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주 NXC 대표. (사진=NXC)

[데일리비즈온 박종호 기자] 넥슨의 창업자인 김정주 NXC대표의 암호화폐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지난해 국내 암호화폐거래소 코빗을 사들인 데 이어, 최근에는 유럽의 암호화폐거래소 비트스탬프를 인수했다. 이에 따라, 비트스탬프와 코빗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나가면서 시너지를 내는 전략을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넥슨의 지주회사 NXC는 최근 룩셈부르크에 본사를 둔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스탬프를 인수했다. 비트스탬프는 29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NXMH'에 인수됐다는 소식을 알렸다. NXMH는 NXC의 투자 전문 회사로 벨기에 본사를 두고 있다.

NXMH는 이번 인수로 비트스탬프 지분 80%를 확보했다. NXMH는 지난해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코빗도 인수한 바 있다. 양사는 거래 조건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이번 인수에 NXMH가 약 4억 달러가 투입된 것으로 전해진다.

비트스탬프는 암호화폐 거래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 거래량 상위 27위에 해당하는 대형 거래소다. 일일거래량은 7000만 달러 수준이다. 네익 코드릭 비트스탬프 최고경영자(CEO)는 2011년 29살의 나이로 단 1000유로를 가지고 비트스탬프를 설립했다. 이후 유명 밴처캐피탈(VC)인 판테라 등에서 총 1400만 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NXC 인수 이후에도 비트스탬프 운영에는 변화가 없을 예정이다. 코드릭 CEO는 《포춘》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인수 이후 회사의 고객이나 180명 직원에게 어떤 변화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모기업 아래 비트스탬프와 코빗은 독립적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코르딕 CEO는 코빗과 합병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를 해본 결과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것으로 결정났다"고 말했다. 코르딕 CEO에 따르면, NXMH는 2017년 중반부터 비트스탬프 인수에 관심을 보였으며, 지난해 12월 양사는 이미 거래를 결정했다. 하지만, 규제당국의 승인을 받는데 시간이 걸렸다는 후문이다. 

업계에서는 넥슨의 유럽 암호화폐 거래소 인수를 통해 해외 사업에 무게를 둘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코빗은 과거 빗썸·업비트·코인원과 함께 국내 4대 거래소 중 한 곳으로 불렸지만, 올 초 이후 국내 암호화폐 시장이 냉각되면서 거래량이 지지부진해지자 해외로 눈을 돌렸다는 것이다. 빗썸 역시 최근 싱가포르 소재의 블록체인 기업인 BK그룹에 인수됐다. 업비트는 이달 싱가포르에 새로운 거래소를 개설했으며, 코인원은 인도네시아로 사업을 확장했다. 

이처럼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해외로 떠나는 것은 국내 시장이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암호화폐 정보제공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전 세계 암호화폐 거래량 중 한국 비중은 ‘투기 광풍’이 몰아친 올해 1월 26.5%까지 치솟았다가 올해 3월에는 9.2%, 7월 5% 밑으로 고꾸라졌다. 최근에는 일일 거래대금 기준으로 30% 이상의 점유율에 육박하는 날도 있지만 일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의 한 관계자는 암호화폐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암호화폐 거래 규모는 연초에 비해 급감했는데 경쟁 거래소는 수십곳으로 늘어나다 보니 넥슨 등이 국내에만 의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이번 비트스탬프 인수는 다각적인 목적을 염두에 두고 있겠지만 코빗의 성공적인 인수로 넥슨의 자신감이 반영된 결과”라며 “암호화폐 산업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정부 방침에 해외 거래소로 눈을 돌린 의미도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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