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웅 쏘카 대표. (사진=쏘카)
이재웅 쏘카 대표. (사진=쏘카)

[데일리비즈온 박종호 기자] 도시에는 늘 공간이 부족하다. 주차공간을 예로 들면, 서울시의경우 47제곱킬로미터의 공간이 주차장으로 쓰이고 있다. 이는 서초구의 전체 면적에 상응한다. 그러나 여전히 주차공간은 부족하며, 사람들은 주차공간을 찾기 위해 길거리를 헤맨다.

시민들은 시간도 부족하다. 한국인은 하루평균 1시간55분을 ‘이동’에 쓰고 있다. 일하는 시간과 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남는 시간의 4분의 1을 이동에 소모한다. 이동에 쓰는 시간에는, 주차장을 찾아헤매는 시간도 포함된다.

영국 주차서비스 업체인 저스트 파크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런던에서 주차장을 찾는데 평균적으로 필요한 시간은 20분이며, 영국의 운전자들은 일생 동안 106일을 주차장을 찾아 헤매는 데에 사용한다. 따라서, 오늘날 도시 생활자에게 공간의 문제는 곧 시간의 문제이기도 하다.

이재웅 쏘카 대표는 2일 열린 '2018 공유경제 국제포럼에'서 위와 같은 문제는 승용차 공유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승용차 공유를 통해 차량이 줄면, 교통체증이 줄어들고 주차장을 찾기 위해 배회하는 시간도 줄어든다는 것이다. 따라서 시민들의 이동시간 또한 획기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 공유경제가 데이터 기반의 ICT 플랫폼과 결합될 때 가능한 일이다.

이재웅 대표는 이와 함께, "공유경제플랫폼은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을높임으로서 새로운 수요를창출하고, 없었던 일자리를 만든다"고 말했다.

에어비앤비가 대표적이다. 2017년 한국의 에어비앤비 호스트는 1만6000명이었고, 호스트 수입의 중간값은 연간 약 3500달러였다. 수입이 없던 가정주부나 은퇴자들또한 새롭게 경제활동에 참여할 수 있었다. 이 대표는 에어비앤비라는 획기적인 공유플랫폼이 없었다면 있을 수 없던 일이라고 말한다.

중국에서 우버를 몰아내고 대표적인 차량공유 기업으로 발돋움한 ‘디디추싱’은 2016년 한 해 동안 약 175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는데, 이 중 약 14%에 해당하는 238만4000개의 일자리는 석탄, 철강 등 중국 정부에 의해 구조조정된사 양산업 종사자들에게 돌아갔다. 반면 현재 한국에서는 제도적인 문제로 자가용 승용차를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는 없다.

이 대표나 "그러나 앞으로 제도가 개선되고 공유문화가 활성화된다면 집과 자동차등 자산의 소유자는 그 자산에 묶여있는 돈을 손쉽게 소득으로 전환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어, "공유경제 소비자는 자산을 소유하는 것과 비교해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동일한 이용가치를 누릴 수 있다"고 밝혔다. 자동차를 소유하는 데에는 1년에 936만 원이 들지만, 대중교통과 함께 차량 공유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이동을 위해 쓰는 비용은 그 10분의 1로도 충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공유플랫폼은 프리랜서와 독립 계약자 등 불안정한 일자리를 양산하고, 근로 환경을 악화시킨다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이 대표는 다른 측면에서 바라볼 수도 있다고 말한다.

아룬 순다라 라잔 뉴욕대학교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디지털 인력 시장에서 활동하는 근로자는 플랫폼 이용 수수료를 제외하고도 전통적 경로를 이용하는 근로자보다 대체로 시급이 더 높았다는 것이다. 이는 온라인 플랫폼의 등장으로 시장 자체가 확대된 사유로 분석된다. 이 대표는 "필요에 따라 근무시간을 유연하게 조정하면서 더 높은 시급을 받을 수 있다면, 근로자에게 불리한 것만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공유경제가 기존산업을 파괴한다는 시각도 있다. 한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승차공유서비스는 택시 사업자들의 거센 반대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대표는 "승차공유가 활성화된 많은 지역에서 승차공유서비스 이용자와 택시 이용자의 수를 합하면, 이동시장의 크기가 점차 증가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정부와 플랫폼 사업자들은 기존 산업이 시장 확대의 이익을 함께 누리고, 플랫폼을 통한 효율화와 최적화로 더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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