 전이를 막고 이를 통해 면역 항암제의 치료효과를 높인다는 것이다. 해외의 경우, 독일의 제약회사인 머크-세레노는 TGF-beta와 면역 항암제를 동시에 가진 약물로 임상실험을 해 췌장암에 효과가 있다는 결과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또한 "전 세계의 대형 제약회사들이 이 신약 물질에 큰 관심을 갖고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데, 매드팩토의 개발속도가 가장 빠르다"고 강조했다.  

TGF-beta를 활용한 신약은 아직은 간암, 골수이형성증후군에만 적용될 수 있는 개발단계로, 미국 FDA의 심사를 받고 있는 중이다.

한편, 김성진 대표는 1954년 강원도 홍천 출생으로 춘천고, 강원대를 거쳐 일본 쓰쿠바대학교 대학원에서 응용생물화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20년간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 암연구소(National Cancer Institute)에서 일한 뒤 종신 수석연구원을 끝으로 미국 생활을 정리하고 귀국했다.

김 대표는 귀국 후 길병원 암당뇨연구원장, 차병원 암연구소소장을 역임했으며, 2016년부터 서울대 차세대융합기술원 교수(센터장)을 맡고 있다. 2016년 8월부터 메드팩토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다. 2002년 호암상 의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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