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치료제 연구하다 우연히 나타나

미국 조지타운대학교 메디컬센터 (Georgetown University Medical Center)의 안톤 웰스타인(Anton Wellstein)박사는 암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생쥐실험을 하고 있었다. 이들이 선택한 후보물질은 천연 단백질이다.

그런데 웰스타인 박사팀은 실험에서 의외의 결과를 얻고 깜짝 놀랐다. 이 단백질이 생쥐의 신진대사를 조절하는 강력한 기능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신진대사 조절 능력이 얼마나 강력했던지 비만을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것으로 드러났다.

생쥐의 비만을 줄여주는 단백질이 나타났다. ⓒ Pixabay
생쥐의 비만을 줄여주는 단백질이 나타났다. ⓒ Pixabay

 

이들이 사용한 천연 단백질은 보통 줄여서 ‘BP3’라고 하는 ‘FGFBP3’이다. BP3 단백질이 과연 신진대사 증상과 관련된 질환, 예를 들어 당뇨병이나 지방간과 연관된 질환을 치료하는 획기적인 치료법이 될 수 있을까?

물론 생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이기에 인체에 바로 효과가 나타난다는 보장은 아직 없다. 그러나 과학자들이 BP3가 천연 단백질이라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약간의 전임상 연구를 마치면, BP3 단백질을 재조합해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실험을 비교적 쉽게 시작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웰스타인 박사는 “8개의 BP3를 가지고 18일 동안 치료했더니 비만 생쥐의 지방이 무려 1/3이나 줄어들었다”고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저널에 발표했다.

BP3 단백질로 18일 동안 치료해서 큰 효과 

BP3는 섬유아세포성장인자(FGF·fibroblast growth factor) 결합단백질(BP)에 속하는 단백질이다.

FGF는 벌레에서 사람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생명체에서 발견되는데, 세포 성장 조절 같은 폭넓은 과정에 포함되어 있다. FGF는 상처를 치유하고 상처에 반응해서 치유효과를 낸다. 어떤 FGF는 호르몬같이 작용하기도 한다.

이중 BP1, BP2, BP3는 FGF 단백질에 들러 붙어서 이들의 활동을 증진하는, 단백질의 활동을 지원하는 단백질인 ‘샤페론’(chaperone)이다.

 

생쥐 비만 줄여주는 단백질이 사람 비만도 줄여줄까? ⓒ Pixabay
생쥐 비만 줄여주는 단백질이 사람 비만도 줄여줄까? ⓒ Pixabay

웰스타인 박사는 오랫동안 BP1유전자를 연구하다 최근 BP3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는 BP3가 FGF 19, FGF21, FGF23 3개의 단백질과 결합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3개의 단백질은 신진대사 조절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FGF19와 FGF21는 신호를 보내 포도당(설탕)과 지질의 사용, 그리고 저장을 조절한다. FGF23은 인산염 대사를 조절한다.

웰스타인은 “우리들은 BP3가 대사 조절에 엄청나게 크게 기여하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사람이 더 많은 BP3를 가지면 FGF19와 FGF21 효과가 증가한다.

웰스타인은 “이것은 마치 뉴욕시티에 더 많은 택시가 있으면 택시를 필요로 하는 모든 사람을 태우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고무적인 사실은 BP3가 생쥐의 비만만 줄인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비만 관련 여러 가지 질환도 역시 줄여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에 따르면 BP3는 당뇨병을 유발하는 고혈당을 줄여주고, 지방간을 유발하는 지방을 제거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임상검사 및 현미경 검사를 해 보니 생쥐에 아무런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비만은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우연히 발견된 이번 BP3의 효능이 비만 치료의 신기원을 열어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 기사는 사이언스타임즈(www.sciencetimes.co.kr)에도 실렸습니다. 데일리비즈온은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송고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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