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경영 복귀 후 '5년간 50조 투자'...화학과 유통에 집중
-화학부문은 '글로벌 10위 포부'...유통 부문은 사드여파 벗어나 순항 기대

[데일리비즈온 김동현 기자] 신동빈 회장이 경영 선상에 복귀하자마자 롯데가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23일에는 '향후 5년 동안 50조 원을 신규 투자하고 7만 명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내용의 대규모 투자·고용 계획을 발표했다. 이달 초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8개월 여의 수감 생활에서 풀려난 뒤 곧바로 경영에 복귀한 바 있다.

롯데가 내놓은 투자·고용 계획안에 따르면, 롯데는 내년에 12조 원을 국내외 전 사업부문에 투자한다. 롯데 관계자는 “국내 유화사를 인수했던 지난 2016년 투자금액인 11조2000억 원을 넘어서는 사상 최대 규모”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그 대규모 투자는 어느 부문에 이루어질까? 업계는 그룹의 양 축인 유통과 화학 부문이 신규 투자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이에, 롯데그룹 유통과 화학부문의 현주소를 짚어본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롯데그룹)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롯데그룹)


◆ 화학부문 글로벌 10위 기업으로 

최근 업계에 따르면,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는 신 회장의 ‘롯데그룹 50조 원 대규모 투자안’에 발맞춰 롯데케미칼의 외형 성장을 이룰 중장기 계획 수립에 한창이다. 신 회장이 50조 원 가운데 40%(20조 원)를 롯데그룹의 화학·건설 부문에 쓰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롯데는 화학부문에서 글로벌 10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실제로, 롯데케미칼이 계열사 가운데 롯데그룹 실적에 가장 기여도가 높은 만큼 가장 많은 투자금이 할당됐다. 롯데케미칼은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 기준으로 그룹 기여도가 54%에 이른다. 

2016년 인도네시아 국영 철강회사 용지를 매입해 추진하고 있는 유화단지 건설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투자 규모만 4조 원에 이른다. 신 회장은 구속 전 한국-인도네시아 동반자협의회 경제계 의장을 맡는 등 정재계 인사들과 친분을 쌓아온 만큼 직접 현장을 챙길 것으로 보인다.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건설 중인 3조 원 규모의 화학공장 프로젝트도 이달 말이면 완공된다. 정상 가동이 시작되면 연간 100만 t의 에틸렌 생산이 가능하다. 국내에선 생산 거점인 전남 여수, 울산, 충남 대산 지역에 지속적인 설비투자를 한다는 계획이다. 

◆ 유통 인프라 구축해 e커머스 업계 1위로...쇼핑·면세점 부문은 순항 

유통부문에서 롯데는 e커머스 사업 역량을 업계 1위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집중한다. 롯데는 현재 기존 오프라인 매장과 고객망을 활용해 온라인 부문을 육성하는 O4O(Online for Offline) 전략을 위해 통합애플리케이션 구축 작업을 진행 중이다. 여기에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물류 및 배송시스템을 융합한 유통 인프라를 만드는 데 투자를 집중할 계획이다.

현재 국내 e커머스 시장에서 롯데닷컴은 지난해 거래액 기준으로 G마켓과 11번가에 이어 3위다. 5월 롯데는 향후 5년간 온라인 사업에 3조 원을 투자해 2020년까지 매출 20조 원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를 위해 계열사별로 흩어진 e커머스 인력을 통합한 ‘롯데쇼핑 e커머스 사업본부’가 8월에 출범했다.

반면, 호텔롯데와 롯데면세점은 해외 사업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호텔롯데는 7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11번째 외국 호텔 운영을 시작했다. 호텔롯데는 현재 미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해외 호텔체인 업체 인수합병(M&A)에 공을 들이고 있다.

면세점도 해외 진출에 속도가 붙고 있다. 롯데는 현재 베트남, 인도네시아, 일본 등 7개국에서 20개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호주 JR 면세점을 인수해 국내 면세업계 최초로 오세아니아 지역에 진출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화학부문을 중심으로 관광 서비스 등 해외사업을 대폭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비즈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