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 만능 피하려면 ‘감사일기’ 쓰라

얼마나 물질을 많이 가졌는지를 행복과 성공의 기준으로 판단하는 ‘물질만능주의’(materialism)는 알게 모르게 사람들의 마음을 좀먹는다.

물질을 소유하는 것이 최고라는 생각은 사람들이 더 많은 돈을 버는 것에만 집착하도록 만들어 정신적인 피해를 가져오게 한다.

이는 사람들을 우울증에 걸리게 하고  몸을 상하게 할 정도로 염려와 근심을 가득 불러온다. 자기도 모르게 이기적인 태도와 행동을 하기 때문에 인간관계를 해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때문에 인생을 경험한 부모들은 ‘어떻게 하면 자녀들을 물질만능주의에 빠지지 않게 양육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

최근 심리학자들이 이에 대한 해답을 제시했다.

‘긍정적심리저널’(the Journal of Positive Psychology)에 발표한 논문에서 심리학자들은 “간단한 양육기술로 어린이가 물질만능주의에 빠지는 경향에 제동을 걸 수 있다”고 발표했다.

 

감사하는 습관을 들이면 물질만능주의의 위험을 줄여준다. ⓒPixabay
감사하는 습관을 들이면 물질만능주의의 위험을 줄여준다. ⓒPixabay

 

청소년 870명 대상 일기쓰기 실험

이번 연구의 공저자인 시카고 일리노이 대학 (University of Illinois at Chicago)의 란 윈 채플린(Lan Nguyen Chaplin) 마케팅 부교수는 “일상생활에서 겪는 일과 만난 사람에 대한 감사함을 일기로 쓰는 것’이 물질만능주의에서 벗어나게 하는 매우 좋은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전국에서 모집한 11~17세 청소년 870명을 대상으로 그들이 얼마나 돈과 물질에 가치를 두는지 측정했다. 동시에 그들이 자신의 소유물과 사람들에게 얼마나 감사를 느끼는지도 측정했다.

연구팀은 이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두 번의 실험을 실시했다.

한 그룹은 2주 동안 감사일기를 쓰게 했다. 청소년들은 매일 무엇 때문에 감사했는지를 썼다.

다른 그룹은 그날 무엇을 했는지 활동내용만 적도록 했다.

2주 뒤 연구팀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감사 및 물질만능주의’에 대한 실험을 실시했다.

청소년들은 1달러짜리 지폐 10장을 받았다. 연구팀은 이들이 그 돈을 가져가거나 기부할 수 있도록 했다.

그랬더니 감사일기를 쓴 청소년들에게서 물질만능주의가 훨씬 줄어들었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들은 가진 돈의 2/3이상을 기부했다.

이에 비해 단순히 활동일지만 쓴 비교그룹은 실험을 하기 전과 유사한 감사 및 물질만능주의의 수준을 유지했다. 이들은 공짜로 받은 10달러의 절반 이하만 기부했다.

논문 저자들은 “매일 저녁 식탁 주변에서 무엇이 감사했는지를 돌아보는 것은 감사하는 태도를 높여 물질만능주의를 제어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매일 무엇 때문에 감사했는지를 적어 놓는 ‘감사 항아리’를 유지하는 것도 물질만능주의에 저항하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한편 물질만능주의가 시나브로 자녀에게 스며드는 것을 방지하려면, 자녀에 대한 사랑과 보상을 표현하기 위해 물질을 사용하는 것에 조심해야 한다. 무엇인가 구매하고 소유하는 것이 행복이나 성공과 같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부모가 자녀에 대한 사랑을 표시하기 위해서 물질적인 양육을 하는 것은 나중에 자녀가 어른이 되었을 때 물질만능주의로 더 쉽게 빠져 들게 할 수 있다. 예를 들어서 좋은 성적을 받아올 경우에 선물을 사주는 것 같은 양육방법이다.

이미 여러 연구들은 ‘어린 시절에 물질만능주의에 빠지면 어른이 되어서 인생의 행복이 줄어들고 사회적 협력능력이 줄어드는 것’을 보여줬다. 물질만능주의에 빠지면 우울증이나 염려, 차별 및 반사회적 행동 역시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잘 했을 경우 ‘물질보상’도 조심해야

2015년에 진행된 한 연구는 물질로 보상을 주는 양육의 장기적 영향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701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현재 생활환경이나 가치 그리고 어린시절의 환경의 다양성을 측정했다. 또 그들의 부모와의 관계 그리고 어린 시절 받았던 보상과 징벌 등도 조사했다.

그랬더니 어린시절에 물질적 보상과 물질적 징벌을 더 많이 받은 경험을 가진 성인들은 소유물을 가지고 사람을 판단하는 경향이 다른 사람들보다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질이 모든 행복의 근원은 아니다. ⓒ Pixabay
물질이 모든 행복의 근원은 아니다. ⓒ Pixabay

장난감을 많이 사 주는 것이 창의성 발달에 결코 좋지 않다는 연구결과도 나와 있다.

지난해 12월 미국 오하이오 주 톨레도 대학(University of Toledo) 연구팀은  유아 행동 및 발달(Infant Behavior and Development) 저널에 발표한 연구결과에서 너무 많은 장난감이 유아의 집중력을 흐트러 뜨려 창의력을 방해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 대학 연구팀은 36명의 유아를 놀이방에서 30분동안 놀게 했다. 유아들은 4개의 장난감을 가지고 놀거나 16개 장난감을 가지고 놀았다.

그랬더니 가지고 노는 장난감 숫자가 적어야 좀 더 창의적으로 놀 수 있었다. 연구자들은 적은 장난감이 성장을 촉진하고 즐거운 놀이로 이끈다고 결론을 내렸다.

한 조사결과에 의하면 영국의 경우 보통 한 어린이가 가지고 있는 장난감의 개수는 238개나 된다. 그러나 부모들이 보기에 실제 아이들이 좋아하는 장난감은 전체 소유 장난감의 5%에 불과한 12개 정도 수준에 머문다고 한다.

연구원들은 이를 바탕으로 “대부분의 장난감을 포장해서 치워 놓고 몇 개의 장난감만 정기적으로 놀게 하라“고 조언했다. 그래야 창의력이 높아지면서 집중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이 기사는 사이언스타임즈(www.sciencetimes.co.kr)에도 실렸습니다. 데일리비즈온은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송고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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