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 2014년 공개한 폴더블 스마트폰 콘셉트.(사진=삼성전자)

[데일리비즈온 김동현 기자] 이른바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폴더블폰'의 상용화가 코 앞으로 다가왔다. 이에 일각에서는 폴더블폰의 상용화가 과거 스마트폰이 등장했을 때와 같은 급격한 변화를 예상할 정도로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1일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삼성 폴더블 스마트폰은 혁신적인 폼팩터를 통해서 휴대성과 대화면 경험을 완벽하게 결합할 것”이라며 “접었을 때에는 스마트폰, 펼쳤을 때에는 태블릿 사용경험으로 멀티태스킹 환경을 고려한 진정한 의미있는 폴더블 제품을 제공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당시 고동진 삼성전자 IT모바일(IM)부문장 사장 역시 폴더블 스마트폰에 대해 "이제는 품질, 내구성 문제는 넘어선(극복한) 것 같고, 의미를 두고 마지막 능선을 넘는 것 같다"며 “폴더블 스마트폰을 펼친 상태에서 태블릿과 동일하다면, 소비자들이 왜 사겠는가. 접힌 상태에서 대부분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고, 검색하거나 어떤 것을 봐야 할 때 화면을 펼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사실 폴더블폰의 기술 자체는 굳이 새로울 것이 없다. 화면이 접히는 폴더블폰은 이미 삼성전자를 비롯해 애플이나 LG전자 등 주요 스마트폰 업체가 2016년부터 관련 특허를 출원하며 개발에 본격 착수했다. 중국 신생 디스플레이 업체인 로욜(Royole)이 지난달 31일 폴더블폰 ‘플렉스파이’를 선보이면서 ‘세계 최초’ 타이틀을 가져가긴 했지만, 전문가들은 성능이나 기술력 등에는 의문을 표한다.

중국 업체 '로욜'에서 지난달 31일 발표한 세계 최초의 폴더블 스마트폰. (사진=로욜)
중국 업체 '로욜'에서 지난달 31일 발표한 세계 최초의 폴더블 스마트폰. (사진=로욜)

폰아레나 등 외신은 삼성전자가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19’에서 폴더블폰 ‘갤럭시F’(가칭)를 내놓을 것으로 전망한다. 따라서 이 폰이 본격적인 대중 폴더블폰이 될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안으로 접는 인폴딩 방식의 제품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 제품은 반지갑처럼 화면을 접으면 4인치대 스마트폰으로, 화면을 펼치면 7인치대 태블릿PC로 사용할 수 있는 기능성을 갖췄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의 상용 폴더블폰'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기 위해 일찍부터 부품업계와 폴더블 관련 연구개발(R&D)에 공을 들여 왔다. 처음 폴더블폰 연구를 시작한 것은 지난 2005년 무렵이다. 이후 2008년에는 폴더블 디스플레이 개발에 성공했다. 하지만 상용화 기술을 확보하기까지는 무려 10년의 시간이 걸렸다. 폴더블폰의 경우 화면을 펼쳤다가 접을 때 발생하는 물리적인 형태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신축성과 내구성을 갖춘 디스플레이의 양산 기술이 선행돼야 했기 때문이다. 

오랜기간에 걸쳐 상용화 기술을 확보했다지만,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다. 폴더블폰은 기존 스마트폰 두 배 수준의 디스플레이가 장착되고 배터리 용량도 더 커야 해 원가가 비쌀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내놓을 폴더블폰 가격도 1500달러(약 170만원) 이상일 것으로 예상한다. 김동원 KB증권 이사는 최근 보고서에서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불리는 1000달러(약 113만원)보다 50% 이상 비싸다면 그 저항을 뛰어넘고 지갑을 열게 할 매력적인 성능이 필수”라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 증권가에서는 내년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생산량을 상반기 30만~50만 대, 연간 100만~130만 대로 추정하고 있다. 출고가는 대당 190만~200만 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외 부품업계 역시 폴더블폰 시장 개화에 따른 기대감이 크지만, 동시에 걱정도 큰 상황이다. 폴더블폰의 핵심 부품들은 단가가 높아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자칫 무리한 투자로 위기를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내년 폴더블폰 상용화를 공식화한 삼성전자가 시장 상황을 고려해 폴더블폰 생산량을 늘리겠다는 보수적인 기조를 내세운 것도 부담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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